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rated Amp.] Plinius / HAUTONGA 월간오디오  2012.06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는 플리니우스의 매력

글: 나병욱
 
플리니우스 애니버서리 인티앰프에 대해 필자는‘플리니우스의 앰프나 CD 플레이어들은 첫눈에 반할 만한 귀족 같은 화려함은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허접한 모습은 결코 아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데 플리니우스의 디자인 책임자의 설계 철학이라는 설명서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의 설명에 의하면 플리니우스의 앰프 디자인은 여타 다른 오디오회사의 디자인과는 차원을 달리 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플리니우스는 물리적인 힘과 시각적인 단순함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플리니우스만의 특별한 케이스를 만들자는 데서 시작된 것이란다. 외부에 투자하는 대신 퀄러티를 위한 부분에 집중 투자하며, 내용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강한 내구력을 가질 수 있는 섀시, 그래서 모서리를 크게 라운드 처리하는 등의 설계가 필요했다는 것. 첫눈에 반할 만한 화려함은 없더라고, 보면 볼수록 플리니우스만의 사운드와 함께 친근해질 것라고 이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익숙해지지 않은 음악을 처음 듣는 것처럼 처음에는 낯설는지 모르지만,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그 음악이 친근하게 느껴지듯이 디자인을 이해하고 즐기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플리니우스의 디자인은 시각적, 촉각적 품질이 음악을 듣는 경험을 한층 향상시켜줄 것이라 믿으며, 그렇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한다. 플리니우스는 32년이라는 역사가 말하듯 거의 매년 새로운 앰프들을 출시하고
있다. 하여 그동안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세계각처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값을 비싸게 하여 특수 계층만을 겨냥한 제품이라기보다는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제품으로 말이다. 오늘 만나게 된 플리니우스 하우통가 앰프도 이와 같은 정서를 가진 통합 앰프라 칭하는 인티앰프이다.

지난번 애니버서리 인티앰프와 외모만 보아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는데, 실제 내용에서는 상당 부분 다르다고 한다.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음식에서 어떤 조미료를 사용했느냐보다는 어떠한 맛이 나게 만들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하고, 시청에 시간과 공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본 앰프는 사이드에 있는 좀 큰 볼트 4개와 탑 패널에 있는 9개의 볼트를 풀면 내부를 훤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내부에는 안정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강력하게 만들어진 전원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스트레이트하게 배치된 PCB 기판에는 고급스런 부품들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한 레이아웃을 보며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한다. 리어 패널에는 전작 애니버서리에서처럼 바이와이어링이나 바이앰핑이 가능하도록 2조의 바인딩 포스트 단자가 준비되어 있으며, 5조의 RCA 입력이 있다. 한데 CD 입력에는 별도의 XLR 입력이 1조가 더 있다. 이 밸런스 입력은 마련된 토글스위치를 이용하여 선택할 수 있다. 홈시어터에 사용할 수 있게HT 바이패스 단자가 있으며, 다른 파워 앰프와 매칭이 가능한 프리아웃 단자와 리코딩에 대응하는 라인 아웃 단자도 있다. 또 험에 대응할 수 있는 그라운드 리프트 단자와 금도금 처리한 포노 어스 포스트가 마련되어 아날로그 턴테이블 사용에 편리하게 되어 있다.

하우통가에는 특별한 앰프의 보호회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앰프 내부 온도가 110도를 넘으면 온도 센서가 감지하여 자동으로 전원을 중단시킨다. 열이 안정적으로 내려가면 전원이 다시 켜지지만 이런 경우 안전을 위해 반드시 앰프를 점검해야 한다. 서두에 플리니우스의 섀시에 대해 말했지만 하우통가의 리모컨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경찰봉 보다도 더 크게 만들어진 크기에, 사용하다 발에 떨어트리면 멍이 들 정도로 두텁고, 묵직한 알루미늄 재질인데, 필자로서는 생전 처음 대하는 크기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성 들여 잘 만들어진 리모컨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본격적인 시청으로 들어가, 우선 명쾌한 사운드에 발 빠른 대응, 연주자들의 위치까지 잘 그려 내주고 있다. 악기들의 질감 표현도 확실하여, 악기들마다 특유의 주법도 적나라하게 표현해준다. 예컨대 트럼펫의 경우 광채 나는 음에‘투구투구’와 같은 주법도 기분 좋게 보여준다. 섬세하며 차가울 것 같은 현악기들의 시원한 고음 처리에서라면, 어느 정도 스피커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리드미컬한 음악에서 리듬과 비트가 살아있으며, 가수들의 목소리가 생기발랄하고 발음은 명쾌하게 들린다. 따라서 가수들의 특징과 특유의 발성, 그리고 바이브레이션도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며, 큰 무대는 아니라 하더라도 라이브 음악의 현장감에서 리얼한 느낌은 좋은 편이었다. 재즈에서 콘트라베이스의 라인이 잘 나타나고 피치 컷이 좋아 음정이 확실하게 들린다. 반면 실체감에서는 약간 작게 그려지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경쾌한 풋워크로 이를 무마할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명징하며 스피디하고 생동감 있는 사운드를 연출했는데, 아날로그 턴테이블의 사운드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쨌든 디자이너의 설명처럼 청감에서나 시각적인 면에서 두고두고 보면서 들어 볼수록 가족처럼 정이 들어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자질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앰프라고 생각되었다.
2012.06 Plinius Hautonga.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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