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력과 강약의 묘사에 뛰어난 산뜻한 시스템 영국의 린, 덴마크의 B&O와 같은 회사에 비견될 수 있는 독일의 T+A는 이미 다수의 팬들이 생각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게 사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하이파이와 AV에 동시 능한 스피커로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TAL시리즈의 90,110, 그리고Xl 같은 모델들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정도.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본다면 앰프와 소스기기, 스피커뿐 아니라, TV와 같은 영상기기까지 커버하고 있는 하이엔드 가전 전문회사 임을 알 수 있다. 동사의 카탈로그를 대충 살펴보기만 해도 국내 시장에 알려진 제품들은 문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사용한 T+A의 제품은 노이즈 제거 필터가 내장된 멀티탭 ‘파워바' 였다. 이 제품은 사용환경에 따라서 상당히 많은 사운드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사용자에 따라다소 편차가 있었던 제품이다. 하지만, 이후조금씩 이 회사의 제품을 접하다 보니, 영국과는 또 다른 유럽제의 독특한 매력이 곳곳에서 배어 나옴을 느꼈다. 대단히 견고하고 구석구석 세밀한 마감 등은 제품의 종류에 관계없이 장인정신에 투철한 제품 컨셉을 엿 볼 수 있다. 반듯반듯 규격화된 사이즈와 오밀조밀함 속에서도 곳곳에 걸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일련의 모습들에서 이 회사의 모습 내지는 유럽인의 취향까지도 엿볼 수 있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동차를 무색케 하는 디자인의 세계가 있다. 첫눈에서부터 보는 이를 압도하기도 하고, 장인처럼 빛어낸 절묘함에 감탄이 이는가 하면, 때로는 단순한 사각형 모양만으로도 오랫동안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역시 오디오에 있어서 외관이 차지하는 부분은 종종 음질의 열세를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매일 매일 어루만져주고 싶은 모양새와 함께 내 마음에 쏙 드는 소리까지 내준다면 오디오파일에게 있어서는 더 할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편리성과 실용상을 앞까운 K6 혁명적인 디자인의 K6는 T+A의 편리성과 실용성을 앞 세운 최신예기다. 펄럭이는 알라딘의 마술 양탄자나 페라리 같은 날렵한 스포츠카를 연상시킨, 그리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를 연발케 했던 것이 K6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특유의 디지털 패널이 정수리에서 일어서면서 문자를 띄우기 전까지 보는 이를 당혹케 하는 이유는 노브나 버튼 하나 없는 민짜형 프런트 패널 때문이다.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소리가 날까?그나마 전면의 트레이 때문에 생긴 빈틈(?)이 보이기에 대충 소스 기기 정도일 것이라는 짐작은 간다(그나마 탑로딩형으로 만들었다면 전용받침대 아니면, 잘해야 파워 앰프 정도로나 여겼을 것이다). 이렇듯 T+A의 플레이어 장착형 리시버 K6는T+A에 대한 정보나 관심이 없던 오디오 파일들에게도 시선을 고는 독특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DVD플레이어와 함께 8채널 모듈을 탑재하고 있는 홈시어터용 DVD 리시버 앰프인데-최근에 발표된 TCI스피커에서도 기존의 모양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듯이-디자인 면에 있어서 기존T+A의 각이 진' 모양의 틀을 깬 새로운 컨셉이다. 전술했듯이 패널에서 스위치나 심지어는 모니터 창까지 없애버리고 모든 기능을 리모콘으로 통합시켰다는 점이 이채롭다. 혹시 리모콘을 잃어버리거나 해서 급히 작동을 해야 한다면 왼쪽 아래에 숨겨져있는 일반 노브를 이용하면 된다. 뒷면에는 각각 3개의 아날로그 입력과 디지털 입력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프리아웃 단자를 두어 별도의 파워앰프와 연결이 가능하다. 또,20홀의 '유로단자' 를 통해 외부 모니터와 연결 할 수 있다. Scart라고 하는 이 유럽형 AV입출력 단자들은 S-비디오,콤포지트 케이블등으로 변환될 수 있는 2개의 출력단과 셋톱박스로의 출력단을 마련하고 있다. SP/DIF타입의 디지틸 입력단은 1개의 광(Optical)과 2개의 동축(Co-Axial) 입력단으로 되어 있으며 ,44.1과 48KHz 샘플링 주파수를 공용으로 수용할 수 있다. 포노단의 입력을 위해서는 별도의 모듈을 구입해야 한다. 프런트 스피커 출력에는A와B 두 조의 바인딩 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입출력 대응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디지털 프리앰프부인데, 초 7억 5천만 개 분의 연산을 수행하는 초고속 프로세서에 의해 작동된다. 한편, 서브우퍼 출력을 포함하는 6개의 출력 외에 다른2채널 스테레오 출력을 두고 있어서 총8 채널의 출력을 제공한다. 파워 앰프부는 프런트에 45W, 리어에 15W의 출력을 내고 있으며, 레이저 DVD 메커니즘을 사용해 DVD와 CD, CD-R, CD-RW등을 소화하는 소스 대응력을 보여 준다. 드라이브의 정밀 광학장치와 최신 컨트롤 서보를 사용해서, PAL이나 NTSC DVD 연주에도 문계가 없다. AV상 출력은 필요에 따라 고품질의 RGB,5-VHS, 또는 표준 비디오(FBAS)로 생성된다 전자기적으로 실드 처리된 메커니즘은 별도의 새시에 설치되어 있다. 