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앰프인 Donizetti Cento는 완벽한 듀얼 모노럴 구성으로 설계된 파워앰프이다. 내부 구조를 보면 바로 아래 기종이라 할 수 있는 Puccini Settanta의 전원부를 그대로 듀얼 모노럴로 구성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Puccini Settanta에서 사용한 4개의 모토로라 캔타입 트랜지스터를 이번에는 각 채널별로 4개씩, 모두 8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원 트랜스 역시 각 채널별로 독립해서 배치했는데 그 용량은 Puccini Settanta의 그것보다 조금 더 넉넉하다. 쉽게 생각하기에는 Puccini Settanta에서 좌우 두 개 채널을 담당하게 했던 전원부를 Donizetti Cento에서는 그대로 한 채널씩만 담당하게 하고 거기에 전원 트랜스의 용량을 각각 조금씩 더 늘린 구조로 파악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제품의 무게는 16.5kg. 거함급 파워앰프들에 비견할 수 있는 무게는 아니지만 증폭부와 전원부의 구성이 Puccini Settanta에 비해 한결 나아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본격적으로 사운드를 들어보는데 제 짝 프리앰프인 Bellini가 아직 제공되지 않아서 동사의 인티앰프인 Puc-cini Settanta와 그 외 두 가지 비싸지 않은 프리앰프를 물려보았다. 당연히 오리지널 제 짝 프리앰프인 벨리니로의 연결이 가장 좋겠지만 그 외의 연결에서도 기대한 만큼 알찬 소리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일단 첫 느낌은 확실히 Puccini Settanta를 사용하면서 약간 아쉬웠던 소리의 두께감과 구동력이 한층 향상되었다는 것. Puccini Settanta와 비교해서 음색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Puccini Settanta는 음색이 워낙에 음악적이고 좋았지만 아무래도 구동이 약간만 어려워지는 스피커를 무리없이 흔들어대는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 Donizetti Cento는 듀얼 모노럴 구성이면서도 증폭부와 전원부가 Puccini Settanta의 두 배 이상 수준이라 할 수 있으니 당연히 그보다 월등히 향상된 구동력을 확인할 수 있다.  육감적인 음색

프리앰프를 다양하게 물려 보아도 기본적인 성향은 어디 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감정이 풍부하고 중역의 볼륨감과 두께감이 좋고 육감적인 사운드를 재생해 준다. 앰프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구동력과 음색의 완성도 두 가지 측면으로 놓고 보았을 때 Donizetti Cento는 구동력도 우수하지만 음색의 완성도도 아주 우수한 편이다. 구동력만 놓고 본다면 어지간한 북쉘프 스피커들은 별 무리 없이 거의 대부분 구동해 줄 것이다. 그리고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들 중에서도 중대형급을 넘어서면서 극도로 구동이 어려워지는 타입의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무난하게 구동시켜 준다. 음색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보면 한층 향상된 구동력이 기반이 되어 첫째로 묵직한 듯하면서도 두께감이 향상된 중역과 저역을 들 수 있다. 답답하지 않지만 제법 두터운 소리를 들려주며 상당히 많은 정보력을 재생해 준다. 앞서 말한 대로 감정이 풍부하다는 것은 뉘앙스가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고역은 화사하면서도 다양한 표정을 보인다.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편인데 거기에 적당한 기름기가 섞여 있어 편안하게 음악을 듣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러한 특성이 한데 잘 어우러져 여성 재즈 보컬의 목소리는 한층 육감적으로 들리는데 다이애나 크롤 (Diana Krall) 의 ‘The Look of Love’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좀 더 배에 힘을 줘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좀 더 풍부한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면서도 한 음절 한 음절의 끝에서 약간씩 중고역이 말아 올려지는 느낌도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재즈 보컬에서는 이 느낌이 상당히 맛깔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특히 목소리뿐만 아니라 주위 연주자들의 연주 느낌이 근사하게 깔리는 느낌이라든지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알록달록하게 표현되는 악기들의 매끄러운 느낌도 음악의 운치를 살려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보컬 곡뿐 아니라 재즈의 느낌은 피아노 큇텟 등에서도 아주 좋다. Duke Jordan의 ‘No Problem’을 들었을 때 피아노 소리가 정말 경쾌하다. 가볍게 경쾌한 것이 아니라 리듬과 화음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 아주 경쾌하게 들린다. 그리고 배경의 콘트라베이스나 드럼이 좌우로 은근히 사실적인 무대감을 형성하면서 안락한 소리를 들려준다. 전체적인 화음은 화사한 듯하면서도 절대로 공격적으로 앞서 나오거나 가볍게 울리는 느낌이 없다. 그렇다고 답답함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딱 좋은 느낌이다.  클래식 곡에서도 Audio Analogue 특유의 느낌은 잘 살아나는 것 같다. 바이올린 곡의 경우 종종 까칠하게 들렸던 곡들이 화사함은 유지하면서도 무대가 차분하게 정돈되는 느낌과 함께 자극이 줄어들고 온화한 질감을 들려준다. 중역의 두께감과 윤기감이 늘어나니 당연한 결과이다. Wilhelm Kempff가 연주한 베토벤 소나타 피아노 연주에서 종종 피아노 소리 하나하나를 놓칠세라 긴장하며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Audio Analogue 도니제티와 푸치니 세탄타를 프리아웃으로 연결했을 때는 베토벤 소나타의 곡명처럼 달이 떠 있는 호수가의 고요함과 적막함, 그리고 잔잔하게 울리는 농염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길게 울리고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피아노 울림의 초음은 명확하게, 그리고 길게 울리면서 느껴지는 여음은 물가의 물결처럼 잔잔하게 울려주니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피아노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기대했던 제품답게 Audio Analogue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합리적인 가격에 믿음직한 기본기는 물론, 뛰어난 음악성까지 갖추고 있는 알찬 앰프이다. 최근 들어 적당한 윤기감과 뉘앙스, 그리고 약간의 잔향감이 이탈리아 앰프의 화두가 되는 것 같은데 Audio Analogue는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성품 좋은 스피커에 전용 프리앰프인 Bellini를 물려서 사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음악 시스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