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에 설립되었다고는 하지만, 캐슬을 아는 애호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란을 펼쳐 보면 영국 스킵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캐슬은 드라이브 유닛과 전자 부품을 직접 제조할 뿐만 아니라, 원목 합판 캐비닛을 뛰어난 손기술로 제작하는 보기 드문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30년 전 캐슬을 설립할 당시에 확립한 제품 철학은 완벽한 스피커업체가 되는 것이었으며, 시련의 시기를 맞기도 하고 스피커 산업의 세계화가 밀려오기도 했지만, 캐슬은 여전히 이러한 원칙을 지키고 있다' 고 자랑하고 있다. 구동 방식과 사용 유닛을 살펴보면, 컴팩트 칼럼은 2웨이 3유닛 저음 반사형 스피커로서, 중음역 저음역은 클리펠의 11cm구경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두 개로 커버하고 있으며, 고음역은 2Cm구경의 네오디윰 돔 트위터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우퍼는 4층 구조로 된 보이스코일과 착색이 적은 유리 섬유 콘 등을 채용하고 있으며, 마그넷 시스템은 동으로 된 캡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의 경우 환기를 위하여 직조된 돔과 정밀하게 가공된 테두리 덕분에 주파수 응답특성은 40kHz까지 확장된다고 한다. 컴팩트 칼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저음역의 컷 오프 주파수 50kHz인데다가 인클로저 또한 소형이지만, 이러한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당당함과 중량감을 겸비한 저음역을 이 스피커가 이끌어 낸다는 점이다. 제원을 살펴보면, 이러한 음향 특성이 육중한 댐핑 처리와 단단하게 조립한 캐비닛 때문이라고 적고 있는데, 이 스피커의 저음역은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스피커에서 지적할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처럼 당당한 저음역을 토대로 하여 그 위에서 펼쳐지는 두터움과 명료함을 아우르는 미음 취향의 정갈한 표정을 연출하는 중음역 또한 컴팩트 칼럼이 가진 특별한 매력이다. 포르테 음량에서 가속이 붙은 고음역 때문에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집중력 높은 절제된 발성, 안정감과 정연함을 보기 좋게 살려내는 중음역과 저음역, 섬세한 음향 윤곽을 살려내는 부드러운 에지 등을 유연하게, 그리고 정연한 이미지로 통합해 내는 이 스피커 특유의 음향 조형 능력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한 마디로 그리 높지 않은 가격대에서 이만한 스피커를 만나는 것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캐슬의 새로운 스피커 컴팩트 칼럼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결론을 내리면 컴팩트 칼럼은 소형 플로어형 스피커인 만큼 장대한 음향을 이끌어 내는 데서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는 뛰어난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박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