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스피커의 한 획을 그은 메이커를 고르라 한다면 다인오디오를 빼놓을 수 없다. 아마 탄노이나 JBL이 추구하던 외양의 위풍당당함에서 단연코 방향을 바꿔버려 소형 고급기의 본격적인 시대를 개막한 곳이 다인오디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순수 목재를 사용한 인클로저의 고결함도 한몫을 더한다. 나는 마치뜨거운 욕실에서 막 나온 여인네의 살결과도 같은 느낌을 갖는다고여러 번 표현하기도 했지만,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색상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다인오디오의 인클로저 색상은 지금도 품위가 높다. 그러한 색상을 다른 메이커에서는 잘 따라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뭔가 상당한 노하우의 기밀이 들어있는 것 같다. 이 제품은 다인오디오의 30주년 창립 기념 모델이다. 북구의 작은나라, 치즈만 생산해내는 것으로 알려진 덴마크,사실은 세계 선진국 중의 선진국인데 그 나라에서줄기차게 일관된 콘셉트로 제품을 내오다가 이정표처럼 그 최종점의 모델 한 가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 제품 역시 크기는 보편적이다. 무게도 40kg에 불과하며 더블 우퍼의 크기도 20cm. 트위터는우리 시대의 명작으로 인정받은 에소타2를 사용하고 있다. 가격도 요즘 시각으로 본다면 별로 비싸지 않은 편이며 인클로저는 동사의 일관된 수수한월넛 계열에 비추어 본다면 좀 튄다. 그러나 몹시 아름답고 다소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원래 다인오디오의 고급 라인업인 C시리즈가 있는데 그 라인 중 하나를 특화시켜 기념작으로 만든듯하다. 인클로저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을보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 유려한 광택은 래커의 질적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 놓은것 처럼 보인다. 이기념작의사운드는전체적으로소리가무게감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상복을 입고 있다가정장으로 갈아입은 신사처럼 말이다. 묵직하면서도 반응은 더 빠르고 깊어졌다, 이율배반적인 특성을 지닌 다소 신비스러운 스피커이기도 하다. 안정감이라는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녹음의 질이 좋지 못해서 때로는 소리가 함석판처럼엷게 펼쳐지는 연주도 그 약점을 잘 감싸 안는 것을볼수있다. 굉장한 포용력 이라고 할만하다. 이미 국내에도 다인오디오 계열이라고 불리울만큼 추종 세력이 많지만 라인이 많은 만큼 어느 것이 다인의 표준 소리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어느 한구석약점을 보이지않는 30주년 기념작의 명예가 그대 로보이는 명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