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 Amp.] Avantgarde Acoustic / XA-PRE AMPLIFIER 하이파이클럽  2013. 3

XA 시리즈로 완성된 아방가르드의 세계

글: 이종학
 
유럽에 갈 때 매번 들리게 되는 곳이 바로 프랑크푸르트다. 아무래도 교통의 요충지인 데다가 여러 편의시설이 좋아 대개 이곳을 아지트로 삼아 움직인다. 당연히 이곳 공항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수도 없이 늘어선 터미널에 수많은 행선지는 과연 세계적인 공항의 위용을 자랑한다. 또 공항 지하에 어마어마한 수퍼마켓이 있어서 출국 전이 미리 쇼핑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요즘의 내 동선을 고려하면 거의 인천 공항만큼이나 친숙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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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심심해서 공항 내부를 둘러본 적이 있다. 끝도 없이 늘어선 명품 숍이나 레스토랑의 행렬이 어느 도시 못지 않은 규모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어지간한 도시의 메인 스트리트도 이만한 시설과 사이즈를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휴 하고 한숨이 나올 정도다. 이럴 때 커피 숍에 앉아 정신없이 움직이는 여행자들을 관찰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뭐 이런 여행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동선에서 꼭 사람들이 멈춰서는 곳이 있다. 거의 예외가 없다. 큼지막한 유리로 보호한 오브제인데, 무슨 현대 조각처럼 떡 버티고 있다. 그래서 가끔 여행자들이 그 옆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게 대체 뭔지 감을 잡지 못한다. 혹 누가 내게 물어보면 씩 웃으며 말해준다. 사실 이것은 스피커입니다. 예? 스피커라고요? 무슨 스피커가 이렇게 생겼어요? 다들 고개를 갸우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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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이 공항에서 머지 않은 곳에 아방 가르드(이하 AG)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당연히 자신의 구역이므로, 이런 전시는 필수. 어쨌든 오디오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끌어당기고 있으니 나름대로 전시 효과는 좋다고 하겠다.

