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한 사운드, 저음역 양감을 리얼하게 재현 ‘덴마크 사람은 거짓말을 않는다’라는 다인오디오의 케피프레이즈. 강직하고, 잔 기교가 없는 무뚝뚝함이 오히려 강렬하게 다가오는 다인오디오는 이제 유닛 공급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스피커 메이커로서의 자부심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다인오디오의 스피커를 보면 웬지 안심되는 부분이 있다. 스피커 메이커로서 혹은 명 유닛을 만드는 메이커로서의 신뢰감일 것이다. 이젠 오히려 스피커 메이커로서의 지명도가 탄탄해져서 예전의 다인오디오가 갖던 유닛 공급 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많이 벗어버린 듯 싶다. 얼마 전 다인오디오의 관계자를 만나 국내 시장에선 유닛 공급 업체로서의 인식 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하자 펄쩍 뛰던 것이 생각난다. 다인오디오로서 유닛 공급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는게 그 근거이다. 그의 논조는 스피커 메이커의 자부심을 더욱 키워가고 싶다는 것일 게다. 하긴 95년부터 일반인들을 위한 유닛 공급을 중단했다고 한다. 현재 다인오디오의 유닛은 기업 간의 거래에 국한시키고 있다고 한다. 기존 재고가 바닥날 때쯤이면 다인오디오의 유닛을 시중에서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유명 스피커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다인오디오의 유닛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이 있었다. 명 유닛과 좋은 설계의 결합이 들려주던 좋은 음은 결국 다인오디오의 명성을 높이는데 일조 했다. 다인오디오로서 결코 손해 볼 만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인오디오의 스피커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것들, 예를들면 야무지고 정교한 인상의 검정색 유닛과 원목의 질감이 자연스러운 매끈한 인클로저가 떠오른다. 동사 유닛의 명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유닛만 떼어내서 손으로 만져보거나, 자세히 본다면 그 이유를 납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다인오디오의 스피커 시스템은 만들어진다. 동사 자료에 나와 있는 '덴마크 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문구는 다인오디오의 성향을 단적으로 표현해 준다. 강직하고, 잔 기교가 없는 무뚝뚝함이 오히려 강렬하게 다가온다. 단순한 사각의 박스에 담겨 있는 보이지 않는 정성과 꼼꼼한 마무리를 읽어낼 수 있다면 덴마크인의 진실을 확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필자에게도 다인오디오 유닛의 기억은 매우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한동안 좋아했던 헤일즈 시그네추어 2스피커엔 다인오디오의 미드 베이스 유닛이 2개 들어 있다. 이 유닛과 통울림 없는 거대한 인클로저가 빚어내는 미음의 세계에 심취했었다. 울리기 까다로운 특성을 지닌 스피커였지만 앰프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정확한 반응은 내 오디오 라이프의 레퍼런스로 작용했다. 지금도 당시에 듣던 음악들을 선명히 기억한다. 율리어스 베르거, 제니퍼 원스, 헤레베헤, 키스쟈렛‥‥ 이들 음악은 이 스피커를 통해 새롭게 연주되곤 했다. 그 때까진 내게 있어 다인오디오는 유닛의 이미지로 강렬하다. 그 이후 다인오디오의 고급품들-파세트, 컨피던스 5, 컨투어, 컨시퀀스-을 사용해 보면서 이 메이커의 숨겨진 역량들을 파악해 나가게 된다. 이들 다인오디오 스피커들은 공통적으로 정위감이 뛰어나고, 펼쳐질 듯한 음장감과 함께 고밀도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어느 한구석 빈틈이 없는 공간을 꽉 채우는 그런 사운드 였던 것이다. 덴마크인의 진실이란 제목의 동사 브로셔와 관련 자료들은 충실하게 제작되었고, 게다가 양질의 인클로저 제작을 위해 열 개중 4개는 버린다는 얘기는 그 진위에 대한 의혹을 떨치기에 충분했다. 다인오디오의 성실성은 국제적인 인정을 이끌어 냈다. 유닛 메이커뿐 아니라 스피커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구축한 것이다. 그 성공에 힘 입어 점차 제품 라인업을 넓혀 나가기 시작한다.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던 컨투어 시리즈(결코 싸지 않은 금액대의 제품이긴 하지만)를 이은 오디언스 시리즈의 개발로 좀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시리즈의 이름이 말해 주듯이 '청중'을 향한 다인오디오의 구애인 것이다. 이 인기 시리즈는 A/V대응을 염두에 둔 확장성이 특징이다. 기존 오디언스 시리즈의 개량판이라할. 2시리즈는 소형 2웨이 기종인 42를 시작으로 플로어형 62,72,82센터 스피커 122c등 총 7 모델로 구성된다. 오디언스 시리즈는 A/V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종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어프로치는 역시 컨투어 시리즈에서 확보한 순수 오디오용을 기반으로 한다. 만듦새를 보면 동일 유닛의 채용과 네트워크를 일신시켜 특성을 조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적인 차이는 인클로저의 재질과 마무리 정도다. 오디언스 시리즈는 가격대를 의식, 비닐 접착 시트 마감의 인클로저가 사용된다. 이는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므로 그 이상의 퀄리티를 필요로 할땐 상급기를 선택 할 수밖에 없다. 비닐 시트 마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천연 목재라 착각할 만큼 정교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인클로저는 28mm두께의 MDF로 제작되었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제 3국에서 생산되는 다른 메이커의 인클로저와는 질적인 차이다. 