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유닛을 생산하면서도 막상 자기 제품은 잘 못 만드는 회사' 다인오디오를 혹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애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까다로운 구동, 어딘가 메마르고 야윈 소릿결, 뛰어난 세부적 분석에 비해 풍요로운 울림의 결여, 독보적인 고역 표현력에 비해 아쉬운 저역, 그리고 얇은 중역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려면 주변기기에 많은 투자가 따라야 한다는 고충을 토로한다. 곧 동사의 제품들은 대충 연결해서는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푸념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푸념은 하이엔드로 가면 어느 스피커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필자가 사설을 길게 늘어 놓은 이유는, 이번에 동사에서 좀더 범용성 있고, 쉽게 울리며, 여유 있고 풍성한 저 역을 갖춘 제품을 적정 가격대에서 내놓았기 때문이다. 포커스라는 모델명의 본기는 전형적인 톨보이 스타일의 평범한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동사의 기존제품들과는 달리 한결 구동이 쉽고 소릿결에 여유와 편안함을 갖추고 있다. 음색은 중립적이며 고역은 다인오디오의 기본 성향대로 맑고 깨끗하게 잘 뻗는다. 중역은 특별히 도드라지지 않지만 얇고 메마르다는 불만을 잠재울 정도의 두께감이 있다.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은 풍성하고 양감이 넉넉한 저역에 있다. 즉 절제감과 단단함보다는 저역에서 양감이 넘치면서도 풍요롭게 재생된다. 이러한 본기를 제대로 구동하려면 저역 통제가 뛰어나고 스피디하게 소리를 재생하는 주변기기와의 매칭이 필요하다 바로 말하면 소릿결이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거나 저역을 속도감 있게 컨트롤하지 못하는 앰프와의 매칭은, 본기의 소리를 '싸구려’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전체적인 음색은 따뜻한 편이며 소리는 약간 두터워, 냉랭하고 분석적인 면보다는 편안하게 음악을 재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표현력에 있어서도 세부 표정을 정밀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음악의 전체적인 윤곽이나 골격을 짚어가는 면이 두드러진다. 각 음역의 밸런스도 잘 잡혀 있지만 아무래도 중저역 쪽이 조금 더 앞서는 모습이다. 그 결과 어느 음악을 걸어도 풍성한 중저역을 바탕으로 여유있는 재생음을 들려주지만, 그간 동사의 제품들이 보여준 정숙감과 긴장감, 밀도감과 짜임새는 그만큼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튼튼한 전원부와 함께, 저역의 통제력과 속도감을 갖춘 앰프와의 매칭을 권하며, 이미 상급의 주변기기를 구비하고 있는 애호가들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정승현) 세계적인 유닛 공급 메이커로 유명한 다인오디오의 음에는 일관된 톤이 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자체 제작하는 고품질 유닛과 네트워크, 그리고 인클로저를 사용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무엇보다도 충실한 중역대의 재 생을 염두에 두고 대역 밸런스를 추구하는 동사의 사운드 폴리시 때문이다. 본기는 2웨이 3스피커 시스템으로 더블 우퍼를 채용하고 있는데, 기존의 모델과 마찬가지로MSP(규산마그네슘 중합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보이스 코일의 경우에는 수작업을 통해 직접 감은 알루미늄제가 채용되어 있다. 그러나 고음 쪽은 사정이 다르다. 여기에는 에소텍의 최신 테크놀로지가 반영된 T380 네오디윰 돔 트위터가 탑재되어 있다. 그 결과 음악이 갖는 표정을 치밀하고 격조 있게 그려내면서 , 보다 깨끗한 음상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든의 현악 4중주곡 '종달새'를 들어보면 생생한 질감이나 찰기가 넘치는 앙상블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데, 기존의 다인오디오 다운 음악적 표현 위에 새로운 변화가 도입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프랑크의 '천사의 빵’을 부르는 이네사 갈란테의 음성도 표정이 나긋나긋하게 표현되어, 지척에서 듣는 것 같은 실체감을 느끼게 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을 울려보니, 음의 핵심이 굵게 포착되는데, 맑고 따뜻한 공기감도 감미롭기 그지없다. 무소르그스키의 '전시회의그림' 에서는 각 악기마다의 아름다운 색채가 흘러나와 안정된 하모니를 이루며 생생하게 울려 퍼진다. 보기는 엄숙하게 다듬어진 음상과 치밀한 묘사력으로, 음악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있다. 역시 다인 오디오는 고고했고, 포커스 220은 멋진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박용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