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고역 특성으로 확실한 입체감을 전달 이번에 리뷰하는 제품은 아마 T+A제품 가운데 최저가이지 않을까 싶은 초소형 칼럼타입 스피커다. 초소형 뮤직 센터에서 막 떼어 낸 듯한 이 스피커의 후면을 보면 나사로 조여져 있다. 나무나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제로, 고강성 유지를 위해 요즘 금속제 스피커가 많이 나온다는 점을 볼 때 오히려 작기 때문에 비용 부담 없이 이를 도입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피커 단자도 보급형을 채용했다. T+A 타제품의 고가의 터미널과는 대조적인 채택이다. 하긴 이 작은 공간에 큼지막한 단자가 달려 있다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브래킷은 전용으로 딸려 나오는데, 벽걸이 전용으로 스피커 윗면에 나사 구멍이 뚫려 있다. 다인오디오에 묶여 있던 스피커 케이블을 뽑아서 T+A로 연결했다. 처음들은 건 마지막에 들었던 미프네의 첼로 소품집, 분명 살집이 많은 음이나 깊이감이 넘치는 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박하 사탕을 문 듯 청량감이 귀를 '쏴'하게 만들어 버린다. 전에 느낌이 상당히 좋았던 체스키 음반을 뽑아 들었다. 정말 상쾌한 심벌 음이 크리스털처럼 맑은 고역이 나왔다. 유리잔처럼 투박하지 않은 정교하고 온도감이 낮은 손에 쥐는 글라스치 촉감이 좋은 소리다. 데이비드 체스키의 음악을 듣고 있자 걸음마를 이젠 제법 잘하게 된 딸이 내 방문을 두드린다. 한자리 내어 주고 파퀴토 데 리베라의 <티코티코>를 들려주었다. 흥에 겨운지 나름대로 빙빙 돌다 넘어져 버린다. 담배 냄새 가득한 방에 두기 뭐해 한 곡 듣고 내보내려니 칭얼거린다. 나가기 싫은가 보다. 정말 누가 들어도 혹 할 만한 고역 특성이다. 게다가 스피드 역시 발군이다. 정말이지 흥에 겨운 소리로 조금 음악을 빨리 돌리는 것 같은 기분. 거기에 초소형임에도 적당히 질감이 살아 나온다. 이런 존재감을 지닌 고역 특성의 리어 스피커라면 정말이지 효과 만점일 것 같다. T+A의 프론트 스피커라면, 물론 펑퍼짐한 소리를 내는 프론트가 아니라면 설치 장소를 마련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을 가진 리어 스피커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하이페츠의 연주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걸어 보았다. 날이 선 스피디한 바이올린이 특색이 있지만 좋은 결과라고 볼 수는 없다. 상급기에서 보였던 선명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표현은 내지 못하였고 오래된 녹음의 오케스트라의 재생이란 당연히 힘에 부치는지라 시끄럽다. 이런 걸 트는 내가 너무 짓궂긴 하지만, 중 저역 이하로는 허전한 TAR200E를 프론트 스피커로 쓰거나 스테레오용으로 쓰는 데는 솔직히 반대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건 외관과 마찬가지로 소리 역시 리어 전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회사 제품으로 가능하면 같은 스피커로 5채널 모두 통일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매우 이상적인 세팅일 때 가능하다. 오디오도 그렇긴 하지만 AV의 경우 시청자의 뒷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 우리네 주거 환경을 본다면 그건 현실성이 없다. 아파트 거실처럼 뒷벽에 소파가 딱 붙어 있는 경우, 어쩔 수 없이 리어 스피커는 리어가 아닌 사이드에 위치할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뒷벽의 윗편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따로 거치대를 마련하지 않으면 스피커가 앞쪽을 보게 되는 우스운 경우도 많다. 차라리 위를 향하게 해 음이 퍼지게 하는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경우 역시 음의 손실이 많고 음상이 정위가 안 되지만. 하지만 T+A의 TAR200E는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있는 듯 없는 듯한 리어가 아니라 선명한 고역 특성으로 확실한 입체감을 실어 줄 것이다. 현대적인 사운드치 스피커를 운용하는 오디오 메니어라면 리어로 도입하여 가볍게 AV를 시도할 만하지 않을까? 베이지빛이 도는 하얀색의 이 작은 스피커라면 별 부담 없이 아파트 거실 벽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면봉으로 귀를 청소한 듯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고음의 스피커다. (신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