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rated Amp.] Master sound / EVO 300B new 하이파이클럽  2020년 9월

3극관에 대한 진솔한 대답 Mastersound Evo 300B Integrated Amplifier

글: 코난
 


3극관에 대한 로망

음악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 음악적 감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하드웨어까지 탐닉하게 되는 경우 오디오는 또 다른 창조적 열망의 표현 도구가 된다. 지금은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수많은 음악을 공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희귀한 음반을 찾는 음악 애호가들. 그리고 오디오 애호가들도 그런 독창적인 시스템을 갈구하게 된다. 남들과 구분되는 자신만의 오디오 시스템이란 어쩌면 예술 활동과 공집합 안에 있다. 일본에서 오디오파일을 ‘레코드 연주가’라고 표현한 것 또한 창의적인 하이엔드 오디오를 통한 개성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뮤지션과 동일시한 것에 다름 아니다.

그중에서 가장 선망하는 것 중 하나가 진공관이다. 발갛게 타오르는 불빛과 함께 따뜻한 열기를 뿜어내는 진공관은 오디오파일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소유의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필자 또한 오디오라는 취미를 가진 지 얼마 안 되던 시절 진공관 앰프에 대한 로망을 6BQ5로 시작했으니까. 지금은 사라진 진공관 앰프 메이커지만 수천, 수만 대씩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오디오보단 수작업으로 소량만 만들어낸 제품의 소유에서 오는 즐거움은 남달랐다. 마치 편의점에서 사 먹는 맥주가 아니라 직접 담근 수제 맥주를 마시는 기분 같은 것과 같았다.

진공관에 대한 열망의 최고봉이라면 역시 3극관이다. 대표적으로 300B, 845, 2A3 같은 출력관을 사용한 앰프는 요즘은 조금 흔해진 것 같지만 제대로 만드는 곳은 여전히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3극관 앰프를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순진하게 ‘로망’으로 접근하면 낭패이기 십상이다. 기본적으로 스피커와 매칭에서 앰프의 제동력과 스피커의 능률이 결부되기 때문인데 3극관의 경우 능률이 높은 스피커와 매칭하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저역 양감이 사라지고 중, 고역만 남아 잎사귀가 모두 떨어져 앙상한 나무 같은 소릴 내기 십상이다.


마스터사운드 Evo 300B

하지만 최근 들었던 Evo 300B의 경우 나의 이런 편견을 깬 몇 안 되는 3극관 앰프 중 하나였다. 물론 3극관을 사용하면서도 스피커 제동력이 뛰어난 앰프들을 못 만나본 것은 아니었다. 체코의 KR 오디오가 만든 845 앰프들 그리고 국내 올닉오디오의 앰프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마스터사운드의 Evo 300B는 전통적인 300B 앰프의 맛과 조금 다른 질감 표현까지 보여주면서 나를 유혹했다.

마스터사운드의 300B 앰프 또한 사실은 초면이 아니다. 약 7년여 전 이 앰프의 전작인 300B PSE를 잠시 만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이 앰프는 표면적으로 거의 동일한 앰프였다. 300B를 채널당 두 알씩 사용해 일종의 페러렐 싱글 방식으로 설계했다. 출력은 높이되 싱글 300B의 순도를 최대한 유지하려는 의도다. 그렇게 구성해서야 24와트를 얻었다. 트랜지스터 앰프에선 백와트가 우습지만 300B에서 24와트면 대단히 커다란 출력 수치였다. 사실 그 이전에 스테레오파일의 아트 더들리가 이 메이커의 300B S.E.를 리뷰한 것을 보고 잠시 흥미를 가진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것은 그 300B PSE가 나온 후였다.

이 당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트랜스포머였다. 당시 인티앰프로서 이 정도 거대한 사이즈의 트랜스포머를 본 적이 없었다. 거의 군용 장비 같은 거대한 트랜스포머부터 이 제품에 대한 신뢰가 쌓였던 듯하다. 그리고 실제로 음질도 상당히 좋았는데 일반적으로 3극관에서 상상하는 그런 사운드가 아니라 상당히 민첩하고 그립감이 뛰어난 중, 저역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1947년부터 시작된 회사로서 진공관 앰프를 만들기 이전 방송 등 프로 분야에서 고품질 트랜스포머를 만들어왔다. 대표 체사라 사나비오는 다양한 전기/전자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베테랑이었던 것.

