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실용주의 정신이 깃든 설계 하이엔드에 필적할 음악성이 매력 우리에게는 아직 낮 설지만 익스포저는 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의 오디오 메이커이다. 이 메이커의 2010시리즈가 드디어 첫 선을 보였는데, 가격대로 보면 입문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앰프와 튜너, 그리고 이 CD플레이어가 모두 동일한 외장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두툼한 알루미늄으로 장식된 전면은 산뜻하면서도 경박하지 않게 마감 되었다. 그다지 부담을 주지 않는 가격대이면서도 회로 구성과 성능에서 상당히 충실한 내용으로 애호가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는 영국산 오디오기기들이 많은데, 이 익스포저의 CD플레이어를 통해서도 그런 영국 오디오의 실용주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익스포저가 판매하고 있는 주력 기종은 앰프이고, 소스기는 이 CD플레이어와 튜너뿐이다. 앰프들도 그 면면을 살펴보면 모노블록 구성의 고급기라고 해봐야 67W정도의 힘을 가진 실용기들이 고작이다. 본기는 이 메이커의 유일한 플레이어이지만, 작년에 유럽에서는 꽤나 유명세를 떨쳤던 기기이다. 프랑스에서 디아파송 도르상까지 받아냈으니 말이다. 토로이덜 트랜스와 선별된 오디오 전용 콘덴서로 꾸민 전원부는 로더와 디지털, 그리고 아날로로 처리부에 각각 별도의 전원을 공급해주고, 핵심적인 DAC 기판은 별도로 독립되어 있다. 발 빠르게 변해가는 최근의 디지틸 오디오계의 추세에 맞게 컨버터 칩은 24비트 76kHz 방식의 SMD 타입을 채택했다. 드라이빙 메커니즘은 소니사의 제품을 모디파이한 것이다. 컨트를부에는 평범한 수동 소자들을 사용하고,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 처리부에는 비교적 고급 부품들을 선별 투입해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아날로그 출력 외에도 2계통의 디지털 출력단자가 갖추어져 있어서 , 트랜스포트 전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같은 시리즈의 인티앰프와 짝을 이루어 AR의 플로어형 스피커에 물려서 시청에 임했다. 이 플레이어를 내보내고 난 뒤 생각한 바이지만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소형 스피커와 짝을 이루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마침 코드사의 고성능 DA컨버터도 마련되어 있어서, 소닉 프런티어사의 트랜스포트와 연결하여 들어보았다. 가격대로는 거의 10배 이상의 차이가 났기 자문에, 2010 CD플레이어와 음질이 과연 얼마나 다른가 심술궂은 비교시청을 해보았다. 전반적으로는 악기 음들간의 유기적인 조화라는 면에서 어느 정도의 차이를 드러낼 뿐, 그 하이엔드급 기기와 직접 비교하더라도 그렇게 두드러지게 실력이 차이가 나지 않는데 놀랐다. '아스트레'란 레이블에서 나온 사발과 쿠이켄의 비올라 다 감바 연주를 들어보았는데, 명징하면서도 적당히 살집이 잡힌 현의 울림이 제법 설득력 있게 들린다. 소리의 끝 마무리, 즉 적당한 양과 시간을 가지고 사라져주어서 사실적인 여운감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에서 조금 어색하기는 해도 예의 코드+소닉 프런티어스 조합에 매우 근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현과 여성 보컬에서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 외의 악기 음에서는 약점을 잡아내기 힘들 정도로 탁월한 음질이었다. (오만호) 감미롭고 부드러운 고역 특성 입문기로 더할 나위가 없어 익스포저 하이파이 시리즈로 201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짝을이뤄 선보인 오디오 강국 영국산 CD플레이어다. 단순하고 소박한 디자인이다. 너절하지 않은 단순성이 마음에 든다. 이 제품에는 24비트/96kHz란 하이비트, 하이샘플링 DAC가 탑재되어 있다. DAC가 음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고능률 DAC의 탑재는 사용자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뒷면 패널의 단자를 보면 언밸런스 출력 뿐이지만, 디지털 신호 출력단자는 동축과 옵티컬 모두 마련되어 있다. 트레이의 작동이 부드러워서 첫인상이 좋다. 리모컨도 간편해서 사용 또한 편리하다. 동사 제품 2010 인티앰프와 짝지어 들어본 소리의 첫 느낌이 점잖다. 너무 밝아 가볍게 느껴지지도 않거니와 너무 무거워 노쇠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상당히 중립적이다. 시벨리우스의 제2번 교향곡에서는 악기의 질감이 잘 살아났다. 선율적인 총주를 분별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고급스럽다. 고역에서는 부드러움이 강조된 튜닝으로, 다이내믹한 특성은 다소 부족한 듯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고역 특성이 장점으로 작용했고,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 들어본 피아노의 표현력은 깊고 타이트한 편이었다. 전혀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이 좋았다. 세련된 디자인, 적절한 가격 등에 호감 가는 제품이다. 오디오 생활을 시작하려는 입문자들에게 잘어울릴 것 같은 제품으로 서슴없이 추천하고 싶다. (임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