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에 결성(!)된 이 회사는 한 사람의 리더나 헤드쿼터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다. 당시 유럽에서 활동하는 5명의 오디오 관련 업계 마케터와 엔지니어 등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진 회사다. 따라서 공식적인 시스템이라기 보다 기획력과 아웃소싱 그리고 자체적인 디자인 능력이 어우러져 하나의 회사가 형성된(?), 다소 특이한 경력을 지닌 회사라 할 수 있다. 

기존 소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20년, 3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유명한 유럽제 스피커 업체 및 오디오 업체의 마케터와 디스트리뷰터가 이끄는 회사 답게 이들은 시장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고 가장 흐름에 맞는 기획 능력과 빠른 제품 대응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들의 창업 모토처럼 각국의 오디오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군에 맞춰, 해당 제품군을 위한 제품들만 만든다. 따라서, 시스템 피델리티는 처음부터 하이엔드나 고가의 오디오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대신 가장 적합한 설계가 가장 가격과 요구에 맞아 떨어지는 제품들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시스템 피델리티의 제품은 최고가 아니라고 말할 정도이니 말이다. 대신 엔지니어인 Andrej Persin은 이렇게 말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썼냐가 아니라 어떻게 썼냐 하는 것이다” 라고. 무턱대고 고가의 부품들을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얼마나 용도에 맞게 적재적소에 가격과 성능을 적합하게 맞추었는가가 더 정확한 오디오 설계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 역시 설계와 생산을 분리한 제품 생산 방법을 택하였다. 즉, 유럽에 거주하는 엔지니어들이 모든 설계와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완성하고 중국의 공장에서 낮은 가격으로 하청 생산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물론 유명한 마케터와 디스트리뷰터들이기에 A/S와 같은 관리는 완벽히 지원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한다. 

처음 스피커 시리즈를 선보인 이래로 시스템 피델리티는 하나씩 하나씩 라인업을 늘리며 앰프와 플레이어, 튜너 등의 일렉트로닉스 분야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현재는 최초의 스피커 라인업이었던 2000 시리즈는 사라졌고 뒤를 이어 가격대 별로 3000, 4000 그리고 5000 시리즈의 스피커 제품군이 있다. 한편 일렉트로닉스 분야는 엔트리급인 250 시리즈로 시작하여 270, 300 그리고 최상위 제품군인 370 시리즈가 있다. 

이들 중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되는 것은 엔트리급인 250 시리즈로 등급답게 상당히 저렴한 컴포넌트임을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제품군 전체 세트의 가격이 150 만원 선이다. 음악을 듣는데 큰 돈이 들어갈 필요없다는 논리를 몸소 증명해주는 제품군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영국의 익스포저를 떠올리게 하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크기는 모두 기본 오디오 크기인 가로폭 44cm 크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듦새나 내용 또한 가격 이상으로 알차다. 

보다 상세한 제품의 테스트 리포트는 다음 달 본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