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가 기존의 제품에 비해 달라진 점을 들자면, 트위터와 우퍼를 바로 상위 기종인 콘투어 5시리즈에 사용했던 유닛으로 교체하고, 그에 걸맞게 네트워크의 부품도 고급화한 점이다. 즉 콘투어 5 시리즈에 쓰이던 에소타 트위터에 강한 알루미늄 마운트를 장착시켜 진동을 줄이고, 우퍼도 콘투어 1.8 MK2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로 교체한 것 등이다. 이밖에 네트워크에도 정확한 유도전류를 제어할 수 있는 공심코일을 채택함은 물론, 콘덴서나 저항을 특주품으로 사용하여 주파수 분리도도 좀 더 높여 설계 했다고 한다. 전작인 오디언스72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몇 곡의 음악을 들어보았다.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제21번의 제1악장. 피아노의 음색이 대단히 따뜻하고 느낌이 장중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다인오디오의 섬세하다 못해 냉정하기까지 한 음색과는 차이가 느껴진다. 건반의 터치감도 부드럽다. 다인오디오 특유의 투명하고 영롱한 피아노 음 재생능력에 부드러움이 추가된 듯하다. 다음은 라벨 편곡의 무소르그스키의 '전시회의 그림. 대편성 음악 재생에 있어서도 음을 제어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볼륨을 한껏 올려도 음의 엉김이나 분산이 느껴지지 않는다. 중 • 저역의 밸런스가 훌륭히 맞아떨어진다. 처음엔 약간 무겁고 무른 느낌을 주던 저음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풍부해진다. 그리고 아주 깨끗해질 뿐 아니라, 포커스가 정확하게 잡히면서 음에 스피드감이 붙는 듯했다. R.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에서도 느낌은 똑같았다. 저역의 절대 양감에서도 결코 모자람이 없다. 평소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노래하는 '초우’ 는, 섬세한 고역과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때로 신경을 자극하는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본 스피커를 통해서 필자는 더 없는 만족감을 맛보았다. 반주와 보컬의 앙상블이 정말 훌륭하다. 타악기의 진동에 의한 미세한 통울림이나 현의 낮고 깊은 음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다인오디오의 치밀한 표현력은 다소 줄었지만, 나윤선의 목소리는 유연하고 부드러워져 필자의 취향에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전통적인 다인오디오의 귀족적인 모습 대신, 대중적인 수수한 외관을 택한 부분도 필자 개인에겐 장점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종래 다인오디오의 일반적 가격에 비해 낮게 책정된 가격이 반갑다. (임강호) 가끔 지인들로부터 스피커를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곤 하는데, 돌이켜보면 다인오디오를 추천했던 적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특별히 까다롭지 않고,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저가라고 하더라도 특별히 실력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인오디오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또 하나의 신제품을 만나보게 되었다. 본기는 오디언스 시리즈의 톨보이 모델로서 같이 시청한 어큐페이즈 E-212 인티앰프와는 좋은 매칭을 이루었음을 먼저 밝혀둔다. 제일 먼저 시청한 김지연이 연주한 포레 바이올린 소나타에서는, 함께 시청한 다른2쌍의 소형 스피커와는 달리 피아노의 영롱함은 조금 물러서지만, 한없이 의자에 기대어 앉을 수 있는 음악의 여유를 선사해 주었다. 바이올린 소리는 아마티에서 스트라디바리로 바꿔 듯하고, 피아니스트는 부르노 카니노에서 클리포드 커즌쯤으로 바꿔 듯하였다. 바로 이런 점이 몇 가지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플로어 스탠드형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음 곡은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한 브루크너 제7번 교향곡의 제3악장. 제법 넓은 시청실 공간을 적당한 크기의 오케스트라로 꽉 메워준다. 소리의 강도는 전형적인 다인오디오의 장기로 보여지며, 팀파니가 등장하는 포르테 투티에서 조금 정리되지 못한 소란스러움이 느껴지는데, 톨보이의 한계인지 에이징의 문제인지는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런 점이 사용자의 노하우와 테크닉이 필요한 대목으로 보여진다. 신뢰할 수 있는 메이커가 만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