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Amp.] Plinius / Tautoro 월간오디오  2008.12

온화함과경쾌함으로노래하는생생한음향풍경

글: 박성수
 
본란이 원 브랜드 시스템을 다루는 코너이기는 하지만, 이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고 음향을 연출하는 것은 실전의 기술’이라는 원칙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나면, ‘대체 그처럼 당연한 것도모르는 애호가가 어디 있겠는가?’라는 핀잔 섞인 반문이 돌아올 것 같다. 그리고는 볼멘소리로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바둑을 잘 두는 것과 바둑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꾸어 이런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 ‘오디오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음향은 애호가 자신이 느끼고 알고이해하고 판단한 음향을 실현한 최선의 음향이다. 여기에는 변명이 있을 수 없다.’이렇게 말하고 나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가혹한 표현이 아닌가?’라는 원망 섞인 하소연이 돌아올 것 같다. 그리고는‘결국 오디오란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 아닌가?’ 라는 말을 허공에 던지고 공론(公ⓔ)의 장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것같다. 

이 자리에서 해묵은 오디오 논쟁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서 오디오 조합의 원칙을다시 한 번 되새기는 이유는 실전 오디오에서‘음향의 목표’를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디오 시스템을 조합한다는 것은 상생·상보의 원칙을 적용하여 기기와 기기 사이의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끌어 내고, 그리하여 음향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길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호가 자신이 추구하는 음향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음향목표는 오디오시 스템구성에서청사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설령 원브랜드 시스템이라고 해도 여기에 는예외가 있을 수 없다. 특정 브랜드와 애호가가 음향 목표를 공유해야 하기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호에서 다루어야 할 플리니우스를 중심으로 한 원 브랜드 시스템 구성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전 작업은분명하고구체적인음향목표를설정하는것이라고할수있다.이럴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CD-101 SECD 플레이어·토토로 프리앰프·SB-301 파워 앰프 등으로구성된 플리니우스 시스템이 추구하는 음향이 무엇인가? 그리고 플리니우스 시스템과 조합할 스피커인 달리의 멘토 6은 어떤 기기이며, 어떤 음향을 추구하는 기기인가? 그리고 플리니우스와 달리의 조합에서 추구해야할 음향목표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플리니우스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기기들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이번에 등장한 플리니우스 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기는 CD-101 SE CD 플레이어이다. 이 CD 플레이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 내용보다는 독특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다. 일반적인 CD 플레이어 사용에 익숙한 애호가라면, 트랙 번호와 작동 상태만을 표시하는 작은LED 불빛과 함께 디스크 트레이만 설치되어 있는 CD-101 SE의 패널 디자인은 황당함을 느낄 것 같다. 따라서 이 플레이어의 사용자는 현재 재생되는 CD에 대한 최소 정보 외에 연주 시간같은 정보는 전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극단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채택한 것은 음악감상에 방해가 되는 일체의 요소를 배제한다는 원칙을 고수한결과라고 한다. 플리니우스에서는 CD-101 SE의 인터페이스를아날로그플레이어처럼만들고자했다고밝히고있다. 

그러나 이처럼 독특한 인터페이스 디자인만 제외하고 본다면, CD-101 SE는 그냥 지나치기 힘든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보도 자료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CD-101 SE는철저한기술검토를통하여비동기업샘플링·비트스트림 변환 같은 신기술을 채택하지 않고, 정통 기술에 입각하여 동기식 오버샘플링·멀티비트 DAC를 채용하고있으며, 지터 발생을 극소화한 고정밀 마스터 클록으로 트랜스포트를 구동하고 있고, 기기 내부에 전달되는 진동을 억제하기위한다양한대책을적재적소에마련해놓고있다. 

다음으로 토토로 프리앰프와 SB-301 파워 앰프는 어떤 기기들인가? 이들 가운데 토토로부터 살펴보면, 이 프리앰프는 언밸런스 입력만을 제공하는 포노 입력을 포함하여, 밸런스와 언밸런스 형식을 동시에 제공하는 5계통의 입력, 그리고 홈시어터 시스템 환경을 위한 바이패스 루프, 그리고 바이앰핑이나멀티룸 시스템 환경에 대응하는 이중 출력 단자 등을 구비하고있다. 

다음으로 SB-301 파워 앰프를 살펴보자. 보도 자료에 따르면, 8Ω부하에서 채널당 310W의 출력을 이끌어 내는 SB-301은 SA-102를 계승하고 있는 파워 앰프로서, 기본 회로는 SA-102와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나 SA-102에 비하면, SB-301은두 배의 물량을 투입한 출력단과 훨씬 규모가 큰 두 개의 토로이달 트랜스를 채용하고 있지만,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구동력을 보여 주며, 그리고 클래스AB 증폭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이앰프는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또한 SA 시리즈보다 훨씬 온도가 낮다고 한다. 

토토로·SB-301 앰프 세트에 설명이 다소 소략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들 앰프에 담긴 기술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바로 음향일 것이다. 그렇다면 CD-101 SE·토토로·SB-301등으로 구성된 플리니우스 세트가 추구하는 음향은 어떤 것인가? 이미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플리니우스가 추구하는 음향은‘가을 들판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황금빛 풍요로움’을 연상케 하는 생동감 넘치는 화사한 음향이라고 요약하면좋을 것 같다. 플리니우스의 고향인 뉴질랜드의 풍요로운 들판을 연상케 하는, 청명하지만 온화함이 감도는 공간감을 배경으로 하여, 천박함과 거리가 먼 화사한 색채 표현, 선명하지만 유연함을잃지않는미려한선율선, 저 밑바닥에서 정상까지 단숨에 도달하는 명쾌하고 깔끔한 다이내믹 등을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통합한 음향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CD-101 SE·토토로·SB-301 세트와 달리의 플로어형 모델인 멘토 6 스피커의 상성은 어떠한가? 결론만 간략하게 제시하면, 이번 시청에서 플리니우스와 달리 조합은‘찰떡궁합’이 따로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음향을이끌어내는모습을보여주었다. 12kHz 이상의초고음역을리본 트위터가 담당하고, 3kHz에서 12kHz 구간의 고음역을 소프트 돔 트위터가 담당하며, 3kHz·800Hz 이하의 대역을 6.5인치구경의우퍼두개로구동하는작지않은규모의플로어형모델이지만, 장대함보다는 소담스러움, 중후함보다는 사뿐함과 경쾌함, 예리함보다는 미려함, 강직함보다는 섬세함과 유려함 등을 추구하는 스피커인 멘토 6은 플리니우스 세트와 어울리면서, 물 흐르는 듯한 유려한 선율선, 음악의 흐름에 탄력을실어 올리는 경쾌한 리듬, 파스텔 톤의 삼삼한 색채 표현, 미끄러지듯이 정상까지 도달하는 유연한 다이내믹 등을 혼연일체로 통합한 생동감 넘치는 음향을 이번 시청에서 연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플리니우스와 달리조합이 보여주는 이러한 경지를 뭐라고 해야 할까? 생동감 넘치는 탐미주의라고 하면 좋으리라. 
2008.12(88-9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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