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Speaker] Avantgarde Acoustic / Duo Grosso 월간오디오  2009.03

내가 사랑한 오디오 브랜드

글: 김남
 
180도의 시청 각도를 지니고 있는 세계 최고의 스페리컬 혼을 지닌 경이적인 제품. 매혹적인 혼의 컬러, 전위적인 디자인, 진정으로 소출력 앰프로 구동할 수 있는 매력, 대형 체구를 지녔으면서도 순수하고 청정하며 어쩔 때는 마치 고급 소형기처럼 결벽증을지니고 있는 소리를 내 주기도 하고, 뻗어 올라가기 시작하면 방안이 마치 거대한 바다처럼 돌변하게 하는 등 이런 것들을 어떤다른 제품에서 찾을 수 있으랴. 

남자로서 이 스피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살아있는무기질이 아니라 생물체를 보는 것 같다. 부지불식간에한번만져보고말을걸어보고싶어지는것이다. 심지어성욕이솟아난다는 분이 있다. 혼의 컬러도 그렇다. 미녀의 그윽한 매니큐어 컬러나 불타는 입술의 루즈가 연상된다. 여인네의 화장이싫은사람은하는수없지만그매혹적인컬러를들여다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솟아날 것 같은 감각을 지니고 있다. 흰색이나 검은색 일변도였던 10년 전 우리 거리의 승용차 컬러를 되돌아보면 아방가르드의 대담한 컬러 선택이 새삼스럽게 시대를 얼마나 앞서간 것인지 이해가 된다

아방가르드는 독일에 자리 잡고 있는 메이커로, 창립은 지난1991년이다. 그런데 독일 제품이면서도 프랑스어인 아방가르드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제작자의 오묘한 숨은 뜻을 알 것도같다. 원래 아방가르드라는 명칭은 군사용어로서 전위대, 선발대를 뜻한다. 그리고 광범위하게 해석하면 전위예술이라고 번역이된다. 인습적인권위와전통에대항하는새시대의급진적인 예술 경향, 이것이 전위예술이다. 이 스피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왜 전위예술이라고 명명했는지 누구든지 이해를 하게될 것이다. 

전위예술은 대중에게 이해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 국내에수입된 지 10년이 넘고, 본고장에서 생산된 지 이제 17년이 되는데 근자에 들어 아방가르드의 진면모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본을 봐도 그렇다. 오디오에 있어서는 오히려 우리보다도폐쇄적인국가가일본이다. 신흥메이커가상륙하는데난공불락처럼 어려워서 심지어 일본의 마피아들이 중간에서 신흥제품의 수입을 방해한다는 소문까지도 떠돌고 있는 곳이다. 그런 나라에서 지금 아방가르드의 바람이 불고 있다. TV 드라마에서도 소품으로 섭외 1순위라고 하니 섹시하고 세련된 도시의 댄디맨들이 애용하는 인테리어가 된 셈이다.

혼 스피커의 대명사는알텍이다. ‘벌집혼’이라고 불리는 쇳덩어리는 국내에서 제작이 되기도 한다. 일세를 풍미했던 그 혼은 극장용으로 제작된 것이라 외국인들은 가정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것에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특히 그 혼 스타일은 인기가 많았다. 쏘는 것을 상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네트워크만도 부지기수이며 그것을만들지 못하면 제대로 된 엔지니어가 아니라는 질시를 받기도했다. 그러나정직하게말하자면쏘는소리가나와야제대로된알텍이다. 그걸 가정에 들여놓고 소리를 죽여버리는 것은 사람의 목을 졸라 제대로 발성을 못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대한 극장에서 사용해야하는것을 굳이 집안에 들여넣고 천신만고 고역을 거듭했던 우리네 오디오 마니아 1세대들의 고군분투를 누가 알아주랴. 그러나 그것은 이제 6.25 영웅담이 되고말았다. 이제 혼의 시대는 알텍을 넘고 JBL을 넘어 아방가르드로 가버렸다

