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를 잊게하는 저역 재생력 일품 플로어 스탠드형 중 네번째 모델 트위터 성능 뛰어나 해상력도 수준급 198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창립된 토템 어쿠스틱 사는 첫 제품인 'Mode1 One'의 성공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회사이다. 이후 개발된 Mani 2나 Tabu와 같은 북셀프 모델들 역시 놀라운 저역 재생능력을 보여주어 많은 이들로부터 계속하여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토템 사는 최근 들어 일련의 플로어 스탠딩형 스피커를 발표했는데 플래그십 모델인 '샤만'을 비롯하여 중가대 스피커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포레스트'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게 된 호크는 플로어 스탠딩형 중 네 번째 제품으로 출시된 모델로 높이 91cm, 폭 17cm의 다소 작은 크기의 제품이다. 높이를 보았을 때 일반 가정용 소파에 등을 충분히 기대는 정도의 귀 높이를 유지해야 적절한 재생환경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어느 정도의 번인(bum-in) 시간을 가진 후 들어본 첫인상은 작은 스피커 크기를 넘어서는 저역 재생 능력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 북셀프형에서 보여준 실력처럼 5.5인치(14cm) 우퍼를 사용하면서도 저역의 양이나 질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소리를 들려 주었는데 스펙상의 35Hz라는 저역 한계(±3dB)가 결코 무리한 수치가 아니라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트위터의 성능 역시 뛰어나서 상당한 해상력을 보여 주었다. 앙드레 프레빈이 연주하는 을 들어보면 피아노 연주시 발생하는 홀의 작은 울림 하나하나를 매우 정확히 재생해 주었고, 뵈젠도르퍼의 음색 역시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음색 밸런스의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어 청명하면서도 무게 있는 피아노 음향을 잘 재생해 주었다. 'Sure thing'을 부르는 실비아 맥네어의 목소리 재생 역시 훌륭해서 목소리 전대역에 걸쳐 튀어나오는 부분 없이 평탄한 소리를 들려 주었고, 해상력 역시 뛰어나 보컬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해냈다. 물론 좀더 상위급의 스피커들에 비해 다소 뒤지는 면 또한 드러났는데, 작은 인플로저와 유닛으로 저역을 재생해내는 만큼 낮은 음역으로 갈수록 정확한 음정을 재생하지는 못했다. 악기가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저역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저역을 들려주는 것이다. 그 저역 역시 나름대로 좋은 느낌을 주었지만 상급기에 비하면 크기의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따라서 잘못 재생할 경우 저역의 양은 유지되지만 저역의 디테일이 무너지면서 저역의 밸런스가 깨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국내 토템 스피커 유저들이 흔히 불평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인데, 재생되는 공간의 용적이나 스피커의 위치에 따라 잘못하면 저역이 제대로 구동이 안 되는 것처럼 들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스피커의 구동이 어려워 생기는 문제라기 보다는 인공적으로 발생시키는 저역 대역에서의 양과 디테일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이럴 경우 저역 흡수장치나 스피커 위치 조정을 통해 상당한 개선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사용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정삼각형의 세팅에서 스피커 간격 좁혀야 무대의 깊이와 넓이도 잘 그려내는 실력기 어쨌든 이러한 작은 용적, 작은 유닛의 스피커들이 필수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저역의 문제를 제외한다면 호크는 별다른 약점을 찾아낼 수 없는 훌륭한 스피커이다. 스테이징 역시 뛰어나서 넓고 깊은 무대를 형성시켜 주고 빠른 반응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정확히 재생해 주기도 했다. 이러한 장점은 헤레베혜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레퀴엠>에서 잘 드러났다. 깊이와 넓이의 표현에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재생실력을 보이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 어려운 연주였음에도 기대 이상의 소리를 들려 주었고, 특히 지휘자가 의도하는 미세한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정확히 표현해 줌으로써 매우 음악적인 소리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단, 크기의 문제이겠지만 포르티시모에서의 음압은 좀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은 필자의 시청 장소가 상당히 큰 공간이었기에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일반적인 시청공간에서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체적인 음향 에너지의 밀도감을 살펴보기 위해 에릭 클랩튼의 을 들어보았다. 팝 음반의 전형답게 전대역에 걸쳐 가득찬 음향 에너지가 빽빽한 느낌으로 재생될 때, 프로듀서가 의도한 음악적 쾌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되는 음반이다. 사실적 소리와는 다른 오디오적 쾌감을 위한 음반의 의도인 만큼 얌전한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에서는 약간 김이 빠진 듯한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하는 음반이다. 필자가 사용하는 10평 정도 되는 공간에서 재생한 음반의 소리는 밀도감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소리여서, 볼륨을 올려도 좀더 큰 대형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밀도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소리를 들려 주었다. 물론 3∼5종류의 기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음반의 특성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지만 말이다. 공간의 문제를 감안해 이번에는 감상 거리를 약간 좁히면서 스피커간의 거리를 정삼각형보다 좀더 좁게 만들고 다시 들어 보았다. 확실히 이전의 경험과는 다른 향상된 소리를 들려 주었다. 음향적 밀도감에 나아진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다이내믹스의 향상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작지만 상당히 넓은 재생 대역. 약 4평 정도의 리스닝 룸에 적합한 크기, 고급스런 외양, 정확한 소리 재생과 뛰어난 무대표현 능력 등이 바로 호크 스피커를 선택함에 있어 생각할 수 있는 장점들일 것이다. 반면 작은 크기에서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저역과 절대적인 음압은 호크가 가지는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은 그 정도가 심한 것이 아니며 장점들이 주는 매력에 의해 충분히 감안할 수 있을 부분이기도 하다. 높은 가격만 아니라면 강력히 추천해야 할 스피커이겠지만 가격을 고려해 볼 때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들 중 들어볼 만한 스피커로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설치 때의 포인트라면 정삼각형을 그리는 일반적인 세팅에서 스피커의 거리를 약간 좁혀 주는 것이 무대의 깊이감이나 다이내믹스 면에서 좀더 좋은 결과를 갖게 한다. 토인을 평소보다 좀더 많이 주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