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함과 청량감 바탕으로 한 감동의 메신저 다인오디오 제품에는 자사가 표방하는 대로 가식 없는 신뢰감이 있다. 메인 스스템으로 사용해본 적도 없으면서 여기저기서 시청을 해본 경험만으로도 감히 남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점들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취향만 맞는다면 밥상이 이미 차려져 있는 그 곳을 주고 싶은 것이다. 다인오디오의 스토리는 이제 어느 정도 오디오파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이 된다. 최근에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만한 기둥 뿌리 만한 스피커인 에비던스와 기존의 기함격인 모델 컨시퀀스에서부터 가격 대 성능비가 월등했던 오디언스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평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사실 에비던스와 컨시퀀스 이 두 모델은 시리즈물이 아닌, 상징적인 의미의 모델들이라고 보이며, 실제 다신오디오의 최고 시리즈물은 이름에서부터 확신에 차 있는 컨피던스였다. 이 시리즈는 다인오디오가 창립 이래 이어 오고 있는 샤프하고 깔끔한 이미지 그대로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저역에서부터 중역, 고역 유닛을 기존 스피커들과는 거꾸로 붙여 나간 톰 모델 컨피던스 5는 그 독특한 구성과 더불어 하이엔드 시장에서 다인오디오의 이름을 각인시켜 놓는 계기가 되었으며 공전의 히트로 기록된다. 이 컨피던스 5의 주니어 버전으로 개발된 모델이 바로 컨피던스 3다. 기본적으로 5의 컨셉을 그대로 내려 받았다고 짐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컨피던스 5의 7.5인치 우퍼와 다인오디오의 자존심과도 같은 에소타를 고역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며, 단지 중역 유닛을 생략하고 키가 작아지면서 플로어 타입에서 스탠드 타입으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대역간의 밸런스 뛰어나고 저역의 밀도감과 양감 잘 잡아내 컨피던스 3는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으로 포트는 후면 하단에 위치한다. 컨피던스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모습 중의 하나가 슬라이드 식으로 되어 있는 바인딩 포스트다. 싱글 와이어링 대응의 두 개의 포스트만으로 구성되며, 바닥에 깔려서 밀어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구조는 다른 스피커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설정이다. 아울러 두 개의 바인딩포스트 중앙에 오코스 동축형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컨퍼던스 3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필자가 알고 있는 다신오디오의 사운드 그대로였다. 단정, 간결함과 청량감을 바탕으로 하는 기본 골격 속에서 순간순간 끓어오르는 열기는 각별한 감동이다. 마치 말끔하게 차려 입은 수트 속의 뉴요커 같은 모습 속에 람보의 피가 끓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과도 같다. 컨퍼던스 3는 대역간 밸런스가 뛰어난 스피커라서, 나쁘게 말하면 어느 대역에 있어서 특징적인 부분은 없어 보인다. 저역부터 살펴보면. 밀도감과 양감 둘 다 잘 잡아내고 있어서 잘 조여진 상태로 푸짐하고 품위 있는 저역이 만들어진다. 다섯 평 정도의 아파트 거실에서는 뒷벽과의 거리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양감을 살린다고 해도 최소한 약 50cm 이상은 띄어야 이 품위 있는 저역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역에 사용하고 있는 에소타 유닛은 다인오디오사의 다른 제품들은 물론이고 여러 하이엔드 스피커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명한 단품 유닛 중의 하나다. 이 유닛의 고역은 정말 '품위' 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점잖으면서도 멋을 최대한 내고 있다. 현과 피아노, 여성보컬에 있어서 질리지 않는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최근까지 필자가 사용해 오던 소너스 파베르의 일렉타 아마토르 같은 스피커에서 느낀 바로는 아 유닛이 만들어 내는 고역은 결코 들뜨거나 화려하지 않은 채로 아름다운 음색 묘사에 능하다. 상급기인 과르네리 오마쥬의 튜닝에 와서는 좀더 미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한편 중역대에 있어서는 특별히 자기 주장이 강하다든가 도드라진다든가 하는 일 없이 상당히 중립적이기 때문에 이 점은 앰프 선정에 영향을 줄 부분이다. 이 스피커는 당연 앰프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하겠는데, 고역이 좀 강해도 괜찮을 것 같고 중역대의 표현력이 좋을수록 좋을 듯싶다. 저역 제동력은 굳이 언급을 안 해도 될지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다인오디오의 저역 유닛은 고유의 탄탄하고 단정한 저역을 제대로 얻으려면 앰프에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시청에는 Ayre의 V3 Mk2를 사용했는데, 이 스피커의 특성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조합 중의 하나이지만, 고역이 좀더 두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근작들로는 오디오 리서치의 VT시리즈나 패스의 X시리즈, 크렐의 FPB시리즈의 앰프 등이 각각 설득력 있는 음을 내줄 좋은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 소스 중 압권이었던 헤레베헤의 바흐 미사 b단오 펄만과 아쉬케나지의 베토벤 <크로이처>(Decca)는 생동감이 뛰어나고 분석적이다. 깊이감은 평범해 보이지만, 좌우로 넓게 만들어지는 스테이징은 대단히 입체적이다. 바이올린의 음색은 단정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 매끄럽다. 피아노 역시 아쉬움 없는 재생음이다. 레베카 피존의 <스페니쉬 할럼>(Chesky)은 샤프한 음상이 잘 드러나는 연주다. 보컬의 모습과 입술 움직이는 느낌 등이 잘 전해져서 좋다.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떨어져 나오는 느낌은 좋은 한편, 필요한 부분에서는 오히려 적당히 릴랙싱하면서 감겨 주어도 좋을 것 같다. 혜레베헤 지휘의 바흐 미사 b단조(Virgin)는 시청해본 소스 중에서 가장 좋았다. 총주시의 분해력과 관악기의 명쾌한 뻗침, 입체감 넘치는 합창의 아름다움 모두 잘 전달해준다. 대역의 커버리지가 넓은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시청자에게 호쾌함이 전해진다. 감동이 일고 순간순간 광채가 나는 연주다. 록 넘버로 가서 <레이지 어겐스트 더머쉰> (Sony)을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진다. 파워풀한 느낌과 에너지감의 강약 묘사가 훌륭한 그루브감을 만들어 낸다. 잭의 보컬의 느낌은 좀 여윈데가 있지만, 강하게 박두해 오면서 귀에 꽃힌다. 킥 드럼은 공격적이고 임팩트 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