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역의 확장성이 뛰어난 탄탄한 음조 그것이 SME SERIES Ⅴ의 특성이다. 내가 SME톤암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생 때부터다. 지인의 집에서 그가 소유한 SME 3012R 톤암을 자주 접하면서 SME에 대한 동경이 싹트기 시작했던 것이다. 즉, 3012R의 정교한 모습을 보면서 감탄과 함께 동경심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토렌스 TD 520RQ를 들여놓게 되어 나도 SME 톤암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SME의 톤암들을 거의 대부분 사용해 보았다. 물론, 지금도 SME 톤암에 대한 신뢰와 애정은 변함이 없다. 사실 SME의 톤암은 3012등의 S자형 보다는 309, 301, 312 그리고 시리즈Ⅳ와 Ⅴ에 이르는 사선형 톤암이 더 성능이 뛰어나다. 이 사선형 톤암들은 다른 톤암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했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SME 톤암의 최고봉인 시리즈 Ⅴ는 개발된 이래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필자는 이를 능가할 만한 제품을 대하지 못했다. SME 시리즈Ⅴ의 재질이 마그네슘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그네슘은 공진에 매우 강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워 톤암용 재료로서는 아주 이상적이지만, 가공이 지극히 까다롭고 고난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는 점이 단점이다. 따라서 이를 생산하는데 는 엄청난 설비투자와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한다. 시리즈Ⅴ를 비롯한 SME 직선형 암들은 테이퍼링된 형태의 구조를 지니고 있어 공진에 매우 강할 뿐 아니라 저역의 재생력도 뛰어난 편이다. 정숙하면서도 다이내믹 레인지가 탁월하며 저역의 화장성이 뛰어난 탄탄한 음조...., 그것이 SME 시리즈V의 특징인 것이다. 필자는 과거 록산의 지크시즈와 소타의 사파이어에 이 시리즈 Ⅴ를 부착해 사용했었다. 그리고 이들은 필자의 의지라기보다는 대부분 타의에 의해 지인들에게 양도되었다. 지크시즈와 시리즈Ⅴ가 들려주던 뛰어난 그 소리는 아직도 필자의 귀에 생생한데, 알맹이가 꽉 찬 음이면서도 무척 정숙하고, 그러면서도 울림이 아름답고 정교했던 것이다. 최근에 발매된 고급 톤암 중에는 해상력과 순간 반응속도를 중시한 제품들이 다수 누에 EM인다. 이런 톤암들의 소리를 시리즈 Ⅴ와 비교하면 SME쪽의 소리가 다소 느긋하고 저역이 두텁게 들린다. 그래서인지 고급 아날로그 재생을 추구하는 애호가들 중에는 SME시리즈Ⅴ를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시리즈Ⅴ의 완성도는 좀더 진지하게 추구할 때 비로서 진가를 드러낸다. 저역의 확장감과 골격의 탄탄함, 그리고 충실한 기본기와 기계식 합리성의 극한을 추구한 톤암으로, 20세기 인류의 위대한 걸작 중의 하나라고 필자는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지금필자는 이전에 사용하던 2대의 SME시리즈Ⅴ를 모두 다나보내고 그 주니어버전인 SME시리즈 Ⅳ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SME312 톤암2개를 사용하고 있는데 톤암이지만 기본적인 음조는 SME시리즈Ⅴ와 동일하다. 아날로그는 오디오의 꿈이며 SME의 톤암은 그 꿈을 이어주는 가장 믿음직스럽고 아름다운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