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의 제품들은 한결같이 부드러운 소릿결, 편안하면서도 온화한 재생음을 기반으로 음악적 흐름과 여운을 중시하는데, 본기도 역시 기존 제품들과 일맥상통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소리의 입자가 극도로 세밀한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섬세하면서 윤기있는 소리다. 이러한 모습은 고역대에서 특히 부각되는데, 위로 쭉 뻗으면서 자국적인 소리를 들려주기보다는 자기 한계 내에서 결이 곱고 부드러운 재생음을 만들어낸다. 압도적인 양감이나 단단한 저 역을 추구한다면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나름대로 적절한 양감과 탄력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저역을 들려준다. 중역대는 특별히 탄탄하거나 견고한 편은 아니고, 감상하기에 무난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본기의 최대 강점은 앞서 말했듯이, 섬세하면서도 매끄러운 재생음을 기반으로 음악적 여운을 포착하는 데 있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따뜻하게 전개된다. 소리를 자기 개성대로 만들어내거나 전체 시스템을 자기 음색으로 지배하기보다는, 적절하게 윤기가 배어 있으면서 깨끗하고 섬세한 소릿결로 음악을 자연스럽게 들려 준다. 전반적으로 음장은 다소곳하며 스케일이 작은 편이라 실내악 쪽에서 강점을 발휘하지만, 관현악 총주나 협주곡 재생에서도 별무리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본기의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단아하고 유연한 재생음은 자칫 잘못하면, 스케일이 크고 박력이 부각되어야 할 부분에서는 좀 답답하게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편성 실내악, 현악 쪽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대편성이나 피아노에서는 조금 가벼운 느낌을 주고, 록이나 재즈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기에도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유연하고 매끄러운 재생음을 기반으로, 윤기있는 소리를 중시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출력 전압이 낮은 탓인지 볼륨을 많이 올려야 하는데, 약간 험이 있는 진공관 앰프나 출력이 약한 파워앰프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물론 고출력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MM형 입력단과 MC형 입력단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만, MC형 입력단은 점검하지 않았고 수미코의 고출력 MC카트리지인 블랙 버드로 MM형 입력단만 테스트했다. (정승현) 형식 : MM/MC형 대응 포노스테이지 입력단자 : 언밸런스 2계통(MM x l, MC x l) 입력감도 및 임피던스 : 2.5mV/47k옴(MM), 0.3mV/100옴(MC) 출력단자 : 언 밸 런 스 1계 통 게인 : 34dB(MM, 1kHz), 56dB(MC, 1kHz) SN비 : 80dB(MM), 78dB(MC) 크기 : Wl3.5 x H3.5 x D7cm 무게 : 35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