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한 번씩 국가적인 이슈를 전 세계에 강하게 어필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모습들을 돌이켜본다면 아마 잊혀질 만한 시기에 그들의 국가적인 모습을 표출하는 듯한데, 이런 모습은 오디오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 프랑스에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가 그리 많지 않지만, 오디오에 대한 그들만의 고집과 놀랄 만한 성능으로 한 번씩 전세계 오디오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서 말했듯이 프랑스에 하이엔드 전문오디오 브랜드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중에서도 오디오에어로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이다. 이들은 앰프와 소스기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인데, 동사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품종은 아니지만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기본 스펙과 음질을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피톨레 CD 플레이어가 출시되었을 때 동급의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 대상이 될 만큼 초기부터 오디오파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 제품이 시장에 첫 전을 보였을 때만 해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와디아나 스튜더, 마크 레빈슨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 이런 상황에서 신생 브랜드인 이들을 알리기란 그렇게 쉽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디오 쇼와 리뷰를 통해 꾸준히 오디오에어로의 제품 성능이나 경쟁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뛰어난 제품 성능 때문에 추천 소스기기로 종종 활약하기도 했다. 오디오에어로의 가장 큰 특징은 동사의 모든 제품에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과의 접목을 통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정착을 시도하고 있고, 실제 사운드의 재생에서도 디지털적인 요소보다는 윈숙미 넘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들의 제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오디오에어로의 제품군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가장 하위 제품인 프리마 시리즈를 시작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캐피톨레 시리즈, 그리고 그들의 최고급 라인인 프리스티지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시리즈 별로 CD 플레이어와 앰프가 조합되어있다. 그 중 캐피톨레 시리즈는 오디오에어로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단품으로서의 가치와 함께 진공관의 사용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또한 캐피톨레 시리즈의 진공관 앰프는 T-TRAC(Transistor Tube Relay Amplification Concept) 라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독특한 회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트랜지스터와 진공관을 통한 구동 방식으로 진공관 앰프에서 출력 트랜스포머에 100% 의존하던 증폭의 기반을 벗어나 D-Mosfet으로 출력을 키워 A급 증폭을 유도하는 독특한 증폭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제품의 내용은 잠시 후 설명하기로 하고. 오디오에어로사에 대해 좀더 살펴보도록 하자. 오디오에어로 사는 창립된 지 10년도 되지 않은 신생 업체(1997년 설립)이지만,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빠른 시장 점유와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어 이미 소스기기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놓은 상태이다. 그리고 이들은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디오파일이 요구하는 음질의 본질을 파악하여 마치 이를 중점적으로 튜닝했다는 느낌을 주듯 내추럴 사운드와 음장감을 중시한 음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그들만의 사운드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데 오디오에어로는 ‘Fly to the Music’ 이라는 기업 슬로건을 제시하여 내외적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중립적인 국가적 성향을 반영한 듯한 슬로건은 음악에 대한 그들의 포부를 담아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업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R&D 부문에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항공기술자격증을 소유한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한 그들의 역량과 함께 이를 통한 완성된 제품은 하이브리드 제품의 완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캐피톨레 CD 플레이어는 기존 제품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제품인데, 외관은 알루미늄 절삭 가공을 통해 곡선미와 세련된 라인 커팅을 시도하여 여성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전면 패널부에 볼륨과 채널 설정 등을 포함한 주요 기능을 모두 배치하여 단순히 리모컨에만 의존하지 않는 사용자들에도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편리성과 함께 기능적으로 마치 프리앰프의 역할이 포함된 듯한 느낌이다. 캐피톨레 CD 플레이어는 톱 로딩 방식인데,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을 통한 메커니즘베이스는 턴테이블 방식의 구조를 사용하여 외부 진동과 회전에 의한 소음을 최소화하여 항상 일정한 사운드의 재생을 유지해 준다. 