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오디오 애호가라면 사정이 다르겠지만, 하이파이 애호가에게 마그나트는 낯익은 브랜드는 아니다. 이런 사정은 필자또한 별로 다를 것이 없으므로, 최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수입된 이 회사의 알테아 7에 대한 시청 리포트를 써 달라는 본지 편집부의 청탁을 받는 필자의 마음은가볍지 않았다. 평소 카 오디오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필자가 마그나트라는 회사를 알고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1973년 독일 쾰른에서라이너 하스가 설립한 마그나트는 홈 오디오와 카오디오 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업체이다. 이 회사는 1970년대에는 전 대역 리본 유닛 기술, 플라즈마 스피커,알루미늄 주물 섀시 등의개념을 적용한 혁신적인기술을 채용한 스피커를생산해 오다가 1980년대에 카 오디오 분야로 진출하였고, 쾰른에서 풀하임-브라우벨러로 근거지를 옮긴 1990년대 이후 본격오디오 업체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것은 1996년의 일로서, 이해에 이 회사는 세계화의시대에 부응하기 위하여회사가 미국 레코턴 사에합병되었고, 이후 맥 오디오·헤코·페이즈 리니어 등의 브랜드와함께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다각적인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2003년에는 미국 지역에서 통신과 멀티미디어 연예산업을 이끄는 미국 회사인오디오복스와 제휴 관계를 맺었고, 2004년부터 오디오복스 멀티미디어 제품들에대한 독일·유럽 지역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마그나트는 2004년 가을 퀀텀 시리즈를 출범하면서 하이파이 스피커 분야에 진출했다. 현재 이 회사는 인테리어(천장·벽면 설치형 스피커)·모니터·니들알루 9000·네오스 등의 시리즈·세트와함께 마그나트의 주력 기종인 퀀텀 500·700·900 시리즈, 그리고 퀀텀 730A·모니터서브·베타서브 등과 같은 다양한서브우퍼 시스템을 내 놓으면서 하이파이오디오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고있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알테아 7은 3·5·7·13(센터 스피커) 등으로 구성된 알테아 시리즈의 최고 모델로서, 이 회사가자체 개발한 25mm(1인치) 구경의 F-맥스-트위터(F-Max-Tweeter)와 165mm구경의 베이스/미드 레인지 유닛 세 개를채용한 저음 반사 방식의 플로어형 스피커이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 스피커는SACD와 DVD-오디오 재생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층 확장된 주파수 응답특성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이끌어 내는 초경량·고성능 직물 돔 트위터를 채용하고있으며, ‘딥 스페이스’(deep-space) 기술을 적용한 우퍼/미드레인지 유닛에는 공진 댐핑 코팅 처리한,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셀룰로오스 콘을 사용하고 있으며, 바이와이어링과 바이앰핑 접속에 대응하기위한금도금 단자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알테아 7은 어떤 음향을 연출하는 스피커인지 궁금해질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시청 결과를 설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번 시청 작업은 고난과 도전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알테아7의 고난’은 포장 박스를 풀고 스피커를 꺼내서 대충 자리를 잡은 다음,필자의 레퍼런스 앰프인 파이널의 뮤직-3와 MAS의 CD 플레이어에 연결하고 음반 한 장을 올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플레이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첫음표가 울리는 순간 필자의 입에서는‘어이쿠! 이게 뭐야!’하는 탄성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것이다. 한 마디로 미스 매칭도 이보다 심한 경우를 찾기는 힘들 것같은 최악의 음향이 이 시스템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도대체 음악을 이야기하고 음향을 거론할 만한 여지를 전혀 주지않는 최악의 음향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처럼 고약한 음향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피커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시스템 조합의 문제일 수도 있고, 양자 모두의 문제일 수 있지만,당시 필자의 판단으로는 매스 매칭 쪽에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 이 스피커가17cm 구경의 유닛 세 개를 미드레인지와우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책임을 돌릴 수도 있지만, 아마추어가 설계한 스피커가 아닌 이상 이처럼 대역 밸런스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스피커를 내 놓을 회사는 없기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필자의 도전의식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이 스피커에서 제대로된 음향을 이끌어내 보자’는 도전의식이정말 오랜만에 필자의 마음속에서 불끈솟았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기기의 시청 작업을 위하여 필자가 보유하고 있었던 인터커넥트와 스피커 케이블을총동원하여, 이들 케이블을 조합하여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내는 고통스러운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하루 온종일 계속된 이 작업을위하여 필자는 인터커넥트로는 파이널,신도 래보러토리, 고에츠, 웨스턴 일렉트릭, HGA의 실버레이스 등 다섯 종을 동원했고, 스피커 케이블로는 반 덴 헐의 하이브리드 매그넘, 웨스턴 일렉트릭, 카다스의 크로스링크 8X, 레가의 구형 보급형케이블 등 총 네 종을 준비하여, 이들 케이블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실험을 계속했다. 이 작업에서 필자가 설정한 제1차 목표는 저음의 양을 줄이는 동시에 전 대역에 걸쳐 음향의 윤곽을 명쾌하고 단단하게 다듬어 내는 것에 맞추었다. 그리고 이들 목표와 함께 음향 자체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하여 중음역의 표정을 또렷하게다듬어 내고, 고음역의 직선성을 강화하는 것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한 마디로 이 스피커 특유의 자유분방한 발성을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면서 정연한 대역 밸런스를 연출하고, 음향 자체에 절제력을 부여하여 음악 표현에 집중력을 싣는 작업을시작했던것이다. 그렇다면 이 작업에서 필자가 원하는결과를 얻었는가? 결론만 제시한다면 대성공이었다. 저음역이 흘러넘치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스피커 특유의 자연스러운 발성과 음향의집중력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음향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이처럼 완성도 높은 음향을 연출한 케이블 조합은 어떤 것이었는가? 튜닝 과정에서 다양한 음향을 얻을 수 있었지만, 필자의 관점으로보면 신도 래보러토리의 인터커넥트와레가의 구형 보급형 스피커 케이블 조합에서 최적의 대역 밸런스를 얻을 수 있었다. 저음역의 몸집이 줄어들고 발성 자체에 절제력이 생기면서 중음역과 고음역의 직선성이 향상되었고, 그 결과 공간감이 한결 좋아지고 투명해지는 음향을 이조합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럴때 음악 자체의 표정에 집중력이 한결 향상된 음향이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까지 필자는 판매가가60만원대 후반인 보급형 플로어 스피커를‘신데렐라’로 만드는 튜닝 과정을 서술한셈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알테아 7을 정교하게 튜닝하는 과정에서 필자 자신이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오디오란 결국 조합 또는 연출의 예술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