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grated Amp.] Plinius / Hiato 월간오디오  2011.1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플리니우스의 매력

글: 이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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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기의 소개에 앞서 얼마 전 모 일간지에 실린 어느 기자의 암벽 등 반에 관한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줄에 의해 바위를 오른다. 가끔 하늘을 바라본다. 허리를 약간 젖힌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콧등에 떨어진다.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한입 베어 문다. 예전 TV 광고의 한 장면처럼, 하늘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산뜻하다. 그건 단지 상상일 뿐이었다. 지상으로부터 불과 6m, 땅도 하늘도 아닌 곳. 머릿속에는한가지생각뿐이다.‘ 올라가야한다.’왜냐하면내려가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으니까. 일체의 잡생각이 사라진 느낌이 오히려 산뜻 했다. 문제는 머릿속을 비운 듯 오르는 방법도 점점 기억이 안 난다는 것 이다. 오갈 데 없는 막막한 상황. 결국 땅도 하늘도 아닌 눈앞의 벽을 선택 했다. 팔은 떨리고 발은 자꾸 미끄러졌다. 갈 곳을 잃어버린 기자는 껌처 럼 벽에 착 달라붙어 있어야만 했다.”

어떻습니까?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 오디오하는 사람들의 심정과 똑같 은지, 내려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올라만 가야하는 위 기자처럼 업그레 이드라는 미명하에 이십여 해를 앞만 보고 달려온 필자의 마음이 바로 위 와 같았습니다. 본기는 위와 같이 올라만 가야하는 동호인에게 마치 내려가는 길을 가르쳐 주기라도 하 듯 우리 곁에 다가온 반가움을 주는 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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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니우스는 1980년 뉴질랜드에서 탄생된 전문 오디오 회사이고, 우리나라에는 SA250으로 데뷔하 여 기본적으로 빼어난 물리적 특성과 깨끗하고 깔끔 한 현대 하이엔드적인 경향은 물론, 착색이 적고 유 연한 소릿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국 내에 나름대로 인지도를 높여온 브랜드라는 것은 익 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본기는 2008년 본지에 소개된 토토로 프리앰프와 상당히 비슷한 외양을 가진 인티앰프입니다. 뉴질랜 드의 마오리족의 언어인 히아토(Hiato)는‘하나보다 더 간단한’이라는 의미로 본기의 설계의도를 잘 나 타내 주고 있습니다.

8Ω에서 300W, 4Ω에서 450W의 출력을 가진 인 티앰프로서는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본기는, 소스를 위한 4계통의 언밸런스 입력과 2계통의 밸런스 입력을 갖추고 있는데, 특 기할 사항은 이례적으로 포노 입력단과 홈시어터 입력 장치도 함께 갖추 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본기는 네 쌍의 출력 단자를 구비하고 있는 데, 이는 바이와이어링은 물론이고 프리 아웃 기능을 통한 바이앰핑도 지 원합니다.

보도 자료에 의한 본기의 특징은‘충분한 출력과 다양한 기능으로 모든 음악소스는 물론 영화 감상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 하는 수준 높은 인티앰프’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참고로 본기의 본격적인 시청을 위해 구성한 시스템은 블라델리우스의 엠블라 시스템에 피크 컨설트의 프린세스 V 시그너처 및 엘락의 FS609 CE, 그리고 레벨의 울티마 2 살롱 2 스피커를 교대로 연결하여 시청을 했 습니다.

소리의 첫 인상은 플리니우스의 특징 그대로 소리가 참 쉽게 나오면서 도 이전 모델들에 비해 음의 경향이 상당히 단단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 니다. 특이한 점은 스피커에 따라서 질감에 확연한 차이를 보이곤 했는 데, 특히 농밀한 보컬이나 스피디한 팝에서의 탄탄한 음장감은 빠르고 팽 팽한 저역과 함께 인티앰프답지 않은 발군의 실력을 잘 나타내 주었습니 다. 다만, 소스에 따라 스피커의 핸들링이 약간씩 힘에 부치는 아슬아슬 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이는 본기보다도 몇 배를 상회하는 시스템 과의 비교 청취의 결과이지 본기가 결코 허약한 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밝 혀 드립니다.

충분한 예열 시간을 거친 후 피크 컨설트의 프린세스 V 시그너처 시스 템과 연결 후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갔습니다. 피크 컨설트의 스피커들은 필자가 가장 많이 들어본 스피커로 그 음질 특성을 나름대로 잘 파악하 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시스템이 안정이 되기 전까지는 디스크가 가 지고 있는 결점들이 순간순간 나타 나면서 청각을 예민하게 긴장시킨 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시간이 경과 할수록 중음역대의 에너지가 증가 하고 저음에 힘이 더 붙는 듯한 느 낌으로 소리의 윤곽을 뚜렷하게 잡 아나가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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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아멜링의 독일 가곡집의 경 우 첫 인상에서부터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여성 보컬 의 여운과 뉘앙스는 물론 고역의 개방감과 공간 처 리능력에서 여타 웬만한 분리형 앰프에 비해 전혀 모자람을 느끼지 못할 만큼 특유의 미음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다음은 줄리어스 카첸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 번. 피아노의 강건한 터치나 총주에서의 깊이감과 무게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으나, 확실히 심 지가 있는 실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합창 환상곡에 서의 피어오르는 듯한 여운에서는 더 이상 욕심을 부릴 수 없을 정도의 충족감을 느꼈습니다.

조금 욕심을 부려 비틀즈의 팝을 걸어보았는데 정 보감과 스피드에서도 동사 특유의 해석으로 그 시절 을 회상할 수 있는 추억에 빠져들게 합니다. 마지막 으로 좀더 편성이 큰 길버트 카플란이 지휘하는 비 엔나 필하모닉의 말러 교향곡 2번을 큰 기대를 가지 고 걸어보았습니다. 이번 곡에서는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핸들링이 약간씩 힘에 부치는 아슬아슬한 상 황이 부분적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큰 무리 없 이 음악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랜만의 시청이라서 무척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한곡한곡 음악을 듣다보니 어느새 시간을 잊고 음악 에 빠져드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아주 매력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201101 Plinius Hiato.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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