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Amp.] Avantgarde Acoustic / One Control 월간오디오  2007.06

앰프로 또 한 번의 혁명을 선사하다

글: 김남
 
우리나라 오디오 업계에서 삼형제가 동시에 현역으로 종사하는 예는 태인기기가 유일하다. 어쩌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지도 모른다. 장남은 수입상을 운영하고, 그 아래 두 형제는 각각 서울 용산의전자랜드와 서초동의 국제전자센터에서금강전자라는 동일한 상호로 숍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기종으로는 다인오디오를필두로 다채로운 제품이 있는데 아방가르드도이 곳을 거쳐들어오고 있다. 

이 아방가르드가 국내에 들어오게 된 과정에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처음부터 삼형제가 함께 오디오 업계에 진출한것은 아니고 맏형이 제일 늦은 셈인데 다른 공산품 수입을 하다가 주변에서 자꾸오디오 기기를 수입해보라는 권유를 받게된다.

“남들이 다 하는데 할 것이 없잖은가”라고 사절하다가 그래도 찾아보면 아직도명기가 많다는 강권을 받고 당시로서는거래가 좀 드물었던 독일에 가서 제품을찾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독일에서 오디오쇼가 열렸기 때문이기도 한데, 90년대 중반 이곳에서 아방가르드라는 괴상하고 특이한 스피커를 발견했다. 한눈에 봐도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피커라서한 번 모험을 해보기로 하고 물어물어 공장을 찾아간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고맙다면서 물건을 주기는커녕 수출은 할 수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오너가 직접 수작업 형태로 소량생산하는 관계로 자국 판매도 주문을 따라가기 어려운 처지인데 한국이라는 생소한 작은 국가에서 수출을 해달라고 했으니 시큰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때까지 그 업체는 수출을 해본 적도 없었다.읍소하다시피 통사정을 하여 간신히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이 스피커를 수입하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기대에 부풀었던 것도잠시, 90년대 중반 들어 왔던 이 스피커를필자도 당시 시청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시청했던 평론가들로부터 모두 낙제점을 받고 말았다. 감도가 100dB이 훨씬 넘는 스피커를 300W가 넘는 반도체 앰프로걸어 놓았으니 벙벙거리고 거칠어 도무지들어줄 수가 없는 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무나도 전위적인 그 생김새,강한 컬러 등이 거부반응으로 나타난 듯했다. 결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제품이가는 당연한 길, 수입중지로 나타나고 말았다.

이 비운의 제품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아시아 시장에서 비로소 일본 애호가들의관심을 끌게 되고 그 전위적인 디자인도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는 변화가 일기시작했다. 그리고 소출력 진공관 앰프의각축이 시작되면서 드디어 성가를 인정받아 수입을 재개한다. 이 제품을 보다가상자형의 스피커를 보면 맥이 빠지는 느낌을 받게 되니 그것이 인간사의 간사한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그 아방가르드의 가장 대형이면서 무게가 한 짝당 180kg짜리 톱 모델 메타 프리모가 출시되었고 여세를 몰아 드디어 자체 제작한 인티, 프리, 파워 앰프가 선을 보이게 된다. 자그마한 인티앰프는 하위 스피커인 우노, 듀오 등과 훌륭한 궁합이라는데 필자가 들은 제품은 메타 프리모. 가격도 엄청 고가이다. 소수의 재력가에게 해당되는 제품들이지만보통의 애호가들로서는 또 하나 오디오 명기 탄생을 보는것만으로도 즐겁다.