마스터사운드는 현재 그의 두 아들이 아버지인 체사레로부터 이어받은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하고 있다. 그 중심에 수십 년간 갈고닦아온 트랜스포머 제작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에 신형으로 출시된 Evo 300B는 그 오랜 진공관 앰프에 대한 숙원의 결과다. 이는 마치 독일 옥타브 오디오를 생각나게 하는데 출력 트랜스포머의 품질이 진공관 앰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Evo 300B에 들어가는 출력 트랜스포머는 일일이 기계식 권선기를 사용해 수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진공관은 이전 버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페러렐 싱글 구성을 위해 특별히 선별된 300B를 채널당 두 알씩 사용하고 있다. A 클래스 방식이면서 고전적인 앰프와 달리 네거티브 피드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진공관 본연의 순수한 사운드를 구현하고 있는 모습. 이 외에 초단관으로 ECC802를 사용했고 드라이브관으로 6SN7 두 발을 사용한 모습이다.


디자인 & 편의성

마스터사운드 Evo 300B 리모컨

Evo 300B의 이번 버전은 기존과 또 한 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 기본적인 설계는 유사하지만 내부 부품 및 회로 등의 개선이 있었으며 외관에서도 차이가 있다. 전면을 보면 좌측으로 입력단 선택을 담당하는 셀렉터 노브가 위치하고 있으며 우측으로는 볼륨 노브가 보인다. 직접 손으로 조정해보면 꽤 부드럽게 작동하며 별도로 리모컨을 제공한다. 이탈리아산 아니랄까 봐 리모컨도 나무로 만들어 오직 볼륨 조정만 가능하다. 리모컨을 통한 입력단 선택이 불가능한 점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좌우로 늘어선 아름다운 300B 진공관을 가로지르는 그릴은 무척 이채로운 모습을 연출한다. 대개 진공관이 위치한 전면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그릴이 일반적인데 확실히 이러한 그릴 디자인은 시각적인 측면에선 확실히 멋스럽다. 더불어 좌/우 측면엔 이탈리아에서 장인이 직접 가공한 천연 우드를 사용해 붙여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다. 거의 모든 부품들을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회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 앰프는 특별히 XLR 입력단을 지원한다. 덕분에 이번 테스트에서 소스기기와 XLR로 연결이 가능했다. 더불어 여러 RCA 입력단도 지원하며 별도의 다이렉트 입력단도 가지고 있다. 참고로 다이렉트 입력단은 볼륨단 및 게인 스테이지를 모두 무력하게 만드는, 이른바 바이패스 입력단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스기기를 다이렉트 입력단에 바로 연결하면 천둥 같은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볼륨 조절이 가능한 소스기기나 별도의 프리앰프가 있다면 다이렉트 입력단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셋업 & 퍼포먼스

이번 시청은 B&W 802D3와 연결해 이루어졌다. 한편 소스기기는 아쿠아 La Voce DAC를 활용했으며 오렌더 N10을 뮤직서버로 사용해 내장 음원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Evo 300B가 8옴과 4옴 출력을 각각 지원하므로 8옴 탭을 사용했으며 XLR 입력단에 헤밍웨이 인터케이블을 연결해 테스트했다. 무게가 34kg에 몸집도 꽤 듬직한 편으로 예쁘면서도 믿음직한 느낌을 주었다.


Carla Bruni - The winner takes it all
French Touch

우선 보컬, 피아노 솔로 등의 곡들을 차근차근 들어보면서 음질적 특징을 살폈다. 우선 이 앰프의 밸런스는 상당히 뛰어나지만 저역은 조금 작게 형성된다. 예를 들어 카를라 브루니의 ‘The winner takes it all’을 들어보면 중, 고역 위주의 사운드로 한 여름 서늘한 계곡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상쾌한 사운드가 주변을 감싼다. 착색이 별로 없고 손대면 깨질 듯한 정결함을 간직하고 있다. 트랜스포머의 성능 덕분인지 캐리 등 미국 쪽의 진공관 앰프 브랜드처럼 밸런스가 어그러지지 않으며 비교적 평탄한 특성을 보인다. 특히 중, 고역은 예리하다고 할 만큼 투명해 보컬이나 악기가 손에 잡힐 듯하다.


