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란 취미의 세계에는 두 가지 대립되는 관점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실용론의 입장으로, 고가 기기와 중저가 기기의 성능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 음악 감상의 수단인 오디오기기에 과다한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이다. 한편 하이엔드에서는 가격을 불문하고 최고의 소리를 지향한다. 설사 아주 조그만 차이라도 몇 배의 가격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느 주장이 더 옳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지나친 하이엔드 지향에는 적지 않은 거부감이 있으면서도, 형편에 비해 상당한 금액을 오디오에 투자한 필자로서는 PSB 스피커의 시청을 계기로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간의 물가를 반영하고 환율의 변화를 고려한다고 해도 요즘 오디오 가격을 보면 귀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하이엔드 축에 끼려면 적어도 1,000만 원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인지라 PSB 스피커를 들으면서 여러 상념에 어쩔 수 없이 잠기게 된다. 소비자 가격이 100만 원 조금 넘는다고 한다. 세세한 기술적 사항에 대해서는 어두운 탓에 어떤 유닛이 투입되었는지, 인클로저에 어떤설계가 적용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만듦새가 아주 고가처럼 보이지는 않으나 챙길 건 다 챙기고 갖출 건 다 갖춘 제품이다. 소리 역시 선입견만 없이 듣는다면 도저히 가격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드 돔 트위터의 소리는 좋게 말하면 해상도가 뛰어나지만 나쁘게 말하면 조금 강하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더블우퍼에 전면에 마련된 더블덕트 역시, 좋게 말하면 저역의 양감이 풍성하게 다가오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저역이 무르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저역과 고역이 앞서다 보니 중역이 허술하게 들릴 수도 있다. 물량 투입을 한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해선 바인딩 포스트도 허술한 편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감재도 고급은 아니다. 그러나 '소리' 에 빠진 오디오 마니아가 아니라면 음악을 감상하는 데 이 이상의 스피커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공칭 임피던스가 6옴이나 감도가 요즘 기준으로는 높은 93dB이라 그런지 울리기 힘들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덕트도 전면 배플에 마련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같다. 따라서 저역만 잘 제어하면 좁은 방에서도 울리기에 어렵지 않은 크기이다. 12W짜리 EL34 싱글 앰프로도 내 줄 소리는 다 내주었고, 100w급의 하이브리드 앰프에 물렸을 때는 힘이 넘치는 느낌이다. 가격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편성 실내악의 질감있는 표현이나 대편성곡의 스케일 재현에서는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선입견 없이 듣는다면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팝이나 록, 재즈 같은 음악을 듣기에는 흥이 나는 스피커 이다. (김준호) 이 회사 제품은 본지에 여러번 소개된 바 있다. 그것도 가격 대비 성능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제품 시리즈도 플래티넘, 스트레이터스, 이미지, 알파, 커스텀 사운드등 5개나 된다. 그 가운데 최근에 이미지 시리즈에서 새로운 제품들이 개발되었는데, 이 시리즈는 AV에 대응하기 위한 8개의 모델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타워형으로는 최상급기인 T65가 있고 그 아래 모델이 본기 이다. 우선 외형적으로는 과거 이미지 시리즈의 5T와 유사한데, 유닛에는 2.5cm의 알루미늄 돔 트위터와 우퍼에는 메탈 처리된 2개의 폴리프로필렌 콘이 채용되었다. 주파수특성도 32Hz~23kHz나 되니 나을 소리는 다 내주고 있으며, 공칭 임피던스 6옴에, 감도도 93dB이나 되어 어떤 앰프로도 구동이 용이할 것으로 보여진다. 전면에 2개의 포트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소리 성향이 무겁지는 않지만 개방적이고 낭랑한 효과를 끌어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스피커밑면에는 진동에 대응하기 위함인지 스파이크나 고무제 수평기를 설치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되어 있는 점도 특이하다. 카운터포인트 프리앰프 SA1000과 파워앰프 SA100, 그리고 샨링 CD플레이어를 연결하여 평소 즐겨 듣는 몇 곡의 CD를 들어보았다.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곡 '유령' 에서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음상이 전개된다. 각 악기의 질감도 자연스럽다. 특히 연주를 주도하는 수잔톰스의 피아노소리가 영롱하다. 레스피기가 편곡한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에서도 현악기의 유려함과 금관악기, 타악기군이 만들어 내는 다이내믹스가 훌륭하고 넓고 깊은 음장감도 인상적이다. 레스터 보위 섹스텟의 '펑키 T’ 에서는 트럼펫 등 멜로디 라인 악기들의 질감이 뛰어나고 리듬 섹션 의 스윙감도 좋다. '블루 트레인' 에서 존 콜트레인이 전개하는 애드리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격정적으로 다가온다. 결론적으로, '저가에 고품위한 사운드 구현 이란 동사의 캐치프레이즈에 딱 맞는 제품으로서, 가격 대비 성능면에서 매우 높은 경쟁력이 있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송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