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소개된 저가형 파워 앰프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100만원 이하에서는 대부분 인티 앰프를 주류로 한 보급형 기종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어 파워 앰프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에 소개하는 Exposure 2010은 중저가 파워 앰프로 좋은 반응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posure는 하이엔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온 브랜드다. 현재 2010 시리즈는 튜너, 인티 앰프, 파워 앰프, CD플레이어가 출시되어 있으며, 그중 CD플레이어와 인티 앰프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에 리뷰를 맡은 제품은 2010 시리즈에 속한 파워 앰프다. 출력은 채널당 60W(8Ω)로 그리 높지 않지만, 실제 구동력은 그 이상의 파워 감을 지닌다. 후면에는 스테레오/모노 전환 스위치가 있는데, 브리지 모노 타입으로 선택할 경우 8Ω 에서 110W 출력이 가능하며, 모노 블록 구성으로 다 채널 확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스피커 터미널 부위가 2조의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바이와이어링이 대응되는 스피커와의 연결에 용이하다 한편, 최근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물게 몰입형 연결 커넥터를 사용하도록 제작되어 있는데, 간격이 좁게 배열되어 있어서 케이블과 터미널 선택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첫 느낌은 전형적인 영국형 앰프로, 심플하고 검소하다는 것이다. 전면 패널에는 강한 서지를 넣어 거친 느낌을 들게 했는데, 이것은 최근의 유럽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사양이다. 인티 앰프의 디자인을 기본으로, 전면의 셀렉터와 볼륨 부만 생략했고 파워 스위치 옆에 푸른색의 고 휘도 LED를 적용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Exposure 2010 무게는 동급 소스기기 정도에 불과한 6kg 밖에 되지 않는다. 회로 역시 2010 인티 앰프를 기본으로 해서 업그레이드되었다. 때문에 인티앰프에서와 같이 MOSFET 회로를 채용한 음질 중시형이며, 대용량 토로이달 트랜스와 대형 콘덴서로 전원 부를 보강했다. 2010 인티 앰프를 프리앰프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제품의 매칭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 우선 북셀프형과 톨보이형 2종류의 스피커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스피커를 크게 가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음의 재생을 원한다면 88dB 이상의 스피커를 권하고 쉽다. 앰프의 성향은 브리티시 사운드의 매력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음이 강렬하지 않고, 적당한 두께 감을 지닌다. 스테이지 감이 작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소스기기와 프리앰프의 음색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점을 감안해서 소스기기와 프리앰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스피커 케이블은 음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을 권장한다.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간다. 첫 번째 곡은 존 엘리어트 가디너가 지휘하는 엠마뉴엘 샤브리에의 전원 모음곡이다. 이 음반은 가디너가 빈 필하모닉과 협연한 것으로, 원전 음악 편성을 추구하는 그의 최근 녹음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전원 모음곡 2번째 곡인 Danse Villageoise에서는 목관 악기의 표현이 매력적이다. 자칫 흩트려지기 쉬운 표현이기도 한데, 무대 중앙 깊숙하게 자리잡아 오케스트라 전체를 잘 이끌고 있다. 여운을 주는 부분은 클라이맥스엑서 힘차게 쏟아지는 팀파니 음인데, 힘있게 쏟아내기보다는 아주 간결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어서 에스파냐를 들어본다. 이곡은 전곡과는 달리 금관 악기인 호른이 주도하면서 음을 잘 펼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대 편성에서의 스테이지 감이 다소 작다는 것이지만. 이것은 필자의 욕심일 것이다. 이번에는 막스 브르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정경화의 연주로 감상해 본다. 이 곡은 고향을 동경하는 브르흐의 독백이 바이올린으로 표현됨과 동시에 점점 넓게 펼쳐진 고향의 평원을 장엄한 서사시로 표현해 애틋함이 느껴진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는 듯 천천히 밀려오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좋았는데, 표현 하나하나 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이끌어낼 줄 아는 앰프라는 생각이다. 언젠가 브리티시 사운드에 매력을 느껴 중저가 인티 앰프를 한동안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파워 앰프가 비록 예전에 들었던 그 인티 앰프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지만, 음질을 중시한 기본 기는 제대로 갖추었다고 본다. 가격대비 성능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가능성 또한 충분한 앰프다. 소형 북셀프 또는 203mm 이하의 우퍼가 내장된 톨보이 스피커와 매칭해서 쓰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