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하고 투명한 성향으로 섬세한 고역 펼쳐 나드는 지난 1∼2년 사이에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브랜드 중 하나다. 영국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보급형 기종들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으나, 국내에서 주목을 받게 된 건 상급기인 실버 라인 시리즈들부터였다. 디자인에서부터 이 전 제품들로부터 완전한 환골탈태가이루어진 실버 라인 시리즈들은 나드라는 브랜드명이 없다면 기존의 모델들과 같은 회사의 제품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인 8300을 시작으로 해서 프리 ·파워 앰프인 S100,S200의 조합, 그리고 CD플레이어인 S500 등이 고루 인기를 얻은바 있다. 시청 기기들에 비해서 시기적으로 비교 시청의 리스트에 오르기에 약간 앞서간 감도 있고 가격 면에서도 약간 체급이 위쪽인 듯한 인상은 있으나, 애초부터 이런 다소간의 형평에 맞지 않는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에 대한 고려와 함께 참고적으로 들어 두는 정도로 그 치는 것이 좋을듯하다. 우선, 이 제품은 무게에서도 상당히 중량급이고 200w라는 대출력을 무기로 한다. 덩치는 다소 크지만, 실버 톤의 깨끗한 외관이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사실, 이 제품은 과거에도 리뷰를 위해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 기종이라서 기본 성향에 대해서는 필자도 잘 파악하고 있다. S200은 스피커와 소스 대응력에 있어서 단품으로서의 활용 범위가 넓은 편이다. 밸런스와 언밸런스 입력을 모두 갖추고 있고, 스 피커 터미널은 투명한 아크릴로 덮여 있어서 접촉의 순도를 높이고 단자의 부식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인 S200에서는 채널별로 듀얼 트랜스를 두었던 반면에 오히려 5270에서는 토로이달사의 대형 싱글 트랜스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200w라는 출력으로 인해 스테이징은 상당히 여유 있을 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묘사해낸다. 다른 시청 기기들에 비해서 배경이 상당히 정숙한 편이다. 이런 사항들이 전체적인 사운드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이 제품을 상당히 하이엔드적으로 평가하게 만든다. 깊이 있는 무대에 걸쳐서 레이어링 형성이 좋고, 저역의 밀도감은 좋은 반면에 보기보다 양감을 크게 이끌어 내는 편은 아니다. 전체적인 음의 골격은 안정감을 주지만 분석적이고 섬세한 고역으로 인해서 전체적인 사운드가 여왼 느낌을 줄 경우가 있다. 스피커 구동력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일전에 필자가 사용하던 83dB의 저능률 스피커를 비교적 제멋대로 울리던 모습이 생각난다. 에이지 오우가 지휘하는 말러의 (대지의 노래)(Reference Recordng)는 자역의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스피디하게 치고 받는 느낌이 일품이다. 이 앰프가 다른 시청 기기와 차별되는 영역이다. 스테이징도 시청 기기 중에서 가장 크고 입체감 있고 화려한 무대를 만든다. 음상이 샤프하지만, 평면적이지 않고 전후로 볼륨감을 갖는다. 고역이 다소 가늘다는 게 부분적으로는 단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전술했듯이 이 앰프의 고역은 자극성이있지는 않다. 펄만과 아쉬케나지가 연주하는 (크로이처)(Decca)는 입체감이 넘치고 풍요롭다. 바이올린은 다소 힘이 들어가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지만, 음 끝을 샤프하게 해서 귀를 자극시키지는 않는다. 중 · 고역은 섬세하고 광채가 나서 좋았지만, 현 끝의 질감이 좀더 살아났으면 싶었다. 피아노의 움직임은 민첩하고 매끄럽다. 배음의 처리도 적당한 선에서 끝맺고 있고, 산뜻한 음촉과 함께 음이 뭉치는 듯한 느낌이 거의 없다. 볼륨감이 다소 아쉬을 수 있지만, 이 광채 나는 연주 앞에서 그런 사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피아노가 오히려 앞으로 나서서 들릴 수 있는 화려한 연주다. 그룹 유투의 (With or Without You)(Island)는 단정하고 선명한 시작은 좋지만, 상당히 밝고 약간은 건조한 느낌이다. 보노의 보컬은 어떻게 들으면 다소 명랑하게 들려서 좀더 음침해도 좋을 듯하다. 음 끝을 끌며 입속으로 중얼거리는 듯한 모습의 묘사는 훌륭하다. 드럼의 어택감과 베이스의 해상도는 상당히 열기에 넘치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낸다. SACD로 들어 본 타이니 아일랜드의(Vaquero)(Opus3)는 이 앰프의 장기가 잘 살아나는 곡이다. 강하고 타이트한 퍼커션의 느낌은 음이 울리는 경계가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다. 넓은 사운드 스테이징과 공기의 움직임 등의 묘사력이 민족스러운 정도다. 아울러 이 곡에서 부각되는 투명감은스피커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제품은 여전히 뛰어난 코스트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제품이다. 일년쯤 전이었던가? 처음 이 제품을 시청했을 때 약 300만 원대의 제품들과 견주어 보는 게 옳을 듯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라이벌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사운드적인 완성도와 스피커 구사력, 그리고 고역 끝의 절모한 윤색 등은 여전히 폭넓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고역 끝이 약간 자극성이 있더라도 다소 살집이 있는 스피커들과 좋은 매칭을 이루는 제품이다. 여러 스퍼커들을 다양하게 매칭시켜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