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셀프형의 새로운 왕자 관현악에서 실력 발휘 다인오디오의 스피커 시스템의 라인업으로는 최고급인 컨피던스 시리즈와 콘투어, 오디언스 시리즈가 있다. 물론 최고급 기함격인 콘시퀀스와 에비던스도 있다. 몇 년전에 소개된 컨피던스 5가 플로어스탠딩형인 데 반해 본기는 북셀프형이다. 메이커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최고의 성능을 작은 인클로저에 압축해넣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다인오디오 제품이 모두 그렇듯이 본기도 소형이지만 대형 마그넷우퍼 때문에 혼자 들기가 거북할 정도로 대단히 무겁다. 본기는 저 유명한 에소타 트위터(에소타 업버전형인 T330D)를 장착했다. 에소타 트위터가 어떤 것인가, 현존하는 트위터 중 최고가, 최고 성능의 소프트 돔형 트위터가 에소타 트위터이다. 필자가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고 있는 과르네리 오마주의 트위터도 에소타 트위터이다. 사실 과르네리 오마주의 고혹적인 바이올린 소리도 에소타 트위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에글스턴 웍스의 앤드라, 사보이 등 고가의 스피커에는 예외없이 이 에소타 트위터가 채용되었다. 더구나 수입품 중 최고가인 웨그3의 루나르에는 이 트위터를 무려 7개나 사용했고 다인오디오의 최고가 스피커인 에비던스도고 역용으로 2개를 탑재했다. 본기의 가격도 소형치고는 대단히 고가인데, 과르네리 오마주와 비슷한 가격대이다. 에소타 트위터의 종가에서 만든 소형 스피커라는 점에서 필자의 스피커와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아 시청하기 전부터 대단히 흥미로웠다. 본기는 20cm 구경의 우퍼가 배플 상단에 부착된 2웨이 위상반전형으로, 덕트는 후면 하단에 있다. 대구경 마그넷을 사용한 우퍼라든가, 트위터와 우퍼의 상호간섭을 방지한 2개의 독립된 체임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스피커는 소형이라기보다 중형이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실제로 소리를 들어본 결과 소형의 한계를 벗어나 휀만한 중대형 스피커를 능가할 정도였다. 시청은 필자의 메인 시스템인 크렐 DF-10 CD트랜스포트, MSB 플래티넘 링크 DA컨버터, 스펙트럴 DMC-20S2 프리앰프와 DMA-150 파워앰프를 이용했다. 첫인상은 점잖으면서도 귀족적인 품위가 느껴지는 소리였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지만 첫인상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사운드였다. 소리의 스케일도 과르네리 오마주보다는 훨씬 크게 느껴졌다. 또한 신품이면서도 소리가 가볍게 뜨지않고 차분하게 착 가라앉으면서 대단히 부드럽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에서 관현악과 피아노의 총주가 엉기지 않고 세밀한 분해력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음상 한가운데 포커싱이 떠오른다. 피아노에서는 과르네리 오마주보다 이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소위 오디오에서 말하는 명징성과 광채를 두루 갖추었으면서도 둥글게 표현된다. 실연을 듣는 듯한 느낌의 임장감이 한수 위라는 뜻이다. 소형이면서도 넓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 때문에 단연 관현악에서 장기가 발휘된다. 최상급의 투명도와 해상력을 갖춘 최고급 유닛을 사용한 결과이리라, 한편 미음의 과르네리 오마주에 비해 담백한 느낌도 들었다. 전체적인 소리의 빛깔은 약간 화려한 듯하지만 지나치지 않아 중용에 가깝다. 과르네리 오마주에 비해 좀더 깔끔한 듯한데, 소리의 여운이나 잔향은 과르네리 오마주가 좀더 많은 것 같다. 그 점은 개인의 취향의 문제로 보인다. 저음도 반응이 빠르고 적당히 단단한데, 여운이 없는 무기질적인 그런 저음이 아니다. 가격을 보고 거부감을 가졌지만, 소리를 들어보고 왜 그렇게 높은 가격인지 납득하게 되었다. 아무튼 오디오계에 소형 스피커의 새로운 왕자가 화려하게 무대에 등장했다. (송영무) '신뢰'란 이름 그대로 자연스럽고 정직한 소리 시청을 위해 오디오 리서치 VT100 MKIII 파워앰프, 맨리의 '더 웨이브' 프리앰프, 마란츠 SA-I CD플레이어, 카르마 세라믹 2.0스피커를 이용했다. 라벨의 '치간'에서 바이올린 음의 두께가 두텁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고 사운드 스테이지도 잘 형성된다. 자주 등장하는 피치카토에서 물방울이 사방으로 튕겨나오는 형상이 허공에 그려진다. 음상이 입체적으로 표현된다는 이야기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에서는 도입부의 음이 아름드리 나무를 연상케 할 만큼 규모가 느껴진다. 보통 연주장에서 실연을 접하면 집에서 오디오를 통해 듣던 때보다 어딘가 부실하긴 하지만, 실연의 그 자연스러운 사운드에 호감을 느낄 때가 많다. 컨피던스 3의 소리가 바로 그 자연스럽고 정직한 소리가 아닌가 싶다. 경박하지 않고 신중하고 묵직한 음감도 좋다. 홀톤이 그대로 전달된다. 건강하고 씩씩한 소리, 심지가 굵고 꽉찬 소리다. 살타첼로가 연주하는 '강원도 아리랑'에서도 드럼, 피아노, 첼로, 색소폰 등의 하모니가 뛰어난 정위감 속에 밀도높은 사운드로 재생된다. 그릴을 벗겨냈을 때 잔기교를 배제한 단정한 모습이 드러나는데, 필자는 그 모습에서 사람으로 치면 '교양인'을 대한다는 느낌이 든다. 대체로 다인오디오 스피커는 투명하고 섬세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는데, 이 스피커에서는 오히려 풍성하고 두툼한 양감이 느껴지는 특성이 두드러져 보였다.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좋은 변화이다. 최근 들어본 스피커 가운데서 아주 좋다고 느낀 2∼3개 스피커 중에 하나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신뢰'라고 이름지었을까. '덴마크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말하는 그들이 '컨피던스'라고 이름지었으니 믿어도 될 것이다. (임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