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rated Amp.] Plinius / HAUTONGA 하이파이초이스  2012. 7

신대륙에서 만든 기적 플리니우스의 하우통가

글: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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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신제품을 접하다 보면 도저히 모델명에서 뜻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하우통가(Hauton ga)? 대체 무슨 뜻인가 싶어서 열심히 구글을 찾아봤더니, 뉴질랜드의 웰링 턴에 있는 거리 이름이라고 한다. 아마 도 마오리족의 언어에서 가져온 듯한데, 정확히 어떤 뜻인지는 알 길이 없다. 어쨌든 본 기를 만든 플리니우스는 뉴질 랜드 출신이다.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면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하고 있다. 만일 호주쪽으로 여행을 간다면 꼭 뉴질랜드 를 방문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바로 플 리니우스 때문이다.

사실 뉴질랜드라는 곳은, 일종의 지상 낙원으로 치부되지만, 덕분에 공업 제 품에 대한 인지도는 미미한 편이다. 그 런 환경에서 이런 세계적인 브랜드가 나 왔다는 것은, 역으로 우리에게 시사하 는 바가 많다고 본다. 가장 큰 특징은, 내용물을 완벽히 보호하는 단단한 섀시 와 튼실한 트랜스포머, 간략한 신호 경 로, 고급 부품의 투입 등, 앰프와 CDP 의 기본을 정직하게 지켜온 정책이라 하 겠다. 덕분에 플리니우스의 제품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쏠쏠하게 판매되고 있 고 특히 중고 마켓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동안 플리니우스의 제품을 리뷰한 적이 있는데, 볼수록 잘 만들었다는 생 각을 했다. 출력과 무관한 엄청난 스피 커 구동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음악성 과 치밀한 해상력 등은, 굳이 하이엔드 를 지향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실한 내용을 들려준다. 이번에 만난 것은 이 례적으로 200W의 출력을 자랑하는 만 큼, 동사의 인티 앰프 중 플래그쉽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일단 외관을 보면, 상당히 심플한 모 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전에는 볼륨 버 튼 외에 셀렉터 단자까지 냈지만, 여기 선 다 생략, 프런트 패널 상단에 작은 버튼을 쭉 배열해서 누르도록 했고, 오 로지 큼지막한 볼륨 노브만 보일 뿐이 다. 참 과감한 레이 아웃이라 보인다. 또 프런트 패널은 양옆으로 길게 펼쳐지다 가 둥그렇게 말아서 뒤로 빠지며, 그 끝 에 손잡이 형태로 마무리된다. 그 두께 와 단단함이 상당해서, 주먹으로 쳐도 꺼덕이 없다.

바로 그 사이에 내용물이 가지런히 자 리잡은 형태다. 내부를 보면 커다란 트 랜스포머가 전원부의 튼실함을 더해주 고, 입력단에서 출력단으로 이어지는 회 로도가 기판 위에 아름답게 배열되어 있다. 뭐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는 완전 무결한 구성이다. 양편에는 출력석이 삽 입된 방열핀이 배치되어, 발열을 돕고 있다. 참고로 본 기는 110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꺼진다. 사용상 그럴 일은 없겠지만, 특별한 전 기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 전에 제거하겠다는 복안이다.

입력단을 보면, 포노, CD 그리고 라인 단 4개로 구성되어 있다. CD는 RCA와 XLR을 토글 스위치로 선택할 수 있고, 포노단의 게인 역시 조절 가능하다. 이 를 위해선 윗판을 열고, 내부의 접속 관 계를 바꾸면 된다. 기본으로는 하이 게 인이 되어 있지만, 로우 게인으로 만든 다음, 승압 트랜스 등을 이용해서 MC 카트리지를 즐길 수 있다. 어쨌든 포노 단을 제공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본 기의 가치는 상당하다 하겠다. 왜냐하 면 플리니우스가 제작한 정식 포노 앰 프의 성능이 꽤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 런 노하우가 바탕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한편 HT 바이패스라는 입력단도 별도 로 있는데, 이는 홈 씨어터와 연계할 때 상당히 유리하다. 그 경우, 본 기의 볼 륨단은 제외되고 오로지 홈 씨어터쪽의 AVR에서 작동시키는 볼륨단을 따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리 아웃단이 있어서 별도의 파워 앰프를 달 수 있다는 점이 나, 바이 와이어링이 가능한 두 세트의 스피커 터미널 제공 등, 꼼꼼하게 사용 자 중심으로 설게한 점은 큰 덕목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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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시청을 위해 필립스의 LHH 700 CDP와 D4A 사운드의 특주 스피 커를 동원했다. 참고로 스피커는 혼 타 입이라 상당히 민감해서 본 기의 성능 을 측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단단한 골격이다. 음악의 주가 되는 악기군들이 흐트러짐 없이 배치된 상황에서 디테일한 부분을 보충하는 식이다. 이를 테면 얀센이 연 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보자. 중심이 되는 바이올린의 음이 확 연히 부각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그 주위를 오케스트라가 감싼다. 이들이 서로 악상을 주고 받으며 내닫는 과정이 상당히 일목요연하다.

음악성이라는 면에서도 합격점을 줄 만한 것이, 원곡이 가진 슬픔이나 노스 탤직한 기분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이 다. 자칫 기교 중심으로 치닫을 수 있 는 연주지만, 그 배후에 흐르는 묘한 감 성을 일체 놓치는 법이 없다. 그 점에서 30년 이상 앰프를 만들어온 플리니우스 의 내공이 잘 드러난다고 하겠다.

저역의 구동력 또한 지적할 만하다. 스피커의 감도가 높아서 자연스럽게 저 역이 쉽게 나올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 만, 그것은 양의 이야기고, 질적인 부분 은 또 다르다. 그 점에서 사라 본이 부 른 를 들으면, 투박하 지만 정감 있게 다가오는 퍼커션과 베이 스 라인의 부각은 특필할 만하다. 녹음 연대가 워낙 오래 되어서 다소 거친 맛 도 있는데, 이를 너무 말끔하게 처리하 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특히, 기교 가 빼어난 사라 본인지라, 어떤 부분에 선 좀 과시하는 면도 없지 않은데, 이를 너무 드러내지 않고 음악적으로 말쑥하 게 마무리지은 부분도 칭찬할 만다.

그럼 록은 어떨까? 그래서 작년에 타 계한 천재 기타리스트 개리 무어의 를 걸어봤다. 라이 브 특유의 함성이나 아우성을 배경으 로, 처절하게 울부짖는 기타 솔로가 나 오는데, 너무 과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해비 메탈에 강한 기타리스트라 어떤 부분은 속주와 핑거링으로 때우는데, 이 부분이 스무스하게 처리된다. 애호가 에 따라선 보다 강렬한 음을 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클래식이나 여성 보컬에서 잃는 것이 많기에 이 정도 튜 닝이 적합하지 않나 싶다. 당연히 드럼 이나 베이스의 저역도 양호하고, 배후를 감싸는 올갠의 음울한 사운드는 이 곡 이 가진 멜랑콜리한 감각을 한층 증폭 시킨다. 만일 시청중이라는 사실을 잊었 다면 눈물이 흘러 나왔을 것이다.

그간 플리니우스의 제품들은 주로 북 셀프에 연결해서 들었으므로, 이런 매칭 은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약간의 트 러블이나 과잉을 너무나 거울처럼 드러 내는 모니터 스피커이므로, 그 점에서 본 기의 탄탄한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 던 것은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이것저것 다 귀찮고, 그냥 인티로 단순하게 가면 서 하이엔드를 지향하겠다고 하면, 본 기는 좋은 옵션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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