아방가르드의 혼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그런 혼과는차이가 있다. 혼형 스피커는 그 원리 자체가 마치 확성기처럼넓은 공간에서 일정한 음압을 유지하는 데 있으므로 필연적으로 컬러레이션이 발생한다. 자연스러운 소리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홀게르 프로메라는 엔지니어가 아방가르드 어쿠스틱 사를 설립하면서 특이한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한다. 여태까지의 혼 스타일과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면서도 홀용이 아닌가정용으로 적합한 하이엔드에 주안점이 맞춰진 제품들 이었다. 혼형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 시키는데 성공한 이들의 노하우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혼스타일은 스피커중에서도 가장 능률이 높은 대신강하게 쏘는것과 일그러짐이 많아 대편성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개념이었다. 아방가르드는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기존의 혼형에서 흔히 볼수 있는 진동판 전면의 공기 울림을 압축시켜 음압을 증가시키는 이퀄라이저, 그리고 혼 스트로우 등을 없애는 데 성공한다.즉, 압축을 하지 않고도 대음량을 혼으로 재생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개발해 낸것이다. 그래서 혼은 먼거리에서 들어야 한다는등식도 깨뜨리고 근거리에서 들어도 음의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일그러짐이없는 투명한 혼의 제조에 성공한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어려운 점은 혼 특유의 컬러레이션을 없애는 일이다. 이를 위해 혼의 길이를 가급적 길게 만들었다.

혼이라고 해도 JBL 등의 혼은 그렇게 길지가 않다. 혼 재질 역시 내부 에너지가 크고 공진이 없는 것으로 취사선택을 했다.이 경우 혼의 재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컬러레이션의 다과가 결정된다. 그래서 표면 마무리 작업이 용이하고 내구성과 특성이뛰어난 ABS 수지를 사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이 공정이 상당히어려워서수출은 꿈도 못꾸고 일종의 수제품 처럼 소량만 생산하는 바람에 10년 가까이는 수출도 소량 외에는 하지 못하는 과정을 겪게된다. 우리나라의 수입상이 가서 당당히 수입계약서를 쓰기는커녕 제발 수출해 달라고 애걸하는 일도 그래서 벌어진 것이다. 지금은 공정의 근대화로 생산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최신의 CAD/CAM을 이용하고 있고, 공장 내부에는 수천톤 무게의 금형에 약 2,500톤 압력으로 사출 성형하는 대형 인젝션 몰딩머신이 장치되어 있다. 그래서 그정밀도는 경이로울정도인 ±0,05mm에 그치고 있다. 들여다 볼수록 이 스피커들은 회고적인 혼 마니아들이 아니라 스피커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 스피커는 아무리 대형이라도 무지막지한 하이파이 앰프가필요없다. 자그마한 소출력의 질좋은 앰프라면 너끈히 구동할 수 있는 것이다. 하이파이 앰프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혼 스피커를 끔찍이 싫어할 것이고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제품 라인은 가장 작은 모델이고 저렴한 솔로를 시작으로 우노, 듀오, 트리오 시리즈 등으로 이어진다. 대부분 저역 우퍼를 구동하기위해 전용 파워앰프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혼을 울리기 위한 소출력의 앰프만 있으면 된다. 아방가르드는 지금10W도 안 되는 인티앰프도 만들어 냈고, 그 외에 적합한 앰프도 몇종 개발해 놨으므로 이것들을 사용하는것이 가장 손쉬운 정답이다.

180도의 시청 각도를 지니고 있는 세계 최고의 스페리컬 혼을 지닌 경이적인 제품. 매혹적인 혼의 컬러, 전위적인 디자인,진정으로 소출력 앰프로 구동할 수 있는 매력, 대형 체구를 지녔으면서도 순수하고 청정하며 어쩔 때는 마치 고급 소형기처럼 결벽증을 지니고 있는 소리를 내 주기도 하고, 뻗어 올라가기 시작하면방안이 마치거대한 바다처럼 돌변하게 하는 등 이런 것들을 어떤 다른 제품에서 찾을 수 있으랴. 스피커가 나갈수 있는 지향점을 적어도 50년은 앞당겨버린 제품, 그것이 아방가르드이다.
2009.03(112-114).pdf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