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Amp.] Avantgarde Acoustic / Model 5 plus 월간오디오  2007.08

자연미와 순수성이 극치를 맛보다

글: 김남
 
이세상의 스피커 메이커들은 제품을 내놓을 때 이랬으면 좋겠다.

“이 스피커는 이런 앰프로 튜닝을 했으며 상성이 가장 좋으니 고생하지 말고 그앰프를 사용하시오.

그 얘기를 수입상의 책임자에게 말했더니 맞장구를 치는 대신 당장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장사 다 해먹게요? 하긴 그말이 맞겠다. 모두 앰프 회사와 스피커 회사가 짝짓기를 하느라고 소동이 벌어질것이며 시장의 규모도 형편없이 줄어들고말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제발 그런 발표가 좀 나왔으면 좋겠다. 소비자가 일일이 이리저리 테스트를 해보고써보고 다시 반복을 해보고 하는 시간 낭비, 돈 낭비가 오디오 애호가들의 업이라고는 하지만 인생에서 차지하는 출혈이 너무도 아프기 때문이다. 

아무리 눈을 부라려도 그런 친절을 베푸는 메이커는 없다. 가까스로 알아낸 정보라는 것도 말하자면 실수로 새어 나온 정보인 경우가 태반이다. 80년대 고가이면서 신기술로 소문난 셀레스천의 600이라는 작은 제품은 감도가 80dB 초반이어서고급 반도체 앰프, 최소한 200W의 출력을 가진 파워를 쓰라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상당한 기간이 지나 내한한 그 메이커의 책임자가 은근슬쩍 가장 잘 맞는 앰프는 진공관 EL34라고 흘리는 것을 듣고말았다. 

널려 있던 진공관 4,50W짜리면 되는 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반도체 앰프만 이것저것 건드리다가 손을 털어버렸던 것에대한회한이 지금도잊혀지지않는다. 

소개하는 인티앰프를 들으면서 그런 감회가 맨 먼저 떠오른다. 아마 자신의 스피커에 잘 맞는다 하면서 이 정도의 가격에이런 앰프를 내놓는 것은 이 메이커가 처음일 것이다. 정상적으로 한다면 스피커의 두 배가 넘는 가격대로 4,5천만원짜리분리형 앰프를 내놓았을 것이다. 그런데터무니없이 작아서 미니라고 불리며 가격도 이 정도라면 요즘 세상에 누가 콧방귀를 뀌지도 않을 것인데 태연히 이 이상의 앰프는 필요 없다고 말하고있는 것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작고 가벼운 앰프는애초부터 아방가르드의 스피커인 솔로나우노, 듀오 등의 스피커와 매칭하기 위하여 태어난 제품이다. 물론 타 메이커의 스피커와 매칭을 할 수도 있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이 제품은 아방가르드 스피커와의 상성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전제코자 한다. 아방가르드라는 프랑스어의 뜻이 전위대, 선발대 같은 것이고 보면 이 인티앰프야말로 진정한 아방가르드의 전위대인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스피커와의 동시 청취소감이라는점을 밝혀 드리고자 한다.

필자가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갖고 싶은제품이 있다면, 그런 표현을 지난호의 아방가르드 해설기사에서 쓴 바가 있지만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그 포인트가더욱 선명해진다. 즉 이 회사의 듀오라는혼 스피커와 바로 이 인티앰프인 것이다.세상의 통념은 앰프가 스피커보다 두 배쯤은 비싸야 매칭이 좋다는 것으로 되어있다. 확실히 좋은 앰프로 음을 넣으면 보통의 스피커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온다.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앰프가 스피커의거의 4분의 1 값이다. CD 플레이어도 분리형 같은 것은 필요 없고 보통의 중간급정도(함께 시청한 CD 플레이어는 플리니우스 단품)면 만족하게 밸런스가 맞는다.오히려 고가의 M사 CD 플레이어는 너무날카로워 평가가 불가능할 정도로 좋지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혼 스피커인 때문이다. 과장하자면 혼 스피커는 파리의 날갯짓도 소리가 들린다. 연주자가 플루트를 불 때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폼나게 불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은 보통 스피커 를 통해서이고, 혼 스피커를 통해서 들으면 플루트를 불면서 저렇게 호흡이 거칠어지고 바람소리가 많이 나는구나 하는것을 체감하게 된다. 바이올린에서 송진가루 날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뻥을 치는경우도 혼 스피커를 통해서 들으면 수긍할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극도의 해상도를 위주로 한 기술력 넘치는그런 CD 플레이어가 혼 스타일에서는 오히려 잘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인티앰프의 출력은 A급에서 0.4W,믿어지지 않는 수치다. AB급에서는 27W에 불과하다. 아방가르드 스피커는 저역에는 자체 앰프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이 작은 출력으로는 중고역만 울리게 되어 있다. 아방가르드 제품에서는 0.4W만소모가 된다. 그래서 도대체 이런 허약한출력으로 소리가 나오기는 할까 하는 염려 때문에 처음에는 다인오디오의 스페셜버전인 25(감도 88dB)에 물려봤다. 소리의 질 여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발생 여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연실색을 하고 만다. 일부러 소니의 샘플러음반의 시끄럽고 요란한 곡을 걸었는데큰북과 관악기들이 낭창낭창 쏟아져 나오는 파워감에 그야말로 아연실색이다. 성악곡도 매끄럽고 유연하며 쏜살같이 치솟아 올라가는데 8인치 유닛이 마치 10인치이상의 대형 스피커처럼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러한 광대역 때문에 처음에는 과연이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다시 확인을 해보는 혼란을 겪게 한다.