그리고 이와 함께 하단에 3점지지 방식으로 설계된 인슬레이터는 바닥과의 접점을 최소화하는 역할로 외부 진동의 차단 등을 통해 한층 안정적인 사운드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의 구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캐피톨레에 사용된 메커니즘은 필립스 사의 CDPRO2인데, 알루미늄 베이스에 고무 재질의 서스펜션을 사용하고 기존 캐피톨레 CD플레이어보다 더욱 안정적인 듯하다. 이를 기반으로 CD의 리딩 에러율은 없으며, 인식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필립스 사의VAM1201를 중심으로 구성된 디지털 메커니즘과 함께 지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마스터 클록에는 초정밀도의 크리스털을 장착하고 있다. DAC부는 버 브라운 사의PCM1792 칩을 사용하여 24비트와192kHz재생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S.T.A.R.S. 2 프로세스를 통해 24비트/192kHz의 리샘플링하여 녹음 영역에 보다 충실한 음을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입력과 출력 클록이 완전 독립 분리된 비동기식 샘플링 컨버전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정확하고 분해력 있는 음을 재생하며 이때 재생 주파수 대역은3Hz~48kHz(-ldB)이다. 그리고 아날로그 출력단에는 초기 캐피톨레 제품부터 적용시켜 온 방식으로 OP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6021w라는 미니어처 진공관 두 개를 장착하여 아날로그 음질의 접근을 통해 보다 순화되고 퀄러티 높은 소리를 재생하는데, 별도의 전자식 볼륨 어테뉴에이터가 내장되어있어 패널 또는 리모컨을 통해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이는 프리앰프 없이 파워 앰프와의 직결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입력과 출력부는 풀 밸런스 회로와 단자를 마련하여 정확한 신호 처리와 위상을 유지해 주고 있으며, 여기에 음질에 영향을 주는 지터 감쇄를 위해 별도의 컨트를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탁월한 음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다. 리뷰를 위해 연주곡과 조금은 스케일이 큰 곡을 중심으로 청취했다 우선 첫 곡으로feel so Good 을 알메이다의 비르투오소 기타연주로 들어 보았다. 곡의 긴장감과 현장감이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드럼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타악기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으며, 여기에 피아노는 유연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터치감을 전달해 준다 역시 분해력을 강조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곡의 중심 악기이기도 한 색소폰은 한발 물러서 분위기 유도하고 있으며, 곡이 전개될수록 악기들은 상호 조화와 음악성과 분석적인 능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간주부분의 드럼의 강렬함은 피치감과는 또 다른 소스기기의 역동성을 들려주는 대목이다. 대편성곡으로는 생상의 교향곡 3번 c단조 op.78 '오르간' 을 가스톤 리타이즈(Gaston Litaize)의 오르간과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휘, 그리고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캐피톨레가 제시하는 이 곡의 절정은 2악장의 분위기라고 할 수 있는데. 생동감과 팀파니의 울림이 강조되면서 전개되어 대편성에서의 현악기와 목관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의 피치카토의 전달이 명확하여 세밀한 표현력에서도 결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곡에서는 바렌보임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데, 금관악기의 거리감이 명확하고 악기 하나하나의 표현이 좋으며 밸런스가 뛰어나다. 보컬 곡으로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 뮤지컬무대를 장악했던 프랑스를 대표하는 '노틀담드 파리' 에 삽입된 Vivre를 나디아 벨의 목소리로 들어 보았다. 라이브 녹음인 이 곡은 그녀의 애절함을 담아내고 있는데, 라이브녹음의 현장감이 되어 그녀의 완급 조절과 매끄러운 고역 처리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매력적인 고역의 절묘한 표현력은 삶과 사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이 곡의 본연의 성질과 잘 어우러져 곡의 분위기를 끌어내고 있다. 상당히 큰 스케일이 마치 무대 앞을 장악하듯 다가와 있는 듯하다. 마지막 곡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중 2곡 BWV1004를 나탄 밀스타인의 바이올린으로 들어 보았다 세련미와 기교적인 느낌이 강한 밀스타인의 성향은 마치 캐피톨레의 이미지와 제대로 매칭을 이루듯 파르티타의 느낌인 곡의 어두운 분위기가 잘 표현되는데, 조금은 자극적인 활의 움직임과 함께 애절하고 강인한 독주연주의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현악기에 대한 느낌이 이 곡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데, 마치 아날로그적인 사운드가 응집된 듯한 정적인 느낌도 든다. 오디오에어로의 캐피톨레는 소스기기의 역할과 역량을 맘껏 보여주고 있다. 섬세하고 가끔은 적극적이고 장르에 따라 스케일의 크기를 읽어낼 줄 아는 아주 표현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기에 음의 묘미에 쉽게 빠져들게 만든다. 최근 소스기기들을 살펴보면 CD만을 재생하는 소스기기가 그리 흔하지 않다. 게다가 SACD 재생은 기본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캐피톨레는 CD 재생 전용을 고집하여 하이엔드 제품의 전문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으며, 최근 이를 갈망해 오던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선택의 영역을 넓혀 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 가 격 : 1,120만원 • 메커니즘 : 필립스 CDPRO2 • D/A 컨버터 : 버 브라운 PCM 1792 24비트/192kHB • 주파수 응답 : 5Hz-21 kHz(-1dB, 16비트/44.1kHz 신호일 때), 3Hz-48kHz(-1dB,24비트/96kHz 신호일 때) • 출력전압과 임피던스 : 6v/100옴 • S/N비 : 127dB : THD : 0.2% 이하 • 소비전력 : 30W • 크기(WHD) : 44.5 x 16.3 x 43츠 • 무게 : 14.7kg • 홈페이지 : www.audioae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