대편성은 호쾌하게, 소편성은 아름답게 T+A는 그 라인업의 규모만 놓고 볼 때, 가히 독일의 린'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TCI 2E는 이미 국내에서 T+A의 이름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일등공신 TAL 90과 110, 그리고 Xl 같은-이미 높은 지지도를 얻고있는 스피커들이 포진하고 있는-크라이테리온 시리즈의 두 번째 서열에 위치하고 있다. 상급기와는 인클로저의 용적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놀랍게도 이 스피커는 고역을 정전형으로 설계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저역은 트랜스미션 방식의 전면 하단에 포트를 둔 설계로서, 상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유선형으로 뽑은 인클로저의 모양이 인상적이다. 또 더블우퍼를 차용하고 있는 3웨이 고유닛 구성으로,모양새와 함께 대단히 견고해 보이는 인클로저가 마음에 들었다. 채널 당 180w의 출력을 내는 A1520R 파워로 울려보았는데, 이전에 Xl의 시청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처음부터 광대역의 다이내믹과 잘조여진 탄력 있는 저역이 다른 모델들보다 진보한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정전형의 고역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투명하고 감미로운 세련미는 기존의 하이엔드 스피커들과 또 다른 이 스피커의 커다란 장점이 될 것이다. 뭐랄까‥‥ 와트퍼피의 저역에 쿼드의 고역을 얹어놓은 듯한 느낌인데, 하나의 통속에서 별다른 위화감 없이 소화시켜 놓았다는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 스펙상 으로 40kHz에까지 이르는 고역을 내주는 게 T+A스피커들의 특징 중 하나인데, 이 스피커에 와서 대역상의 수치는 다시 한번 미학적인 승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막힘 없이 뻗어주는 유연한 고역은 시청하는 내내 좋은 기분이 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한편, 특정 곡에서의 순간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트랜스미션 방식에 대한 의식을 거의하기 힘든 순발력 있는 저역 또한 탄탄하게 다가온다. 쿤젤이 지휘하는 '시인과 농부' 서곡fTelarc)에서의 호쾌함은 일품이다. 저역의 밀도감과 더불어 해상력이 생기고, 이탈감이 간결하면서도 감미로운 중고역이 좋다. 합주 부분에서의 고역은 대단히 분석적이고 섬세하지만, 귀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특기할만하다. 와트퍼피를 연상시키는 저역의 다이내믹 역시 별로 아쉬움이 없다. 헤레베헤가 지휘한 모차르트의 '레퀴엠(H. Mundi)'에서 보여준 분해력은 일품이어서 오랜만에 이 곡의 베스트 연주였다. 조금도 귀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이 훌륭한 이미징을 보여준다. 스테이징이 대단히 뛰어난 편은 아닌데, 시청 공간의 중앙과좌우의 환경차이등으로 인해서 최고의 상태로 연주하기어렵다는 잠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사종 해상도 높은 재생 속에서 여성보컬도 거친 부분이 거의 없이 처리되어 있어서 좋았던 한편,중역대의 느낌이 좀더 생생했으면 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브렌델이 연주하는 '템페스트(Philips)'는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주게 되지만, 순간적인 댐핑 처리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트랜스미션 스피커의 경향을 보인다. 배음을 순발력 있게 처리한다기보다는 적당히 여운을 남기는 쪽이다. 사용자에 따라서 앰프 쪽에서의 다양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고역은 현보다는 덜 다듬어져 들리는데, 간혹 거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건 분석적인 성향의 영향으로 보인다. 시종 섬세함을 잃지 않으면서 대편성은 호쾌하게 소편성은 아름답게 들려준다. 특히 스피커인 TCI 2E는 대단히 매력적인 제품으로서 클래식 재생에 있어서는 별다른 반대파가 없을 듯하며, 좀더 명암의 대비가 극명해지길 원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앰프의 매칭도 권유해 본다. 같은 T+A의 앰프들과의 매칭도 중립적이고, 다소 핵이 있는 연주로서 컨셉이 분명한 연주를 펼쳐주었다. 더 대우를 해준다면, 좀더 격상된, 하지만 이 모습이 비로소 제 실력인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예컨대 패스의 X25O과의 매칭에서는 좀 더 큰 스케일과 분명한 스테이징, 그리고 놀라을 정도의 투명함을 보여주었다. 이 스피커는 기본기에 충실해서 앰프에 큰 까탈을 부리는 기종은 아닌 듯하지만, Mosfet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나 진공관 앰프등과의 조합에서 이 스괴커의 최대 매력이라 할수 있는 중고역이 잘 부각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