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성을 추구한 정밀 가공의 산물 우아하고 아름다운 곡선미도 매력적 SME에서 선보인 제품 중에는 시리즈 Ⅳ. 그리고 시리즈 Ⅴ타입이 하이엔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3012R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3012R은 한마디로, 팔등신의 쭉 뻗은 미인이다. 우아하게 빠진 허리의 곡선은 앵그르의 누드 그림을 연상케 한다. 무게를 정확하게 맞추는 스케일도 그렇거니와 안티스케이팅을 위한 추의 메커니즘은 조작을 하고 있노라면 정밀공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토렌스 TD 520은 SME3012R의 맞춤 플레이어, 찰떡궁합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토렌스 TD520 AD플레이어의 암 리프트 버튼을 누른 뒤 다시 3012R의 레버를 내리면 카트리지가 천천히 내려가면서 부드럽게 바늘이 비닐 위로 내려앉는다. 30cm의 디스크를 트랙하는데 왜 길이가 40cm나 되어야 할까? 암이 짧을수록 좋다고 하는 분도 있으나 오버행을 거의 직선으로 만듦으로써 디스토션을 줄이는 것이 2012R의 더 할 수 없는 큰 장점이다. 2012R의 플로토 타입이 만들어 진 것은 1959년의 일이다. 정밀기계 메이커 SME의 오너이던 아이크만은 그 자신이 오디오파일이었다. 자신의 AD플레이어에 장착하기 위하여 만들어본 것이 워낙 소리가 좋아서 1961년에 시리즈 ll라는 상표로 상품화 하여 무려 20년 동안이나 히트를 기록하게 되었고, 이를 1980년에 개량하여 3012R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 제품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시 20여 년간 애호가들이 떠나지를 않고 있다. 물론 SME는 오디오메이커로 명성을 굳히게 되고. 3012R의 소리는 어떤가? 본지 27호(1998)에 실린 평론가 선생님들의 시청평을 인용해보자. '..우선 음장감이 시청한 제품 중 크다 현악은 무대 실체감이 뛰어나고 입체적인 음상이 단연 두드러진다. 아기들의 위치가 그대로 보이는 듯 하다. 여성악은 여유 있고 그윽하며 품위가 있다. 목새의 향 같은 것이랄까(김남)' '음질경향은 한마디로 지나치게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그렇다고 가벼운 느낌은 전혀 없으며 무겁지도 않다. 적당한 영운도 있어 뒷맛을 느끼게 하는 소리이다.(배헌재)'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바이올린 음에 배음이 적당하게 퍼져 나온다. 수채화처럼 약간의 번짐이 느껴지는 사실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오만호)' 이상의 평에 비추어 보면 3012R톤암은 클레식에 잘 어울리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토렌스 TD 520 AD플레이어를 구입할 때 톤암에 대한 비교시청은 하지 않았다. 그저 토렌스 TD520에 당연히 장착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