이번의 포인트는 앰프에 국한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돌리겠다. 프리는 DC 앰프이고 파워는 상당한체구임에도 50W 출력의 모노블록이다. 4년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다는데 이출력으로 위의 스피커를 구동하게 된다.스피커는 무려 감도가 107dB. 왜 자체 앰프를 개발했는지 이해가 된다. 다른 앰프로 울려서는 아무래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양 옆에 커넥터가 배치되어 있는 프리는배터리로 구동되는 방식인데 전체가 모듈화되어 있으며, 특허를 지니고 있다. 배터리가 2개의 방으로 분리되어 한쪽이 구동되면 한쪽은 충전되는 설계가 돋보인다.종전의 대부분 방식은 배터리가 다 되면자동으로 AC 전환이 이뤄지는 방식이었다. 배터리는 잔량이 25%가 되면 자동 스위칭이 된다. 이때 볼륨은 자동적으로 취소가 되며 스위칭되는 시간이 약 2분 정도걸린다. 한 번 충전되면 12~14시간 동안안정적으로 구동된다. 가장 정교한 실버접점의 볼륨도 특징인데 1.5dB의 48접점리모트 컨트롤이다. 통 알루미늄을 절삭한 섀시는 무게만도 12kg에 달한다. 외양은 밋밋하며 장중하다.

파워 앰프의 외관도 밋밋하며 냉정하고장중하기는 마찬가지. 동사의 감도 높은스피커를 절대적으로 조용하고 완벽하게신호를 컨트롤하기 위한 제로 피드백과 시메스트리 싱글 엔디드 푸시풀 회로를 채택했다. A클래스이며 풀 모듈화된 DC 회로는 역시 특허를 출원했다. 통 알루미늄을절삭한 것이나 섀시 무게는 프리와 같다.바이어스를 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이 기존의 앰프와 사뭇 정서가 다른 디자인은 스위스의 디자인 회사인 하네스 웨테스테인이 만든 것이다. 최근 고급기의 추세답게 입력에 밸런스 단자가 없다. 홈 오디오에서 밸런스 단자는 필요 없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높이고 있는 증거인지도모르겠다. 이 제품들은 아직까지 카탈로그가 만들어지기 전이었다. 더 이상의 특별한 내부 구조 등에 대해서는 자료가 부족하여 설명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이 기기에 마크 레빈슨의 CD 플레이어와 아방가르드에서 제공한 케이블로 매칭해서 들어 본다. 크기와 무게 때문에 서초동 국제전자센터의 금강전자 숍에서 시청이 이루어졌다. 약간 선병질인 정도로 해상도 위주인 CD 플레이어가 약간 장애를준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까칠한 배음이 나왔다. CD 플레이어 매칭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오디오 기기의 사이클을볼 때, 극도의 해상도 위주가 지난 시절의추세였다면 지금은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투명한 톤을 추구하는 시절이된 것 같다. 그럼에도 이 기기들의 조합은충격을 주기에 족하다. 음의 실체감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 들었던 사계의 봄에서 마치 첫 소절이 은빛 실비가 내리는 것처럼 세밀하게 번쩍거리는 사운드는 고가의 리본 트위터에서 들었던 것이다. 그 외에 다이아몬드 트위터라는 것에서도 이러한 감촉을느낀 적이 없었는데 마치 하염없이 촉촉한 봄비가 뺨 위에 부딪히는 그런 쾌감이있다. 그만큼 가닥추림이완벽하다.반짝거리는 금관악기의 광채 역시 내장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준다. 스피디하게청렴한 대금산조의 가락은 완연한 달빛아래 들리는 소리 같다. 습기를 머금은‘미사 글로리아’의 호세 카레라스 음성은 압권. 오히려 약간 까칠한 장애가 특장으로작용하는 것은 아닐는지. 마치 마약 같은 소리가 난다.

스피커와의 세트화인 탓으로 저역은 바닥을 긴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이 저역은 파워 앰프의 역할이 아니고 스피커에 내장되어 있는 내장 앰프의 범위 안에서 들리는 것이지만 북의 크기, 그리고 가죽의 진동까지 감지될 정도로 훌륭하다.콘트라베이스의 튕김에서도 그 공기 울림이 가슴을 출렁거리게 만들고 밀려오는충격파가 손에 잡힐 듯이 그려진다. 현은깨끗하고 사실적이며 호른은 그윽하기 짝이 없다. 조지 윈스턴의‘9월’은 피아노가깊고 장중하여 방 안에서 그랜드 피아노의 실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이다. 고가의 세트로 시청한 만큼 이 정도는 나오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이 스피커와 앰프는 사운드 재생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2007.06(84-8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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