그런데 AG의 최근 행보를 보면, 단순한 스피커 메이커의 이미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물론 이전에 자사 전용 앰프를 만든 적도 있으나, 이제는 다른 회사의 스피커들과 연결해서 얼마든지 사용 가능한 앰프를 만든다는 것이 큰 차이가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번에 소개할 XA 프리 및 파워 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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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피커나 다른 컴포넌트를 생산하는 업체가 앰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앰프 회사에서 스피커 라인을 추가하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이렇게 역발상의 길을 걷는 브랜드는 별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스피커와 앰프가 다르며, 그 각각에서 일정한 완성도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AG는 앰프에 손을 댔을까? 개인적으로 이것은 최신의 흐름에 부합되는 행보라 지적하고 싶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이른바 종합 오디오 메이커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은가. 기본적으로 소스부터 앰프, 스피커는 물론이고, 케이블까지 손대고 있는 실정이다. 매킨토시, 크렐, 쿼드, 린, 골드문트, 그리폰, 네임, TAD 등 잠깐만 생각해도 떠오르는 브랜드가 많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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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소리라는 것은, 컴포넌트 각각의 음이 아닌, 이들이 모두 모였을 때 내는 종합적인 성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만일 제품 설계자가 머릿속에 자신이 그리는 뚜렷한 주관이나 철학이 있다면, 결국 시스템에 들어가는 모든 컴포넌트에 손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각의 컴포넌트를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사서 조합하는 것이 큰 미덕으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AG 역시 이런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AG가 생산하는 스피커들의 독특함 때문이다. 물론 모양 자체도 특이하고, 강렬하지만, 무려 104dB 혹은 그 이상에 이르는 높은 감도는, 어지간히 정밀한 앰프가 아니면 제대로 성능을 뽑아낼 수 없다. 감도가 높다는 것은 단순히 소출력 앰프로 울릴 수 있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승용차로 치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빠르고, 순발력이 높고, 급 브레이크나 각종 제동 장치에 민감하다고나 할까? 따라서 이런 스피커를 구동하려면 그에 걸맞는 기어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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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간 AG가 만든 앰프들은 오로지 자사의 스피커들을 사용한다는 전제를 내세웠다. 따라서 원 파워 & 원 콘트롤 세트부터 모델 5 플러스, 모델 3의 인티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출력이었다. 실제로 이들 앰프와 AG의 스피커를 걸어보면, 왜 AG가 앰프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잘 조율되고 정밀한 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놈의 바꿈질. 애호가들은 소리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바꾼다. 어쩔 수 없다. 애호가들의 속성상 언젠가는 스피커를 교체하게 되는데, 앰프가 계륵 신세가 되는 것이다. 한 두 푼도 아니고 꽤 고가를 지불한 앰프들이 찬밥 신세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선뜻 호주머니를 열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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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이번에 나온 제품은, AG의 스피커들에 특화되어 있으면서 다른 다양한 스피커들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반갑다. 이렇게 쓰면 XA 파워의 경우 8오옴에 150W의 출력을 내는데, AG의 제품에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 파워의 경우, 7W까지는 순 A 클래스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AB 클래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AG의 제품들과 물리면 기본적으로 양질의 클래스 A의 음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클래스 AB의 음이 떨어지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시청을 하다 몇 개의 스피커를 실험삼아 걸어봤더니, AG와 물렸을 때와 과히 다르지 않다. 어쨌든 이런 컨셉은 두 마리의 토끼를 멋지게 사냥한 경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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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외관을 보면 프리 및 파워가 같은 케이스에 담겨져 있는데 놀랄 것이다. 왜냐하면 대개 프리는 작고, 파워는 크기 때문이다. 조금 있다가 설명하겠지만, 프리가 이토록 거창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단 외관에서 풍기는 단단하고, 정교한 이미지는 역시 메이드 인 저머니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데, 그 내부를 보면 더욱 놀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제품들은 투 박스의 컨셉을 갖고 있다. 아니 박스 인 박스라고 해야할까? 말하자면 외관에 있는 박스 안에 또 박스가 있는 것이다. 바깥 섀시의 무게가 29Kg 내외라면, 안쪽 섀시는 약 10Kg 내외다. 모두 알루미늄을 동원해서 만들었다. 이렇게 박스 인 박스로 한 것은, 기본적으로 앰프가 미세한 신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단 철저하게 진동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많은 회사들이 앰프를 만들어도 이런 컨셉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조 과정의 지난함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외부 섀시는 통주물로 제조해서 CNC로 깎는 공정을 거쳤고, 안쪽 섀시는 알루미늄 코어를 소재로 했다. 이 두 개를 포갰을 때 일체의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 형상이 그리 간단치 않다. 또 따지고 들면 외부 및 내부 섀시의 공진 포인트를 달리 한다거나 아무튼 여러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다. 어쨌든 진동이나 공진 방지라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만한 제작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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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앰프의 경우, 150W의 출력을 얻기 위해 동원한 전원 토로이달 트랜스의 크기가 상당하다. 무려 500VA급이다. 이런 튼실한 전원 트랜스가 포진하면, 여러모로 음에 유리하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입력 임피던스가 10K오옴이라는 점. 이는 XA 프리의 출력 임피던스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두 제품을 함께 써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그간 프리 파워를 조합할 때 음색이나 호주머니 사정에 의거해서 각각 다르게 결정했지만, 프리 파워의 임피던스를 매칭한다는 부분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 요즘에는 프리 파워를 같은 메이커의 제품으로 정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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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프리를 보면, 기본적으로 DC 구동을 전제로 한다. 흔히 말하는 배터리 구동이다. 이를 위해 약 2시간 가량 충전을 하면 8 시간 정도는 무리없이 작동한다. 이를 위해 프리엔 총 다섯 개의 배터리 팩이 동원되었다. 좌우 채널 두 개씩 총 네 개가 소요되는 가운데, 나머지 하나는 볼륨 컨트롤 및 디스플레이에 쓰이고 있다. 프리앰프라는 것이 워낙 미세 신호를 다루는 만큼 전원의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런 DC 앰프의 개념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특히, 어테뉴에이터나 셀렉터 등에 AC가 유입되거나 채널 간의 간섭을 피한다는 점에서 음질상 이점이 많다. 그러나 그냥 AC로 사용해도 충분히 좋은 음이 나올 만큼 기본 만듦새가 탄탄하다는 점 또한 아울러 지적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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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시청을 위해 동원한 것은 당연히 동사의 스피커로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우노 G2다. 사실 그간 AG의 스피커들은 3극관 싱글이나 소출력 TR 인티로 들은 바 있어서 어느 정도 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XA 시리즈를 듣고 나선 생각이 바뀌었다. 결국 AG의 스피커엔 이런 제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내용은 시청평을 읽으면 충분히 공감하리라 본다. 참고로 소스는 메리디안의 술루스를 이용했고,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No.2》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테르 (피아노)
-조수미 《도나 도나》
-오스카 피터슨 《You Look Good to Me》
-멜로디 가르도 《Worrisom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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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으로 들은 리히테르의 연주는, 무척이나 차갑고, 정교하며, 빈 틈이 없다. 그리고 거대하다. 이런 강력한 타건과 냉철한 마음으로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지만, 같은 러시아인의 혈통 같은 게 작용해서 그런지, 묘한 맛이 있다. 특히 겨울에 듣는 만큼 《닥터 지바고》의 테마 음악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아무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치밀하게 엮어가는 부분을 일체 흐트러짐 없이 묘사하는 부분은 본 기의 높은 퀄리티를 입증한다 하겠다.

