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부품만을 엄선 투입한 충실한 설계가 돋보여 동사의 파가니니 CD플레이어와 마에스트로 인티앰프에 대한 시청평을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마에스트로 인티앰프와 시리즈를 이루는 마에스트로 CD플레이어를 접하게 되었다. 우선 외관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검은색의 패널에 다시 입체적으로 덧대어진 전면 패널은 귀족스러움과 현대적 세련미를 겸비하고 있다. 설계적인 면에서는 파가니니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DAC에는 AD1855가 2개 병렬로 사용되어, 일반적인 CD 시그널까지 고해상도로 변환되도록 했고, 또 샘플링 레이트 변환기에도 프로 스튜디오 장비에 사용되는 크리스털 세미컨덕터사 제가 사용되어서, 지터와 디스토션을 극한까지 줄이고 있다. 폴리프 로필렌과 요스콘 콘덴서, 0.1% 저항 등을 엄선해서 사용했고, 또한 CP앰프 대신 선형성이 뛰어난 FET가 디스크리트로 투입된 점이 신뢰감을 준다. 또한 과도응답을 개선하고 투명도 높은 디테일의 묘사를 위해 전체 퍼드백을 적게 걸어서 넓은 대역폭을 확보한 점도 돋보인다. 일체용 CD플레이어이지만, 디지털 입력단자도 별도로 마련해서 외부 소스를 입력 받아 DAC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의 디지털 프로세서는 24비트/96kHz로 동작하는데, 이때 아날로그 스테이지와의 간섭이 전혀 없도록 설계된 점도 돋보인다. 그리고 독특하게 루프 옵션이 추가되어 있다. 트랜스포트에서 나온 시그널이 DAC로 가기 전에 디지털 이퀄라이저, 딜레이 유닛, 매직박스를 거칠 수도 있게 해서 스피커의 반응을 정확하게 보정해 주는 기능이다. 시청에는 오디오리서치의 LS-25 MKII 프리앰프에 브라이스턴의 14B ST 파워앰프를 연결했다. 스피커는 오디오벡터의 S6 시그너처와 MBL의 300D MKII, 그리고 카르마 2.0을 번갈아 가며 걸어서 들어보았다. 그랬더니 각각 다른 기기들간의 개성을 잘 부각시키면서도 음악성 넘치는 고급스러운 사운드가 재현 되었다. 정밀하고 밀도 높은 사운드로 대역폭이 넓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반응속도도 적당할 뿐만 아니라 저음에서는 깨끗하면서 힘이 느껴진다. 자연스럽고 따뜻하며 윤기가 느껴지는 데다가 음상 재현의 사실성도 매력적이었다. 디자인의 센스뿐만 아니라 음악성 넘치는 사운드여서 이탈리아인들의 예술적 감각에 새삼 감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엄윤섭) 무게감이 느껴지는 디자인 중립적인 음색을 지향하다 한마디로 듬직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에 적당한 가격과 음질을 갖춘 제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소리 경향은 약간 밝지만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음색을 지향하고 있다. 소릿결은 가늘지도 두껍지도 않으며, 중고역은 약간 밝고 저역은 응집력과 탄력에 중점을 두어, 음악 자체에 부담 없이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든다.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기본 해상력을 바탕으로 소리를 얼버무리지 않으면서도, 특정 대역을 강조함으로써 특별히 소리를 만들어 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해상력을 극대화하거나 특정 악기의 질감을 절묘하게 부각시켜서 오디오적인 쾌감을 보여주려 하지도 않는다. 좋게 말하면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별 개성이 없다는 평도 면할 수 없다. 당연히 소리에서 자기 개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사람,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려는 사람, 미묘한 소리의 윤곽이나 음영을 중시하는 사람과는 취향이 갈릴 제품이다. 그러나 음악의 표정이나 전체 윤곽을 짚어 내면서 소리의 전체적인 균형, 조화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제품의 장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곧 음악의 종합적 표정, 골격, 윤곽의 면에서 '기본'을 중시하지, 음악의 세부를 현미경 보듯 살피면서 '분해'하고 '분석'하는 소리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곧 이 제품이 음악의 재생이 무엇이고, 오디오가 무엇을 위한 기계인지에 대한 뚜렷한 자기 주관에서 출발해서 설계된 제품이라는 것이 타당한 평가일 듯 싶다. (정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