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오디오 아날로그의 새로운 아르모니아(Armonia) 라인에 속하는 크레셴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을 시청했다. 이미 필자는 크레셴도의 상위 기종인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을 시청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오디오 아날로그는 매머드 급 모노블록 파워 앰프와 프리앰프, 인티앰프, CD 플레이어까지 제작하는 오디오 업체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비교적 저렴한 기종만 수입되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애호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현재 오디오 아날로그의 제품 라인은 몇 가지가 있는데, 각 제품 라인 속에는 CD 플레이어, 앰프, 튜너 등이 다양하게 있다. 입문용으로 아르모니아, 프리모 라인이 있고, 그 위로 컴포지토리, 스페셜 에디션, 마에스트로가 있다. 아르모니아 라인에는 크레셴도, 포르티시모가 있다. 프리모 라인에는 프리모, 이니그마가 있고, 컴포지토리 라인에는 파가니니, 로시니, 벨리니, 도니제티, 푸치니, 베르디, 케루비니가 있다.

 

오디오 아날로그는 최근에 새롭게 출시한 새로운 아르모니아 라인을 위해 에어테크(Airtech)의 기술을 도입했다고 한다. 즉, 에어테크의 엄선된 부품 및 배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르모니아 라인인 크레셴도 인티앰프와 크레셴도 CD 플레이어, 포르티시모 인티앰프와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DAC, 그리고 비바체 DAC·프리앰프에 에어테크(Airtech)의 기술을 적용했다.

 

크레셴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는 상위 기종인 포르티시모보다 슬림한 외관을 보인다. 크레셴도 CD 플레이어는 최적화한 5차 필터 구성의 오리지널 출력·필터 스테이지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티악 CD-5010B CD 매커니즘을 사용한다. 디지털 동축 출력과 언밸런스 출력이 있다. 크레셴도 인티앰프는 채널당 8Ω에서 50W, 4Ω에서 80W의 출력을 낸다. 입력으로 RCA 단자가 5조가 있으며, 그중 하나는 AV를 위한 바이패스 입력도 가능하다. 레코드 출력도 지원. 그리고 전면에는 3.5mm 스테레오 입력과 헤드폰 출력 단자도 있다.

 

크레셴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을 들어 보기 위해서 두 가지의 스피커를 사용해 다양하게 들어 보았다. 펜오디오 레벨 2 스피커와 달리 멘토 미뉴엣 스피커 등을 사용해 이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다양한 성능을 점검해 본 것이다. 펜오디오 레벨 2 스피커는 비교적 명료하고 사실적인 음을 들려주었다. 달리 멘토 미뉴엣 스피커는 좀더 매끄럽고 부드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음을 미리 밝혀 둔다. 상위 기종인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에 비해서 약간 해상도가 떨어지고 스피커 제어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스피커에 비해서 소스기기와 앰프의 개성은 덜한 편이어서 스피커의 개성과 능력을 좀더 잘 표현하는 것을 알수 있었다.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스피커에 따라서 명료하거나 좀더 부드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즉, 스피커를 나름대로 잘 제어하고 있다는 소리다. CD 플레이어와 앰프가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스피커의 고유한 음색을 잘 드러낸다는 뜻이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를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들의 음색과 질감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 역시 스피커의 특색을 잘드러내는 편이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중에 나오는‘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선, 북셀프형 스피커를 상대로 나름대로 웅장한 저음 악기의 에너지를 표현해 낸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비교적 맑거나 매끄럽게 뽑아내는 편이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이 좌우로 제법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타악기의 타격감도 웅장하지만 섬세하며, 사실적인 면에는 조금 모자라는 편이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도 비교적 우렁차게 울린다.

 

오디오 아날로그의 새 아르모니아 라인에 속하는 크레셴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은 상위 기종의 조합에 비해서 비록 제어력과 사실적 묘사력에선 조금 떨어지지만, 전체적으로 중립적인 소리 성향으로 스피커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편으로, 상위 기종인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소리 성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오디오 애호가들이 다양한 스피커의 조합을 맛볼 수 있게 하면서도 부담없이 음악을 즐기게 한다. 즉,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매끄러운 소리로 편안하게 음악에 몰입하게 만든다. 만일감상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다면 크레셴도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에 자신의 개성을 그렇게 드러내지 않는 적당한 북셀프 스피커를 물린다면 음악 감상에만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시스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