조 수미의 곡은, 아무래도 소편성에 소박한 맛이 우러나와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뭔가 확대경으로 듣는 듯한 느낌이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그간 들어왔던 음성 정보보다 훨씬 많은 정보량이 나와 이 소스에 이런 부분이 담겼나 놀랐기 때문이다. 조 수미의 노래만 하더라도, 적절한 뱃심이나 육질감이 살아 있고, 클라리넷의 환각적인 음색은 보다 강력하게 어필해온다. 툭툭 던지는 듯한 더블 베이스의 존재감도 확 부각된다. 말 그대로 라이브로 듣는 듯한 자연스러움과 스케일에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오스카 피터슨의 연주는 자주 들었지만, 이 세트에서 제대로 된 저역을 처음 절감했다고나 할까? 초동부에 느긋하게 활로 긁는 더블 베이스의 보텀 엔드는 제대로 바닥까지 떨어지고, 육중하게 다가온다. 킥 드럼의 어택감이나 활기 넘치는 심벌즈 웍의 질주는 스윙감을 절로 우러나게 한다. 중간에 위치한 피아노의 강약, 템포 조절 등이 선명하게 드러나 가벼운 발장단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마지막으로 가르도의 노래는 많은 악기들이 동원되어 자칫 잘못하면 산만하기 쉽지만 이 부분을 듣기 좋게 요리한 점에서 본 기의 진짜 실력이 나온다. 가운데 드럼이 포진하고, 왼쪽엔 올갠과 뮤트 트럼펫, 오른편엔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등이 보이는데, 이런 악단을 뒤로하고 홀연히 중앙에 떠오르는 가르도의 목소리는 확실히 존재감이 있다. 자칫 잘못하면 빅 마우스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이처럼 정치하면서 살아 숨쉬는 음을 만드는 것은 역시 본 세트의 몫이다. XA 시리즈의 등장으로 AG의 세계는 보다 정교하면서 높은 음악성을 고양시키는 차원으로 한 걸음 더 나갔다 하겠다.
 
이종학(Johnn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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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
GENERAL XA-Preamplifer XA-Poweramplifier
DC-Flow circuit (patent pend.) yes yes
Electronic volume control switch (patent pend.) 48 positions in 1.5 dB steps -
Single ended pure Class A output stage yes -
Zero feedback yes yes
Symmetrical inputs 5 -
Symmetrical outputs 2 -
Input impedance 10 kOhm 10 kOhm
Battery power supply 5 x 2,300 mAh -
Output power - 2 x 150 Watt
Toroidal power transformer - 500 VA
Filter capacitors - 240,000 μF
Primary DC-offset filter - yes
Primary and secondary LC filter stage - yes
Active electronic voltage regulation secondary - yes
Dimmer control for illumination variable variable
Trigger voltage 2 x 12V output 1 x 12V output, 1 x 12V input
IR remote control yes -
CHASSIS AND FINISHES    
Outer unibody aluminium chassis with heatsinks 18,5 kg 18,5 kg
Inner unibody aluminium core 10,5 kg 9,8 kg
Chassis black powder coated black powder coated
Upper and lower brackets black or silver anodized black or silver anodized
Handles black or silver anodized black or silver anodized
Command bar black or silver anodized black or silver anodized
Frontpanel
"black or silver anodized
wooden veener
high gloss lacquer finish"
"black or silver anodized
wooden veener
high gloss lacquer finish"
DIMENSIONS AND WEIGHT    
Width x Height x Depth 484.5 x 190.0 x 486.0 mm 484.5 x 190.0 x 486.0 mm
Weight 41.0 kg 42.5 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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