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가격과 성능 및 디자인을 고려한 현대 최고의 턴테이블을 고르라고 하면 서슴없이 록산 TMS를 선택할 것이다. 초기작 적시스의 계보를 이어 가장 완성도 있게 마무리된 것이 TMS라고 볼 수 있다. TMS는 기본적으로 리지드 타입에 3중 진동 차단 격리 베이스 구조를 갖는 벨트 드라이브 방식의 턴테이블이다. 최근 플로팅 타입이 대부분인 턴테이블 시장에서 리지드 타입을 고수하는 록산의 설계자는 분명 아날로그의 깊은 맛을 알고 있는 음악 애호가임에 분명하다. 플로팅 서스펜션 타입의 구조적 결함에서 오는 저역의 천박함과 낮은 무게감은 필자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TMS에 SME 시리즈 V를 장착하여 듣는 고에츠 로즈우드나 토렌스 MCH-2의 맛은 한여름에 숲을 오르다가 땀 흘린 후 마시는 옹달샘의 물맛과 같다. 기본적으로 적시스에도 이와 동일한 인상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디자인 측면에서 아직 개성이 없으며 언뜻 보면 타사의 어떤 턴테이블이 생각날 정도로 디자인이 유사하다. 그러나 TMS에 오면 이제는 독자적인 기본 컨셉 디자인에 다달아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동일한 메커니즘을 꾸준히 개량하여 독자적인 완성도를 가질 때까지 노력하는 장인 정신의 엔지니어를 필자는 사랑한다. (김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