편리성과 뛰어난 디자인이 풀 라인업의 매력 포인트 본 기기의 시청은T+A의 풀 라인업으로 구성해서 이루어졌는데, 프런트 스피커로는TLB3, 센터에는TLC3, 리어에는 TLR1, 그리고 서브우퍼에는 TLW A3를 매칭시켜 시청했다. 사실, 이처럼 풀 라인업을 연결해서 시청할 수 있는 공간은 적었던 게 사실인데, 수입사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런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풀시스템이 갖는 시너지가 분명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공간구성이라는 문제에 민감한 제품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제약들인 이 비싼 제품의 컨셉을 파악하는데 상당히 두터운 베 일로 작용해 왔음을 애석하게생각한다. 먼저, 프런트의 2채널을 시청해본 결과,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사운드의 증,향은 필자가 알고 있는 기존의 T+A 앰프들과는 다소 다른 경향을 보여주는데, 우선 다른 앰프들에 비해서 상당히 빠른 속도감을 보여준다는 점이 돋보였다. 반면,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이전의 앰프들이 보여준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느낌 이 다소 덜하게 느껴진다. 하이엔드 성향을 좋아하는 오디오파일들이 좋아할 포인트다. 무대의 크기는 에너지감이나 다이내믹에 비해서 그리 폭 넓게 자리 잡는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과장없는 적당한 크기로 선명한 디테일감이나 이미징을 제공하고 있어서 좋았다. 악기로는 여전히 현악기가 우세하다. 피아노에서도 장기가 있지만, 좀 더 배음을 길게 가져갔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 대편성 곡에서의 분해력은 일품이다. 강약의 묘사나 총주 시의 일사불란함은 이 제품의 장기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다채널 모드로 영화를 시청해본다. 일전에 이 회사의 제품 중에서 가장 필자의 귀를 끌었던 제품이 바로 센터 스피커인 TLC3였던 바, 시청 중 다소 많은 관심을 가게 만든 게 사실이다. 스틸로 된 재질을 연상할 수 없는 유연한 보컬이 또렷하게 흘러나와서 시종대사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전에도 느낀 사항이지만, 이 제품이 갖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서, 프로세서의 우수성을 다시금 칭찬하게 된다. 채널간 분리도-특히 전후 채널간-나 채널간 사운드 이동의 신속성 등에서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점은 자신의 시청 공간에 다시 세팅을 하고 시청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래디에이터의 게르마니아 전투장면에서 화살이 날아오는 장면은 상당히 실재감 있게 묘사된다. 연출된 사운드라는 느낌이 적고, 새벽 전투장의 분위기 속에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전투장면 속에서도 도드라지는 막시무스의 호령은 배경 음악과 더불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새틀라이트급 시스템과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U-571에서의 어뢰 폭발음은 조금의 부밍기 없이 위력적으로 재생되었다. 마치 THX모드의 세팅처럼 "좀더 파괴적으로 들렸으면"하는 사용자들이 있을 정도로 단정한 저역이지만, 응집력과 임팩트 순간의 강렬함은 돋보인다. 유리와 금속의 파열음도 귀를 찢는다던가 하는 느낌보다는 산만함이 적은 실재감을 전해주는 정도의 재생을 하고 있다. ‘치킨 런' 에서 정신 없이 읊어대는 다급한 보컬은 산만함 없이 각각의 감정 묘사가 정확하게 설득력 있게 들린다. 볼트가 날아다니는 장면 등은 상당히 선명한 반면, 오븐 전체를 회전하면서 불이 붙는 장면은 리얼하긴 하지만, 앞 뒤간 스피커의 거리를 좀 더 세밀히 조정하면 더욱 입체감 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입체 음향의 효과에 비해 고역의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지만, 스타워즈의 포드 레이싱 장면 역시 귀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가격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같은 예산에 해당하는 하이 엔드 제품들의 사운드 퀄리티를 압축시켜 놓았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가격 대에서 매니아들에게 도전할만한 필요한 내용들과 컨셉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주고 있다는 점과 실험정신이나 다양한 매칭에의 투자에 이미 지쳐있는 매니아들에게 편리성을 준다는 매력, 그리고 뛰어난 외관등에 있어서는 정답과도 같은 제품이다. 다른 집에는 없는 좀 색다른 모습의 제품을 심플하게 갖추고, 쓸만한 영상 기 기만 준비한다면, 극장보다 뛰어난 연출을 단 시간내에 꾸밀 수 있는 멋쟁이 제품이다. 채널별로 파워 앰프를 나누어 설치해가면서 복잡한 전선을 이리저리 감추느라 시간을 보낸 사용자라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님처럼' , 이 산뜻한 계품을 살펴볼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