컨투어 시리즈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전면 배플면은 MDF, 측판과 뒷 판에는 칩보드를 사용한 것이 눈에 뛴다 소재의 퀄리티가 다르다. 이종 소재에 의한 공진점 분산과 레조넌스를 조정한 것이다. 내부에는 다시 비투맨 댐핑(피치패널 )이 되어 있다. 이로써 불요 공진을 줄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인클로저의 가공정도와 마무리는 희생했지만 음질을 위한 대처는 컨투어 시리즈와 동일한 접근이다. 특이하게도 상급 시리즈인 컨투어 시절에는 쓰지 않았던 대형 금도금 단자의 채택은 의례적인 변화점의 하나. 오디언스 52는 42와 함께 소형 2웨이 기종으로 설계되었다. 메인 스피커로 쓰거나 A/V 시스템의 확장성을 생각해서 리어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다. 동 시리즈간의 유기적 연관성이 있으므로 합리적인 업 그레이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디언스 52는 A/V 시스템으로 사용하기 위해 저역 특성이 좀더 고려된 점이 특징이다. 오디언스 시리즈가A/V를 포함한 홈 엔테테인먼트 용에 쓰여지도록 개발된 것을 염두에 둔다면 스피커 시스템 전체의 가격이 너무 올라가면 곤란해진다. 이 시리즈에는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예를들면 상급기 컨투어 시리즈에 들어가는 정성과 노력을 그대로 한 채, 원가 절감을 실현했다. 그렇지만 컨투어 시리즈와의 음질적인 동질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얼마 전 진행했던 컨투어 시리즈의 집중 리뷰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오디언스 52는 컨투어 1.1이 들려주었던 사운드와 비슷한 울림이다. 오디언스 52쪽이 앰프에 까탈스러움이 약간 가셨다고 해야 할까. 쉽게 음을 내주는 인상이다. 확실히 앰프에 대한 적응력이 넓어졌다. 50W 출력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도 그런 대로 음이 터지는 시원스런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첼로와 같은 현악기의 울림은 기존 다인오디오 특유의 가녀린 섬세함 대신 훨씬 풍성하고 저역 질감이 두터워진 듯한 변화를 보인다. 이른바 저음역 악기의 양감이 리얼하게 재현된다 고나 할까. 이쪽이 편안하고 스케일이 커진 듯한 변화를 보인다. 하지만 오디언스 52역시 대출력 파워 앰프를 연결해야 그 진가가 드러난다. 앰프의 출력에 비례해서 비로소 음량이 스트레이트하게 확대된다. 음압 레벨 86dB로 앰프의 출력에 굶주린 듯 많이 먹어야 한다. 일정 출력을 넘어서야 정확한 밸런스가 잡힌다. 컨투어에 비해 울리기가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다인오디오 스피커다운 까탈스러움은 여전한 것 같다. 일정 음량 레벨 이상으로 올라간, 그 다음이 이 스피커의 실력이다. 이 상태가 되면 소형 스피커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만큼 큰 음량의 리니어리티가 좋은 음을 들려준다. 흐트러짐 없고 파워풀 하게 들린다. 생각나는 대로 비유하자면 내용물이 꽉 찬 햄버거를 연상케 하는 투실투실한 사운드인 것이다. 작은 덩치에 내용물이 많이 담긴 그래서 약간 느끼한 인상이 든다. 컨투어의 단정함과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즐겨 듣는 율리어스 베르거 연주의 콜 니드라이를 다시 들어본다. 첼로현의 미세한 떨림과 활과 몸통이 부딪히는 소리, 연주자의 거친 호흡이 들린다. 소형 스피커들의 일반적 특질인 중음역대의 부풀림이 적다. 특이 성향이 적은 중고역을 느낄 수 있다. 이 연주 하나만 놓고 본다면 가격 대비 성능은 그런 대로 확보된 것 같다. 스피커의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반증이다. 흠이라면 작은 음량에서 음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오디언스 52에 채택된 유닛을 살펴보면 폴리플로필렌 진동판인 17cm 구경의 미드 베이스 우퍼 (17W25)와 28mm 구경의 소프트 돔 트일터 ( D-28/2)가 사용된다. 우퍼 유닛은 알루미늄 선재의 보이스 코일을 사용, 열의 방출을 쉽게 해 내 입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유닛은 보이스 코일의 직경이 무려 75mm나 된다. 센터캡의 직경과 같다. 다인오이오 유닛의 독특한 보이스코일 설계법은 내입력이 큰 것으로 정평 있다. 그 외 일체 성형된 다이어프램과 견고한 유닛 프레임은 다인오디오 유닛만의 전유물일 것이다. 새로운 오디언스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은 네트워크부의 개선이다. 크로스오버를 2.7kHz로 조정하고 신 설계 네트워크 회로가 쓰여졌다. 부품은 가격대를 반영한 평범한 것들이다. 오디언스 52의 공칭 임피던스는 4W, SPL은 86dB이다. 단단한 스탠드의 사용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최근에는 주변의 벽면을 이용해서 저음역을 확장시키는 세팅법이 잘 쓰여지지 않는다. 스피커의 자연스런 음장감 재현을 위함이다. 홀로그래픽 같은 이미지의 음을 바란다면 이쪽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벽면과의 거리와 간격을 조정해 보면 의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스트 된 저음역이 더 좋게 들린다.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이번 리뷰에서 A/V용으로 테스트 해보지 못했지만 단정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은 인상을 줄 것 같다. 아파트와 같은 공간에서 오디오 라이프를 펼치기전엔 특별한 과부족 없는 무난한 스피커가 아닐까 한다. 움직여 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온다. 이번 리뷰에서 A/V용으로 테스트 해보지 못했지만 단정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은 인상을 줄 것 같다. 아파트와 같은 공간에서 오디오 라이프를 펼치기엔 특별한 과부족 없는 무난한 스피커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