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Amp.] Plinius / Tautoro 월간오디오  2008.05

순백의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전통성

글: 신우진
 
토로로는 전통적인 플리니우스의 음색을 가지고 있고, 특유의 장점인 높은 가격 만족도를 가진다. 괜찮은 소리라 생각이 들면 가격표를보기가 무서운 요즘 하이엔드 시장에 이 정도 특성을 가진 이 가격대의 앰프는 흔하지 않다. 언제나처럼 플리니우스 토로로 역시 비슷한 가격대에서 베스트 앰프 중에 하나로 꼽힐 것 같다. 

깨끗한 환경과 양떼들이 연상되는뉴질랜드에서 만든 하이엔드 제품이라는 점에서 데뷔 당시 주목을 받아왔던 플리니우스, 이제는 신뢰감을 가진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한 업체 중 하나로 손 꼽을 수 있다. 저가품부터 고가 제품에 이르기까지 안정된 품질과 특성으로 많은 마니아의 선택을 받아 왔다. 필자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선택했을때 가장‘위험’이 적은 보편적인 관점,그리고 같은 가격대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경우가 많았다. 몇 차례 실시한 앰프 특집에서 이 같은 장점은 빛을발했고, 많은 평론가로부터 베스트로 거론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본적인 물리적 특성이 빼어나고, 현대적인 하이엔드의 주류인 깨끗하고 깔끔한 경향과 착색이 적은 음질 특성이 무난한 음색을 만들어 내고, 이 같은 보편적 경향에 다른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이끌어낸다.

플리니우스 토로로는 새로 출시된 플리니우스의 플래그십 프리앰프이다. 파워 앰프의 위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빈약하던 프리앰프 라인업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최고가의 앰프이지만, 요즘 나오는 어마어마한 가격대는 아니다. 무난한특성과 합리적인 가격이다. 신제품이지만 각종 오디오쇼 또는 잡지에 프로토 타입의 모델을 많이 보아서인지 낯설지가않다. 기본적인 외관은 오데온의 스타일을 따랐다. 크기는 프리앰프로서는 제법큰 크기이다. 유사한 디자인의 M8의 크기는 물론 플리니우스 파워 앰프인 SA-201과 비슷한 크기가 아닌가 싶다. 덕분에 집으로 배달된 어마어마한 박스를 보고는 잘못 온 것이 아닌가 확인해야 했다. 큼지막한 단추가 박힌 리모트 컨트롤이 부속된다. 뒤편에 위치한 전원을 올리고, 전면에 있는 소스를 선택하면 음악이 울려나온다. 

필자에게 온 토로로는 포노 보드가 있는 모델이다. 같은 소스라면 몇 만원 더주고라도 LP를 구입하는 필자로는 당연이것에 먼저 연결을 해본다. 그리고 의례그렇듯이 새로 산 판을 두어 장 개봉했다. 하이페츠의‘크로이처’(RCA), 그리고 Opus3의샘플러 LP. 한번필자의포노 앰프에서 들어본 후 포노단에 케이블을 연결한다. 작은 딥스위치로 선택하면 고출력 MM에서 저출력의 MC까지 모두 선택이 가능하다. 플리니우스의 기본적인 특성이 포노단에도 적용이 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옵션 보드로는 물론단품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음질이다.호 불호가 극히 갈리는 하이페츠의 신경질적인 보잉의 날카로움이 가느다란 선율을 타고 살아나고, 피아노의 터치도 에지가 선명하다. Opus3의 음반은 마치SACD를 듣는 듯 하이엔드 특성이 넘쳐난다. 고역의 선명하고 투명함이 저역의비트감 있는 탄력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음의 입자가 가늘고 선명하다. 아날로그적인 끈적함보다 플리니우스적인 깔끔함이 지배를 한다. 족히 평균 연령이 성인 연령을 넘어선 필자의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내는 소리가 최신 아날로그 시스템의 사운드처럼 들린다.

아마도 플리니우스의 단품 포노 앰프인 코루에 기반을 두었을 것이고, 불행히도 필자는 이 포노 프리를 들어본 적은없지만 미루어 짐작해보면 그 성능이 어떨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재미 삼아 과연 포노 앰프만으로의 플리니우스 토로로의 가격을 예측해 보면 어떨까? 이 정도 소리라면 200만원에서 250만원 정도의 포노 앰프로의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했다. 포노 보드의 가격대 성능비가 기본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플리니우스 토로로를 구입한다면, 기존에 가진 포노 앰프가 웬만한 제품이 아니라면 굳이 보유할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 

CD를 연결해 본격적인 시청을 했다.플리니우스 토로로의 음색은 포노 앰프의 특성과 마찬가지로, 즉 전통적인 플리니우스의 음색과 동일한 특성을 들려준다. 여성 보컬의 목소리의 투명함이 투영되는 듯하다.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LP가그러하듯, 살집 없이 가녀리게 올라가는고음이 매력적이고,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다. 포지션이 정확하며 그에 따라 무대의 크기는 넓게 그려진다. 착색이 없는음색이지만투명도가높기에무미건조하기는커녕 오히려 아름답게 묘사한다. 깔끔하고 투명한 음색에 나도 모르게 보컬쪽으로, 특히 소프라노 음반에 손이 많이간다. 베르간자가 부르는 피가로의 결혼(EMI)의 아름다운 선율이 투명한 목소리에 실린다. 상당히 여성적인 이미지를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어쇼’에 출품하기 위해 시청기간이 비교적 짧아 아쉽기는 하지만 열흘 남짓 주로 들었던 음반들이 거의 대부분 여자 성악가의 음반들 이었던 것 같다. 

이 같은 투명함과 배경의 깔끔함은 대부분의 대편성 교향악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반응이 빠른 하이엔드적인 특성이, 복잡한 구성도 깔끔하게 정돈된 무대를 보여주고, 다이내믹한 스케일을 잘 표현해 낸다. 전반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마무리이다. 방금얻어온 고음질 CD인‘엡솔루트 사운드’샘플러인 TAS 음반을 들어보니, 오디오적인 쾌감도는 여느 하이엔드 프리에 뒤지지 않는다. 입체적으로 중첩된 발음체의 정확한 위치나 각 악기와 악기 사이의전후, 좌우의 여백이 눈에 보인다. 물론플리니우스 토로로가 현대적인 주류에기초한 음색이기에 이에 따른 취향의 엇갈림도 있을 수는 있다. 거칠고 두터운음색이 만드는 색감 진한 음을 원한다면,그런 방향의 음은 아니다. 막상 리뷰를 쓰려고 보니 자주 듣던 60년대 재즈 음반을 걸었던 기억이 없다. 대신 클래식과 최신 녹음의 고음질 CD는 많이 돌린 것같지만….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플리니우스토로로는 대부분의 마니아 기준을 충족시키리라 본다. 특히 가격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포노 옵션의 경우는 자세하게 설명을 하였지만 프리앰프자체의 가격 역시, 충분히 설득력 있는 가격이다. 플리니우스가 가지는 지명도를 생각할 때, 동사 최고의 플래그십 프리앰프 토로로의 가격이라고 하기에는 저렴하다는 생각이든다. 

토로로는 전통적인 플리니우스의 음색을 가지고 있고, 특유의 장점인 높은 가격 만족도를 가진다. 괜찮은 소리라 생각이 들면 가격표를 보기가 무서운 요즘 하이엔드 시장에 이 정도 특성을 가진 이가격대의 앰프는 흔하지 않다. 언제나처럼 플리니우스 토로로 역시 이 가격대에서 베스트 앰프 중에 하나로 꼽힐 것 같다
2008.05(74-7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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