Nils Lofgren - Keith don’t go
Acoustic Live

그러나 이내 이 앰프의 스피커 제동 능력인 트랜지언트 특성이 궁금해졌다. 사실 802D3엔 조금 버거워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닐스 로프그렌의 ‘Keith don’t go’를 들어보면 기타 템포나 스트로크가 전혀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눈앞을 가른다. 3극관이라 진공관 앰프라 약간 느긋하게 잔향을 길게 뿌릴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평소 하이엔드 트랜지스터 앰프로 듣던 802D3 소리보단 약간 더 상냥하고 조심스럽게 유닛을 제어하는 느낌은 있다. 한편 보컬은 높은 중역대 약간의 색채를 머금어서인지 좀 더 개성 있는 음색을 연출했다.


The O-Zone Percussion Group - Jazz Variants
The Percussion Record 

점입가경이었다. Evo 300B는 절대 높은 능률의 풀레인지 스피커 등에 한정되어 만든 앰프가 아니었다. 오존 퍼커션 그룹의 ‘Jazz variants’ 같은 곡에선 드디어 마스터사운드의 이빨을 드러냈다. 초반 예쁘고 명량한 비브라폰 사운드는 Evo 300B의 투명도에 흠뻑 취하게 만들었지만 이어지는 퍼커션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결국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드럼은 양은 적지만 아주 감칠맛 나게 그리고 날렵하게 바닥을 두드린다. 포만감은 적으나 깊고 명확한 타격감을 선보인다. 300B의 개성을 충분히 간직하고 있지만 사운드 스테이지를 넓게 활용하면서 말끔하게 처리하는 저역은 무척 개운한 뒷맛을 남긴다.


정명화 -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恨, 꿈, 그리움

그러나 역시 300B는 속일 수 없었다. 무엇보다 Evo 300B의 참맛은 피아노, 현악기 등 어쿠스틱 악기들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 비올라 같은 현악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서 무척 간결하고 말끔한 첼로 사운드도 감칠맛이 있었다. 텅 비거나 건조한 소리가 아닌 꽉 찬 밀도감과 세밀한 디테일의 중역 사운드가 특히 이 앰프의 완성도를 올려놓았다. 더불어 무대의 폭도 고전적인 설계의 300B 앰프처럼 모노 톤의 평면적 사운드가 아니라 화려한 입체감을 잘 살려내는 스타일이다. 다만 802D3를 완전히 장악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구경이 큰 베이스 우퍼와 좀 더 높은 능률의 스피커와 더 좋은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총평

마스터사운드 Evo 300B는 고전적인 300B에 대한 편견은 불식시키고 있었다. 또한 이탈리아 앰프들에서, 더군다나 진공관 앰프에서 기대하는 달콤한 중, 고역과 색채감 풍부한 현악 등은 이 앰프와 별로 상관이 없다. 이 앰프의 밴드위스는 8Hz에서 40kHz며 실제로 매우 넓은 대역을 소화해 답답한 표정이 없고 탁 트인 고역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음색적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중립적이었다.

Evo 300B는 일종의 착색이 없어도 얼마나 뛰어난 텍스처 표현과 투명도를 통해 얼마나 음악적인 뉘앙스를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 웅변하고 있다. 고유의 착색이나 텍스처 표현으로 감상자를 특별한 사운드 스펙트럼으로 유혹하지 않는 Evo 300B는 무척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300B 앰프에 대한 마스터사운드의 진솔한 대답을 듣기까지 70년이 넘는 세월이 소요된 듯하다. 만일 취향에 부합하고 능률이 충분한 스피커가 있다면 돈이 아깝지 않은 앰프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Specifications
Pure Triode Parallel Single Ended in Class “A”
Power 2 x 24 Watt
Tubes 4 x 300 B - 2 x ECC802 - 2 x 6SN7
Inputs XLR 1 x Line + 1 Direct
Inputs RCA 3 x Line + 1 Direct
Load impedance 4 – 8 Ohm
Bandwidth 8 hz / 40 khz 0 db
Output transformer MastersounD
Automatic settable Bias
Negative feedback
0 dB
Supplied with remote control
Dimensions
46 x 41,5 x 27,5 cm
Weight 34 Kg
Mastersound Evo 300B
수입사 태인기기
수입사 홈페이지 taein.com
구매문의 02-582-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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