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여 사운드를 듣기도 전에 호감이 가다 깔끔하게 마무리된 외관에서는 공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여 음을 듣기도 전에 호감이 갈 정도이다. 가격 또한 만듦새에 비해 매우 합리적이다. 들려주는 음은 보수적으로, 브리티시 사운드의 흐름을 계승한 것이다. 여운이 적당한 가운데 음상이 부드럽게 제시된다. 조명으로 따지면 간접 조명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괴벨이 지휘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서는 연주홀 2층에서 홀 톤이 섞인 소리를 느긋하게 듣는 듯하다. 그러나 현의 광채나 세밀한 디테일의 표현은 좀 단순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리키 리 존스의 보컬은 분위기나 뉘앙스의 재현이 매우 적절하여 지나치게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한번 기기를 구입하면 바꾸지 않고 오래 음악감상을 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오디오적으로 익사이팅한 매력을 가졌다기보다는 오랜 기간 묵묵히 자기 값어치를 다 하면서 음악을 들려줄 프리이다. (서시형) 현도 거칠지 않고 목관 악기군의 팽창감도 손에 잡힐 듯 결코 하이엔드라 할 수는 없지만, 중급대 제품군에서는 손꼽아줄 만한 모델이다. 우선 기본기가 좋다. A급 증폭 방식의 탄탄한 전원부는 소리 자체에 여유와 활기를 가져다준다 은색 알루미늄 케이스로 만들어진 몸체도 꽤신뢰감이 간다. 적어도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이 더 멋있다. 우선 드보르자크를 걸어보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꽤 근사한 오케스트라 사이즈가 펼쳐진다. 현도 거칠지 않고 목관 악기군의 팽창감도 손에 잡힐 듯 재현된다. 재즈를 걸어보니, 고역과 저역을 다소 억제한 듯해서 일면 답답한 면도 있지만, 이 가격을 생각해보면 매우 충실한 재생이라고 평하고 싶다. 박력이 넘치지도 않지만, 새침떼기도 아니다. 오히려 에릭 클랩튼이나 마크 노플러의 신보처럼 잘 녹음된 CD에는 적극적으로 반응, 스튜디오 안의 공기감까지 재생해낸다. 횐 쌀밥에 장국과 구운 생선을 세트로 한, 일식 아침밥 맛이다. (이종학) 고역에선 투명하고, 중역에선 디테일이 살아나 예쁘고 아담한 소리 무광택 알루미늄 패널과 샤시가 심플하면서도 높은 격조를 보여준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를 걸고 첼로의 저음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살펴보았다. 자연스러운 소리만듦새란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했지만, 뭔가 자신만의 소리를 주장하는 자신감이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너무 특징있는 소리의 재생을 기대한 탓인지도 모른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들어보면 악기의 분리, 대역간의 하모니, 임장감 등에서 그런대로 무난한 편이다. 그러나 '사계'의 제1악장에서 바이올린이 꿈틀대는 봄의 정경을 맑고 투명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또 슈베르트의 '겨을 여행'을 부르는 헨첼의 성음( )도 잘 정돈된 미음으로 전달된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제3악장에서는 하스킬의 연주가 고역에선 투명하고, 중역에선 디테일이 살아나 예쁘고 아담하게 다가온다. 다소 울림에 단조로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은 취향의 문제일 것 같다. (임강호) PROFILE 실버라인이란 이름에 걸맞는 은빛 알루미늄 샤시가 돋보이는데, 물론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차폐 효과도 노린 것이다. 전면 패널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측면 패널에 방열판이 부착되어 있다. 입력단자는 테이프 입력 2계통을 포함, 6계통이나 옵션으로 포노 모듈을 장착할 경우에 대비하여 포노 1계통(포노 모듈 미장착시 그대로 라인 입력단자로 쓰면 된다)도 마련되어 있다. 또 출력단자도 REC 2계퉁과 프리아웃 3계통(언밸런스X2, 밸런스X1)으로 풍부한 편. 기본 구성은 언밸런스 입력으로부터 알프스 블루벨벳 전동볼륨을 거쳐 버 브라운사의 OP앰프를 통해 위상반전한 후 브리지 증폭을 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가격대의 프리앰프에서는 보기 드물게 라인 증폭단이 디스크리트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청녹색 메인 기판과 전면 패널에 부착한 컨트롤 기판의 레이아웃이 질서정연한데, 콘덴서는 사각형의 비마제를 주로 썼고, 스위치와 볼륨은 알프스제이다. 전원부는 1A급 토로이덜 트랜스와 4,700㎌ 전해 콘덴서를 3개나 채용하는 등 호화로운 구성이다. 전원부의 평활 콘덴서는 지명도 높은 엘나제가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