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Speaker] Dynaudio / Excite X16 월간오디오  2010.04

스피커의 혁명은 지금도 계속된다

글: 이종학
 
1977년, 스피커의 역사에서 큰 획을그을 만한 사건이 덴마크에서 벌어진다. 스칸데르보리라는 작은 도시에 일군의 엔지니어들이 모여 현행 스피커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에 합의한 것이다. 이들은 다인오디오라는 메이커를 창시하는데, 처음에는 드라이버의 제작에 중점을 뒀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사상을 도입한 바, 이를테면 소스에 담긴 음을 어떤 식으로든 착색 없이 재생하는 점이라던가, 부분적으로 위상이 틀어지는 문제, 타이밍을 맞추는 법등, 지금은 상식으로 통하는 아이디어를 그당시에 착상하고 또 연구한 것이다.

아무튼 이를 근간으로 현재 덴마크는스피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강국이 되었다. 아무래도 유닛을 만드는탄탄한 회사들이 뒷받침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동계 올림픽에서 노르웨이가 강점을 보이고, 양궁에서 한국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스피커를 이야기할 때 덴마크를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하지만 창업자인 빌프리트 에렌홀츠는유닛 제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직감했다. 그럴 경우 여러 스피커 메이커들이원하는 스펙으로만 만들게 되고, 이 경우기술을 축적하기가 힘들다고 본 것이다.결국 직접 스피커 제조에 뛰어들게 된바, 이후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 결정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단, 다인오디오를 위시한 많은 유닛 메이커들의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앰프에서 강력한 출력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또그 퀄러티가 뛰어나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스피커 자체의 가격도 부담이 된다. 하긴 인건비 비싸고,물가 높기로 유명한 덴마크에서 일일이손으로 제작을 하니, 이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긴 하다.

한데 이번에 내놓은 익사이트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고무적인 부분이 많아 눈길을 끈다. 우선 그간 문제가 되었던 출력 부분을 대폭 개선한 점이다. 다인오디오는 정통적으로 북셀프에 큰 강점을 지닌 메이커지만, 이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선 대출력이 기본이었다. 아니 상식에속할 정도였다. 하지만 본 시리즈는 다르다. 통상의 인티앰프로 얼마든지 울릴 수있다. 이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내세운 모토가‘그냥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피커’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쌍수를들어 환영할 일이다.

이를 위해 내놓은 고안은 우선 드라이버부터 시작된다. 효율을 높이고, 어떤강한 음악 신호에도 끄떡없이 동작하기위해 강력한 페라이트 자석을 썼지만, 보이스 코일은 경량의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다. 미드 베이스의 경우 18cm 구경에 MSP 소재의 진동판을 채용했는데,이는 매우 단단하면서 내입력이 세다는장점이있다. 한편 트위터는 27mm 구경의 소프트 돔으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표면을 특수코팅했다.

이결과 얻어지는 장점중의 하나는, 놀라운 저역의 표현력이다. 사실 대부분의북셀프 스피커의 저역을 보면 대개50Hz에서 끊어진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히 양호한 수치다. 3웨이 정도가 되어야 40Hz 부근으로 내려가는데, 본 기는이런 스펙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경우, 재즈의 더블 베이스나 오케스트라의 첼로군 등이 확연히 손에 잡힌다. 처음 본 기를 듣고 따로 서브우퍼를 숨겨놨나 싶을 정도로 저역의 펀치력, 다이내믹스 등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확실히 다인오디오다운 솜씨인 것이다.

본 기의 뒤편을 보면 포트가 나 있다.한데 이를 막아서 밀폐형으로도 사용할수 있다. 유닛의 감도가 뛰어나 그런 형태로도 얼마든지 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 번 시도해볼 만한 대목이라 싶다.이번에 새로 런칭된 익사이트 시리즈 중본 기는 셋째에 해당된다. 그 위로 X32,X36 등이 있는데, 본기를 듣고 나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이번 시청을 위해 앰프는 서그덴의A21SE와 CD21SE를 동원했다.

우선 그리모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황제 협주곡. 만듦새가 노련한 음이 나온다. 이전의 다인오디오는 어딘지 모르게어두운 음색이었는데, 이번에 확 바뀌었다. 밝고 화사하면서도 음영이 잘 묘사되었다고 할까? 감촉도 좋아서, 실키한 느낌도 얻을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총주에서 펀치력 좋은 저음을 만끽할 수 있고, 피아노 솔로에서 유연하게 프레이징하는 그리모의 손놀림을 직접 눈으로 보는 듯세밀하게 캐치할 수 있다. 서그덴이 내는순A클래스 30W로도 이런 음이 나올 수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다이애나 크롤의‘Where or When’.기본적인 재즈 캄보에 현악단과 관악단을 더한 대편성으로, 이 경우 오케스트레이션의 솜씨가 관건이 된다. 그 점에서거의 기적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인다. 특히, 이제는 한층 농염해지고 또 원숙해진 크롤의 보컬을 듣고 있으면, 과연 세월은그냥 나이만 먹게 하는 게 아니구나 절감하게 된다. 복잡한 편성을 뚫고 선명하게 묘사되는 그녀의 보컬만으로도 본 기의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굳이 지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CS&N이 연주하는‘Wooden Ship’. 가운데에 스틸스의 기타가 끊임없이 부유하는 가운데, 크로스비, 내쉬, 스틸스의 3명이 내는 화음이절묘하게 어우러진 명곡이다. 여기서 듣자니 세 사람의 위치나 각 악기의 편성등이 정교하게 포착되어, 직접 녹음 현장에 온 듯하다. 당시의 록을 그냥 에너지나 기세 등으로만 듣는데, 이런 정밀한 재생으로 듣는 맛도 각별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2010.4-다인오디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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