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Amp.] Plinius / P10 Power Amplifier 하이파이초이스  2012. 6

화사함과 순수함의 행복한 조화

글: 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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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 (1857-1934)를 연상케 하 는 유려한 음향 언어, 그러 니까 강렬함보다는 온화함, 육중함보다 는 사뿐함, 심각함보다는 유머를 동반 하는 가벼움, 비극성보다는 살갗을 간 질이는 멜랑콜리, 유장함보다는 재기발 랄한 다채로움 등을 담고 있는 엘가의 아기자기한 음악이 플리니우스의 재생음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폭넓은 지지 층을 확보한 중견 브랜드로 자리를 잡 고 있지만, 국내 애호가들 사이에서 브 랜드 인지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었던 2004년 늦여름 필자는 M8 프리앰프와 P8 파워 앰프가 들려주는 음향에 대하 여 이상과 같이 쓴 바 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플리니우스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혹시 바뀌지 는 않았을까? 플리니우스가 들려주는 음향의 세부 사항에 대한 시각과 해석 이 한층 정교해지고 명쾌해진 것 말고 는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이런저런 상황에서 마주친 플리니우스 는 예나 지금이나 미려한 선율미와 밝 은 색채를 깔끔하게 조합한 음향을 들 려주는 브랜드로 필자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시청한 파워 앰프 P10 또한 플리니우스에 대한 필자의 예 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음향을 들 려주었다.

이번에 시청한 P10은 플리니우스에서 입문 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파워 앰 프이다. 필자로서는 처음 접하는 앰프인 데, 여기에는 한 가지 아이러니가 있다. 그 동안 필자가 주로 접해 온 SB-301 보다 출시 시기가 앞서는 앰프인 것이 다. 플리니우스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P10은 2005년에 등장했고, SB-301은 2006년에 나온 파워 앰프이다. 그리고 P10과 짝을 이루는 프리앰프인 M8은 2003년, 그리고 SB-301과 조합하는 토토로는 2007년에 나온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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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자료에 따르면, P10은 입문 기종 이기는 하지만, 비용 대비 효율성의 측 면에서 보기 드물게 완성도가 높은 앰 프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02년 플 리니우스의 기술력을 높이는 전기를 제 공한 오데온 멀티채널 앰프를 개발하 는 과정에서 확보한 새로운 설계 기술 과 완성도를 계승하고 있는 앰프로 설 명하고 있다. 오데온 앰프에서 채용하고 있는 기술, 즉 효율성이 높은 소형 파 워 서플라이, 그리고 독립된 입력 및 드 라이브단의 전류 공급 조절에 한층 속 도가 향상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새 로운 회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 리고 P10에 탑재된 대형 토로이달 트랜 스는 8옴 임피던스에서 채널당 200와 트를 넘는 파워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까다로운 스피커의 부하에도 손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잠시 스펙을 살펴보면, 이 앰프는 조금 전에 언급한 대로 8옴에 서는 채널당 200와트, 그리고 4옴에서 는 300와트의 출력을 이끌어 내며, 하 모닉 디스토션은 20Hz에서 20kHz 구 간에서 0.2퍼센트 이하로 대단히 낮다. 그리고 언밸런스와 밸런스 입력 단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프리앰프와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쯤 되면 P10이 들려주는 음향이 궁 금해질 것 같은데, 이번 시청에서 필자 는 애호가들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조 합으로 P10을 시청하는 도전을 감행 했다. 플리니우스와 애호가 대부분은 P10을 구동하는 프리앰프로 M8을 추 천하고 있지만, 이들 기기의 조합은 어 딘지 식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시청에서는 타사의 프리앰 프에 대한 적응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매킨토시의 C28을 가지고 P10을 구동 해 보았다. 그리고 플리니우스의 앰프 세트와 흔히 조합하는 저능률 스피커 대신, 필자의 스튜디오에서 사용하고 있는 4웨이 구동 방식의 고능률 플로어 형 모니터― 은하 오디오 특주 제작으 로 능률이 100dB를 넘는다 ―를 P10 과 조합했다. 마지막으로 CD 플레이어 는 필립스의 LHH 700을 사용하여, 최 근 필자가 24/192 포맷으로 리마스터링 한 다양한 팝 음악, 그리고 필자가 리마 스터링한 K-POP 음악을 시청했다. 이처럼 야심 넘치는 이색적인 조합에 서 P10은 어떤 음향을 들려주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충분히 확 인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C28과 P10 조합부 터 언급해 보면, C28의 톤 컨트롤을 플 랫으로 설정한 상태에서는 저음이 지나 치게 많은 까닭에, 음악의 템포를 떨어 뜨리고 플리니우스 특유의 생동감을 약 화시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베이스를 낮추자 플리니우스에서 일찍 이 경험해 보지 못한 독특한 음향이 흘 러나왔다. 음향 무대가 한층 넓어지고 선율선과 리듬에 아연 탄력이 붙기 시 작하면서, 입체감과 굴곡이 또렷하게 떠 오르는 입체감 넘치는 음향 이미지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만약 C28과 P10의 조합으로 저능률 스피커를 구동 한다면 ― 필자의 모니터에는 EV의 슈 퍼 트위터가 장착되어 있다 ― 플리니 우스 특유의 밝은 음색과 선도 높은 선 율선이 매킨토시 특유의 장중한 음향과 서로 어우러지면서 화사함과 강인함, 유 려함과 절도의 조화가 살아 있는 음향 을 연출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강하 게 들었다.

이러한 면모는 머라이어 캐리의 , 트래픽의 , 그리고 티아라의 <러비 더비>(D4A Sound 리마스터링 버전> 등을 재생하 면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플리 니우스 앰프 세트로 재생할 경우, 자칫 산뜻함과 경쾌함이 도드라질 수 있는 이들 음악에서 C28과 P10 조합은 상대 방의 장점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절묘한 음향 연출력을 선보였다. 산뜻함에는 섬 세한 음영이 깃들어 있었고, 장대함 속 에 단아함이 녹아들어 있으며, 미려함 에는 적절한 굴곡을 새겨 넣은 입체적 조형미가 이 조합에서 살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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