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Amp.] Plinius / SB-301 월간오디오  2007.11

모든 음악에 거대한 힘을 불어 넣다

글: 최성근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왔다.독자들 중에 가을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필자는가을이 싫다. 싫어하기보단 유난이 가을을 많이 타는 것 같은데 가끔은 남자의고독이 정말 싫을 때가 있다. 어쨌든 올가을도 어김없이 틀어대는 음악이 있으니 토니 베넷의‘I Left My Heart inSan Francisco’다. 작년 이맘 때도 이노래를 듣는다고 적었는데 시간이 흘러중년 남성이 되어 가을 하늘을 쳐다보면서 이 음악을 듣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가을은 이런생각마저 들게한다. 

이 노래가 좀더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어쩌면 플리니우스 앰프 탓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앰프는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진한 향 같은 음색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리뷰 제품은 SB301이라는 제품으로플리니우스의 실질적인 톱 모델에 위치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는 흔히 플리니우스 하면 떠오르는 것이 Pure A 클래스 대출력 파워 앰프이다. 많은 독자들이기억하는 모델로는 SA-100 MK2에서MK3까지, SA-102와 SA-250 MK4를기억하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그만큼 플리니우스의 인지도는 국내에서 높다. 하지만 이 모델은 조금 이상한 것이 있다.그것은 앞서 언급한 모델은 모두 SA로시작하는 라인업인데 SB라니.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다른 것일까? 그것은 바로 동작하는 증폭 방법이 다른 것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이 모델이 AB 클래스로 동작한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것이다. 플리니우스의 파워 앰프를 한 번쯤 사용해본 독자가 있다면 조금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이유가 플리니우스 파워 앰프엔 A 클래스와 AB 클래스전환 스위치 하나만으로 동작 방법을 손쉽게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SB301은 그런 의미에서 나온 앰프가 아니다. 사실 국내 환경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설계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것은 연속적으로 출력 가능한 채널당310W(8Ω)의 출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펙 상으로 보자면 플리니우스 파워앰프 중 가장 높은 출력이며 동사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SA-REF 파워 앰프보다(단순 스펙상계산) 출력이 높다. 이런 고출력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사실상 구동이매우 어렵다는 스피커들을 아주 쉽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SB-301에 대해 자료를 모으던 중특이한 점을 하나 찾을 수 있었는데 플리니우스 사이트에서 상급기로 소개되고 있는 SA-103의외형과 무게가(높이, 폭, 깊이, 무게 수치는 완전히 동일하다) 크게 다르지 않다는것이다. 정확하게 외형은 전면 패널에 뮤트 스위치와 클래스 A 스위치를 빼면 다른 점을 찾기란 숨은그림찾기 하듯 하다.무게도 동일하니 말이다. 필자의 추측이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거의 같은 제품이라 보아야 할 것 같다. 거의 같은 설계이지만 한쪽은 저 능률 스피커에 대응할 수있도록 AB 클래스의 대출력 파워 앰프로마무리한 것이고, 한쪽은 음색적인 우위에있는 A 클래스 125W로 마무리한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필자에겐 SB301이 더 매력적이다.

설계를 보면기존플리니우스의 SA102모델을 그대로 답습한다. 날개를펼친 것 같은 대형 방열판을 기본으로 밸런스, 언밸런스 전환 스위치의 조작법까지 거의 같다. 물론 출력 단자도 바이 와이어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존제품과 마찬가지로 2층 구조로 아래쪽엔트랜스포머를 비롯한 전원부로 구성되어있으며 그 위로는 증폭 회로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소리는 플리니우스의 전통적컬러를 유지하면서도 정말 다른 면모를보여준다. 그러니까 좀 속된 표현이지만기존 플리니우스의 최상급기 모델을 일컬어‘변비걸린스피커에쾌변을유도한다는’말이 있는데 SB301이 딱 그만큼의구동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렵사리 정말 구동이 어렵다는 스피커 3조를 연결해 보았는데, 결과는 딱 5초면파악할 수 있다. 그만큼 놀라울 정도의스피커 장악력을 펼치는데 이전에도 잘울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엘락 FS608-4Pi에서 완전히 다른 성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긋나긋하고 질적으로 매우 기품 있는 소리를 내는 이 스피커가 만들어 내던 음장감, 포커스, 무대 크기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SB301과연결했을 때 이 스피커가 왜 엘락의 톱모델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저음은 더욱 깊이 떨어지고 한계치의 저음까지 여유롭게 재생하지만 비교적 정확한 반응을 보여준다. 또한 FS608-4Pi모델명에서 4Pi가 말하듯, 수평 360도무지향의 트위터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트위터는 어떤 음악이든 자연스러운 매우 사실적인 무대감을 만들어낸다. 더욱크고 정교한 무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글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체험한 필자는 조금 놀랐는데 구동력 하나만큼은 2배의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는 앰프들과 동등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 할 만큼 이상적인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렇게 며칠 듣다가정말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를 접하게 되었는데, 어떤 앰프를 물려주느냐에 따라원래 가격의 반값보다 못하기도, 그 이상을 보여주기도 하는 스피커였는데 이 스피커에서의 차이는 굉장하다할 만큼 차이를 보여주었다.이 차이는 눈을 감고 음상이어떤지 생각할 필요도 없을정도의 수준인데 플레트네프가 지휘한 차이코프스키교향곡 6번 비창 op.74(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버진)를 들어보면 파워 앰프 하나 차이로 긴장감과 박력의 차이가이렇게 클 수 있는지 실감할 수있을 것이다. 단순히 스피커를 구동하는 힘만 좋다는 것이 아니라, 관악기의 질감도 비교적 사실적인 재현에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플루트와 같은 목관 악기의 질감도 생기있게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생한 모든앨범에서 플리니우스의 색깔이 그대로비춰 재생된다는 것이다. 

사실 플리니우스의 음색은 고음이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으며 저음의 무게가 상당히 실리는편인데 특정 메이커처럼 저음의 힘을 실어준다고 중저음을 강조한 형태는 아니며 매우 평탄한 특성을 갖는다. 그래서인지 낮은 저역까지 재생 가능한 스피커와SB301을 조합하면 진정한 저역이 무엇인지 쉽 감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너무 구동력에 초점이 맞춰진나머지 음색은 별로이지 않을까 궁금해할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대답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기존SA 시리즈에서 A, AB 클래스 전환 스위치로 듣던 음질을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사실 직접적인 비교가 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밀도감이나 온도감은 SA시리즈의 음색에 거의 필적한다는 것. 구동력은 SB301쪽이 확실히 우위에 있기때문에(저음의 깊이감이 아닌 응답성을말한다) 음색과 구동력 모두를 선택해야한다면 이 앰프를 선택 사항에 한 번쯤고려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시스템구성의 매칭의 절묘함을 아는 독자라면이 앰프로 최고의 음질을 구현할지도 모른다.
2007.11(86-88)(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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