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의 강렬함과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파라비치니의 역작 EAR의 861은 파라비치니의 역작으로 발표되자마자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제품이다. 5극관출력관인 EL519가 2개씩 푸시풀로 사용되었는데, 이 진공관은 내구성이 뛰어나다. 특징은 ETM이라는 3극관접속방식에 있는데,3극관의 직진성과5극관의 강렬함을 겸비하고 있으며 진공관의 수명도 길어진다. 즉, 신호 입력인 컨트롤그리드를 음극에 접속한 후 신호를 입력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에 의해 8ohms 에서 채널 당 32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또 브리지 접속으로 사용할 경우, 채널 당64W의 고출력을 구현할 수 있는데, 이것은 시스템의 사양에 따라 구동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참고로,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출력 트랜스도 파라비치니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이 부속품 역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참고로, 스피커 터미널의 플라스틱 커버는 터미널의 산화방지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입력단자는 물론 밸런스와 언밸런스 모두 마련되어 있는 이 파워 앰프는 순수한 음과 투명한 색채감 및 음의 여운에 있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환상적인 사운드를 제공해 준다. 보컬과 현악기에서 나타나는 진공관 특유의 생동감과 윤기는 이 제품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며, 빅마우스 현상이나 컬러링이 없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라는 점에서 솔리드스테이트 앰프와는 분명히 획을 긋는 영역이라고 할수 있다. 전체적으로 단정하면서도 얌전한 느낌이 드는 앰프다. 피아노의 표현에 있어서 명징함과 리듬감 및 두께감이 모두 뛰어나고 스케일은 아담한 정도라고나 할까? 대편성곡에서도 확연히 구분되는 악기의 음색 등 파워 앰프 위력은 그야말로 매력적이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 제2악장을 들어 본다. 바이올린의 소리가 연약하면서도 수줍은 듯 곱고 아름답게 표현되며, 음상이 지나치게 부풀거나 윤곽이 두터워지는 일도 없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중 사랑의 2중창을 부르는 프레니와 카레라스의 화음도 매끄럽게 퍼져 나온다. 아날로그로 제작된 말러의 '대지의 노래'는 웅대한 스케일과 황혼의 아쉬움이 그대로 전달된다. 바흐의 '프랑스모음곡' 에서 피아노의 강한 음율이 넘쳐 나면서도 부드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아무튼 파라비치니의 역작이자 하나의 예술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리고 디지털 사운드의 강렬함과 아날로그 사운드의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파워 앰프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