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Plinius / MAURI CD Player 월간오디오  2013.6

음악에 눈 뜨게 하는 진솔함의 무대

글: 나병욱
 
지에서 플리니우스 제품에 대한 시청을 여러 번째 맞이하고 있어, 이제는 집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필자의 오디오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게 된 듯하다. 플리니우스의 제품들을 대할 때마다 평범하지만 볼수록 특색 있는 섀시가 돋보인다. 두툼한 알루미늄을 가공한 화려한 모양새는 단순히 고급스럽게 보이겠다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많은 이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표면을 브러시 아노다이즈드 처리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양면을 부드럽게 라운드 설계한 것은 내구성을 한층 높이고 짜임새 있게 제작하여 내부의 회로나 중요한 부품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등 오디오 본연의 임무인 좋은 사운드를 계속 유지시키겠다는 일종의 의지인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만난 마우리 CD 플레이어는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작심하고 출시했던 애니버서리 에디션 CD 플레이어와 그 후속작 CD-101 다음으로 출시된 최신 모델이다. 30주년 기념으로 나왔던 애니버서리 CD 플레이어는 참신한 설계를 바탕으로 간결하면서도 배음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해상도가 뛰어나며, 유려한 톤 컬러와 함께 소스 기기의 표준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모범적인 CD 플레이어라고 찬사했고, 뒤를 이어 발표되었던 CD-101에서도 좋은 평가는 이어지고 있었다.

좀 빠른 사이클로 새로운 모델을 발표한 것은 의외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특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지속적인 개선 의지를 제1의 설계 철학으로 삼고 있는 플리니우스에서는 새로운 사운드의 테크닉을 그대로 보관만 하고 있는 것은 플리니우스를 선호하는 세계 각국의 마니아들에게 보답이 아니라 생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전하고 싶다는 CEO의 생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마우리는 기존 CD-101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자세한 자료는 찾을 수 없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은 자연스럽게 그대로 유지·계승하면서 더 정성 들여 제
작·튜닝하는 한편 아날로그 파트에서 배선들의 최단거리를 실현하는 방법을 적용시키며 커넥터들의 품질을 한층 더 향상시키고 고급화하여 완벽한 접속으로 신호의 흐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이 추가적인 사항이다. 그 외에도 레귤레이터, 트랜스 포머 등 채용되고 있는 부품들을 새롭게 설계, 품격을 높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CD-101에서 검증되었던 우수한 버 브라운의 칩은 마우리에서도 계승되어 그대로 채용되고 있지만,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CD-101에서 사
용되었던 CD 트레이는 트랜스포트 슬롯형으로 대체되었다. 물론 덕분에 마우리의 전면 패널 모습은 한층 심플한 모습을 보여준다.


플리니우스의 아이덴티티처럼 되어 있는 트랙 디스플레이 LED는 마우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대략 1-20개의 아주 작은 흰색의 LED를 가로로 배치하여 재생되는 트랙의 정보를 확인하게 해준다. 여타 CD 플레이어에서 채용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창은 조금만 물러나도 흐릿하여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지만, 마우리에서는 그 LED 법칙만 이해하면, 아주 멀리에서도 독특한 푸른빛으로 정보를 확인하기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CD가 없을 때는 LED는 꺼져 있고, CD가 장착되면 1번의 LED가 점멸한다. 재생되고 있을 때는 해당 번호의 LED가 푸른색으로 아주 밝게 빛을 발한다. 리어 패널도 아주 단순한 배치로, XLR 단자와 RCA 단자가 각 1조씩 준비되어 있고, 그라운드 리프트 스위치를 준비하여 일렉트릭 노이즈에 대응하며, 리모트 IR 소켓과 메인 전원 소켓이 전부이다. 재생할 수 있는 소스도 오직 기본적인 CD만으로 되어 있다. 요즈음 쉽게 눈에 띄는 USB 단자도 없고, SACD도 없이 말이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세계 음악 애호가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CD만을 충실하게 재생하기 위해 이것저것 다 제거하여 복잡하지 않게 설계해 명쾌한 사운드로 보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재생되는 사운드에는 가식이 없는 진솔한 음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눈 주위를 새까맣게 덧칠한 TV에 출연한 여인의 화장법이 아닌 순수한 여인의 모습처럼 편안한 사운드이다. 첼로나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에 탄력이 있으며 무게감도 적절하다. 재생되는 주파수 전 대역에서 밸런스가 좋으며, 스테이지의 범위가 너무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 않은 적당한 크기라고 느껴진다. 성악에서 목소리가 명쾌하고 고역에서도 무리 없이 안정적이다. 반주하는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의 위치도 잘 확인하게 하는 사운드이고, 재즈 음악에서도 현장의 분위기는 리얼하게 전해진다. 외모의 참신하고 단촐한 모습과 사운드는 여러 면에서 닮고 있는 것 같다.
2013.06 Plinius Mauri.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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