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T55의 바로 아래 기종에 해당하는 T45를 리뷰하면서 ‘가격과 무관하게 장점이 많은 스피커' 라고 쓴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메탈 콘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필 존스의 AE-1을 떠올리기도 했다. T55는 T45의 손윗 형에 해당하는 모델로 유닛의 배치와 수는 같으나 우퍼와 미드레인지 유닛 구경이 16.5cm로 늘어났고, 이 때문에 인클로저의 용적이 커졌다. PSB 이미지 시리즈의 특징은 명쾌한 해상력과 깊은 음장감에 있다. 이 때문에 홈시어터용 패키지 형태로 판매되어 많은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듯하다. 하지만 필자가 5월호에서도 밝혔듯이 이 라인을 하이파이용으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스피커의 상품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를 나열하면 무수히 많겠지만 PSB의 이미지 시리즈는 그 요소들 중 유난히 인클로저의 마무리에 소홀한 시리즈일 것 같다 음악적인 만족감에 비해 마감엔 아쉬움이 많다. 이 때문에 음악적인 성능까지 폄하되진 않을까 우려된다. T55는 많은 열기를 품고 있으며, 생동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이 때문에 클래식 음악에서 필요한 정숙성은 조금 부족하다. 음악적으로는 이런 정숙함의 표현과 온상이 조금 위로 맺히는 특성이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T45는 저역의 자연스러움이 약간 부족했는데 T55는 울림이 사라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재생한다. 특히 타악기 울림이 너무 빨리 사라졌던 야속함은 T55에서 느낄 수 없으며 무대와 방을 더 편안하게 채워 준다. 바흐의 ‘B단조 미사’를 들어 본다. 수준급해상력, 빠른 음악 전개가 돋보이며, 성악부에서는 밀도감이 느껴진다. ATC가 들려 주는 중역의 충실함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트위터 소리는 조금 강성이어서 바이올린 소리가 조금 거칠게 들리지만 이는 에이징이 필요함을 말해 주는 것이며, 음악 듣기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앞서 언급한 악장 사이와 각성부의 사라짐 속의 정숙성은 조금 부족하지만 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룸 튜닝을 생각할 뿐 스피커를 바꿀 생각이들지는 않는다. 스피커의 아래에 나무 재질의 콘을 사용하니 메탈 우퍼와 트위터의 강성이 좀더 풍부해졌다. 오디오 입문자들은 고가의 오디오가 주는 장점보다 제품가격에 더 놀라게 마련이다. 그러나 T55는 가격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애호가들에게 왜 하이파이가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한 에이징 후에는 이 스피커의 장기에 편안함이 추가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스피커를 AV용으로 구입해 5.1채널을 구성한 애호가가 있다면 하이파이용으로 자신의 셀렉터 스위치를 바꾸는 수고를 꼭 해보기를 바란다. • 가격 : 115만원 • 구성 : 2.5웨이 3스피커 •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 사용유닛 : 우퍼(2)16.5cm, 트위터 2.5cm • 재생주파수 대역 : 32Hz-23kHB(± 3dB) • 크로스오버 주파수 : 500Hz, 2.5kHz • 출력음압레벨 : 90dB • 임피던스 : 6옴, 4옴(최소) • 크기(WHD) : 20.3 × 91.4 x 37.9cm • 무게 : 19.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