그런 진경험을 충분히 거친 뒤에 본 제품인 아방가르드의 듀엣에 물려본다. 옮기자마자 진홍빛 거대한 혼의 아귀를 통하여 배음으로 잘 들리지도 않았던 심벌의 울림이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하면서 방안에 실연주자가 들어와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만같다. 플루트 연주자의 호흡소리를 들어보라. 플루트의 자연미와 그 순수성이 극치를 이루는 것 같다.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바람소리가 관능적으로 쉬지 않고 이어지며 연주자의 바로 곁에 의자를 놓아두고앉아 있는 듯한감촉이 인다.

헨델의‘울게 하소서’를 연주하는 호른주자의 입에서 저런 탄식 같은 호흡이 쉬지 않고 이어지다니! 혼 스타일이 아니면이런 체험은 불가능하다. 박스형 스피커의 한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한숨을 쉬어야 한다. 도대체 그 비싼 박스형스피커와 그 대출력 앰프의 힘은 어디로갔단 말인가. 왜 이런 소리를 내주지 못한단말인가.

왜 이렇게 덩치 큰 혼 제품이 지금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지 마치 그 정답을완전하게 해독하는 느낌이 든다. 오래전에 썼던 JBL의 자그마한 혼에서는 이런정도의 리얼리티가 없었다.

아, 이것이 진정한 첼로의 소리로구나,하는 탄식과 같은 감동뿐이 아니다. ‘핀란디아’에서 밀려 나오는 장엄한 물결소리는 방안을 완전히 꽉 채운다.

모든 음의 외곽을 완전히 장악하면서도해상력이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곡을들어도 자연스럽다는 점은 이보다 서너배 더 비싼 스피커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작은 앰프의 신호경로는 극도로 짧다. ‘Less is more’라는 원칙을 적용하고있다. 그 원칙의 실현은 2단계로 증폭을해서 매우 적은 피드백을 걸었다는 점이다. 높은 해상도가 아마 이 과정에서 얻어진다. 기존의 앰프들은 2단 증폭보다도 훨씬 더 많은 증폭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디스토션(왜곡, 일그러짐)이 문제가 되는데 그것을 줄이기 위하여 다시 피드백을 걸어 줄이고 있다. 여러 단계의 증폭은결국 여러 단계의 피드백이 필요하며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딜레이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인티앰프는 신호경로에서 두 개의 TR을 통하여 2단계만의증폭을 거치는 것이다. 그 결과로 CD의신호 주파수 범위 이상인 220kHz, 4옥타브까지 재생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정도라면 SACD, DVD와 같은 광범위한 신호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놀라운장점을 지니게 된다. 리모컨은 필수이며리모컨은 강력한 전자모터와 연결되어 전원을 넣으면 전면에 밝고 은은한 불빛이들어와 작지만 매우 아름다운 전원주택같은 감미로움이 넘친다. 라인단자는 모두 언밸런스이며 프리아웃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자도 구비되어 더 강력한 파워 앰프를 연결할 수도있다. 

이 작은 앰프, 그리고 듀오나 나노라는 혼 스피커와의 매칭은 그 놀라운 실력과 가격으로 따져도 오디오계의 진정한 로또라고 불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07.08(64-6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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