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니우스는 뉴질랜드에서 1980년에 창립 한 오디오 업체이다. 그동안 뉴질랜드의 오디 오가 한국에 알려진 것은 별로 없었다. 사실 뉴질랜드는 농업으로 유명하고 공업 제품은 별로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뉴질랜 드의 플리니우스가 한국에 처음 선보인 제품 은 SA250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이었지만 하이엔드적인 소리 경향으로 국내 의 오디오 애호가에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플리니우스 애니버서 리 인티앰프는 CD 플레이어와 함께 탄생 30 주년 기념작으로 나온 세트이다. 애니버서리 인티앰프는 8Ω에서 200W 출력이고, 4Ω에선 280W라는 출력을 낸다. 이 정도면 웬만한 스 피커는 거의 구동할 것이라고 본다. 밸런스 입력 1조, 언밸런스 입력 5조가 있고, 스피커 출력도 2조가 있어서 바이와이어링 연결도 가능하다. 또 프리앰프로 사용할 수 있는 프 리 아웃 단자도 있다. 외형은 전면 패널의 좌 우 측면이 라운드 처리가 되어 있지만, 전체 적으론 견고한 모습이다.

애니버서리 인티앰프를 시청하기 위해, 먼 저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 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피아노의 음은 명료하고 풍부한 소리로 들려준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 노 트리오‘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 (Erato)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의 음색이 사실적이며, 바이올린 또한 애처롭게 울린다. 사실적이지만 거칠지 않고 자연스러운 소리 이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중에 나오는‘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 서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명료하지만 부드럽다. 반주로 시작 하는 저음 현악기 소리 역시 선명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가 명료하며, 각 솔로 가수들의 목소리는 역시 맑고 명료하다. 좌우로 크게 펼쳐지는 합창대와 무대 가운데서 두드려대는 팀파니와 북의 소리 또한 선명하면서도 자연스럽다.

플리니우스의 30주년 애니버서리 인티앰프를 몇 가지 음반 으로 들어 보니, 전체적으로 힘이 뒷받침되지만 단정하고 맑고 명료한 소리를 추구한 앰프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앰프는 소 스기기로부터 온 음악 신호를 순수하게 증폭해 내기만 하면 그 역할을 다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음의 왜곡 이나 가감이 생기기 쉬운데, 애니버서리 인티앰프는 그런 면을 가급적 배제한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 중의 하나라고 본다. 스 피커의 진동판을 제대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앰프는 스피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애니버서리 인티앰프 는 그런 앰프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앰프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