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현악기, 보컬 부문에서 최대의 장기를 발휘 다소 덤덤한 이름의 독일에서 온 신예 오디오넷은 유럽에서 대단히 호평을 받은 제품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외모를 보아서는 특별히 특징을 잡기 어려운 컨셉. 그러나 일반적으로 필자가 알고 있는 독일제의 인상은 아니다(독일제가 정해진 모양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제품의 무게가 다소 가볍고 심플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좀 심심해 보였다. 제품의 컬러는 은색과 흑색의 두 가지인데, 전원을 연결하면 들어오는 램프 중앙에 표시되는 파란색의 ‘Audionet'이라는 로고를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전면 패널은 좌우 대칭을 의도적으로 맞춰 디자인되어 있으며, 셀렉터와 볼륨. 두개의 노브가 중앙 램프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노브치 촉감은 대단히 부드러워서 인상적이며, 제품의 메커니즘적인 완성도에서 각별한 신뢰감이 느껴진다. 후면에는 메인을 밸런스 입력으로 두고 있으며, 다섯 개의 언밸런스 입력이 마련되어 있다. 아울러 메인 출력도 밸런스와 언밸런스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어서 파워 앰프매칭에 있어서 파워 앰프 매칭에 있어서의 범용성이 엿보인다. 파워 케이블은 지금은 흔치 않은 7핀단자(예전에 카운터포인트 SA-5000을 연상케 하는)로 덮개가 마련되어 있다. 제품의 전원을 연결하고 파워 스위치를 연결하는 순간부터 들려오는 뮤팅이 풀리는 소리는 이 제품의 기계적인 완성도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한다. 동사의 파워 앰프와의 매칭이 베스트이겠지만, 일단 외모와 메커니즘적인 측면에서 앰프나 소스 기기를 가리지 않아 보이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프리 앰프다. 사운드의 경향은 처음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무난하면서 다소 살집이 있고 여유로운 음을 만들어 내는데, 스테이징과 음상의 표현력에 있어서 선명하고 힘이 실린 만만찮은 실력을 선보인다. 파워 앰프에 관계없이 스테이징의 크기는 다소 넓게 그려주는 스타일이며, 깊이감은 보통이다. 특히 중역대의 밀도감이 가장 마음에 들었으며, 현악기와 피아노 곡 재생에 있어서 훌륭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스피커는 결이 고운 영국이나 유럽제와 잘 어울릴 듯싶고, 파워 앰프는 다소 타이트하고 속도감이 있는 제품 중에서 매칭을 시키는 것이 좋을 듯하다. 록 음악이나 팜 쪽의 소스와는 그리 잘 어울린다고 하기 어려우며, 클래식은 구성의 대소에 관계없이 무난한 편이다. 일단 시청은 동사의 파워 앰프를 통해서 했으나, 필자의 소견으로는 장르의 범용성 측면에서 완전히 베스트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바흐의 미사 b단조(Virgin)는 나긋나긋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파트에 따라서는 다소 무른 느낌을 준다. 합창 가수들의 음상이 세밀하다기 보다는 뚜렸하게 윤곽을 그려 낸다. 좌우의 펼침이나 입체감의 표현력이 좋고 총주에서도 불안한감 없이 시종 유려한 재생으로 몰고 간다. 브렌델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템페스트) (Philips)는 아주 훌륭했다. 왼손의 느낌도 좋고 일체의 부밍이나 여린 느낌을 배제하고, 과부족 없이 연주를 펼치는 모습을 보다 보니, 피아노만을 위해서 튜닝한 듯한 느낌 마저 들었다. 그룹 U2의 (With Or Without You)의 베이스는 다소 부밍기가 남아 있다. 보노치 목소리는 유례 없이 관능적이지만, 음상이 다소 커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심벌의 찰랑거림이나 드럼의 임팩트감은 적당하다. 곡의 후반부로 가면서 더해 가는 열기의 느낌 또한 잘 가져다 준다. 머라이어 캐리의 새 앨범 중에서 들어본 (Never Too Far) 역시 예상대로 훌륭한 결과를 보여 준다. 고역과 중역의 에너지감의 변화 포착이라든가 육감적인 중역의 느낌이 잘 전해진다. 팝 음악에서 흔히 쓰는 전자 베이스 음이 다소 부풀게 느껴지지만 않는다면 베스트일 것 같다. 이 프리앰프는 소스와 파워 앰프를 특별히 가리지 않아 보이지만, 다소 타이트한 제품과의 매칭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 같다. 장르에서는 피아노와 현악기, 그리고 보컬에서 최대의 장기를 발휘하는 제품이라고 생각된다. 엔트리 모델이라기 보다는 중견 오디오파일들에게 신선함을 줄 만한, 다소 미들클래스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제품이다. (오승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