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은 영극의 스킵톤에 있는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스피커제조사다. 국내에 캐슬 스피커가 소개된 지도 꽤 오래되었고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제품의 퀄러티가 애호가들에게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처럼 생산원가절감이 필요한 시대에도 스킵톤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고집스러우면서도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한 회사로 보인다. 많은 모델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꼼꼼하게 잘 만든 가구 같은 외양은 영국인의 장인정신, 보수적 성향과 일치한다. 음질 경향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 변했지만 소위 브리티시 사운드를 표방하는 부드럽고 차분하며 중역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대변된다. 근래에 소개되는 스피커 중에는 북셀프형이 많은데 리뷰를 하다 보면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우수한 제품들이 눈에 띈다. 리치몬드 3i는 3의 개량 모델인데, 언뜻 보면 같은 디자인이지만 전작보다 약간 커졌으며 인클로저 안에 공진 제거를 위한패드를 보강하고 크로스 오버 네트워크를 개선했다. 또한 싱글 와이어링을 바이 와이어링으로 바꾸는 등 전작보다 여러 면에서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작지만 고밀도 MDF를 사용하고 윈목 무늬목으로 마감한 외양은 단단하면서 우아한 느낌을 준다. 미드/베이스 유닛은 탄소섬유 재질의 콘이 주조 알루미늄 섀시에 대용량 마그넷을 채용하여 더 빠르고 다이내믹한 음을 제공한다. 트위터는 폴리아미드재질의 돔 타입인데 고역특성이 부드럽다. 또한 트위터를 비 대칭형으로 배치하여 취향에 따라 좌우 스피커의 위치를 바꾸어 청취공간의 활용성이나 음의 포커싱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리치몬드 3i의 음질은 착색이나 부풀림 없는 중저역과 대역간 균형이 훌륭한 자연스러운 재생음이라 할 수 있다. 고역은 섬세함보다는 부드러운 편으로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다.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어보면 피아노 반주의 적당한 울림과 어우러져 바이올린의 질감을 잘 살려주면서 거칠거나 날카롭지 않아 듣기 편하다. 모차르트의 현악4중주 곡에서는 이 작은 스피커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데 악기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조화가 아름다우며 재생음의 응집력이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화려하거나 밝기보다는 안정적이며 차분한 음색은 영국적인 음질특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저역의 탄력도 무난하며 적당한 힘도 느낄 수 있다. 비트가 강한 음악 재생에서는 베이스 기타가 탄탄하고 명료하게 들리지만 저역의 폭이 좁아 좀더 풍성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반면에 보컬은 설득력이 있으며 볼륨을 어느 정도까지 올려도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이 작은 스피커가 모든 장르의 음악 재생에 만족을 줄 수는 없겠지만 대편성곡이나 긴장감 있는 소리만 요구하지 않으면 그리 불만은 없을 듯하다. 특히 현악과 보컬에서는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준다. 앰프를 가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으며 적당한 스탠드와 함께 쓰면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릴 듯하다. 가식 없는 솔직한 사운드와 중저역의 조화가 아름답다. • 가격 ' 62만원 • 구성 : 2웨이 2스피커 •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 사용 유닛 : 우퍼 13cm, 트위터 1.9cm • 재생주파수 대역 : 65Hz-20kHz • 출력음압레벨 : 88.5dB/W/m • 임피던스 : 8옴 • 크기(WHD) : 17 × 33 × 23cm • 무게 : 1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