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Plinius / MAURI CD Player 월간오디오  2013.9

마오리족의 강렬한 춤처럼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지배하다

글: 이현모
 
이번에 시청한 플리니우스의 마우리 CD 플레이어의 모습은 무척 재미있게 보인다. CD를 넣고 뺄 때마다 뉴질랜드 마오리족이‘하카’라고 하는 괴성과 위협적인 몸짓을 하면서 혓바닥을 길게 내뽑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CD를 보조하는 가이드가 없이 전면 패널에서‘-’자 모습의 가로로 절개된 입구로 CD가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혀를 내미는 모습과 똑 닮았다.

플리니우스는 뉴질랜드에서 1980년에 창립한 오디오 업체이다. 뉴질랜드의 플리니우스가 한국에 처음 선보인 제품은 SA250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하이엔드적인 소리 경향으로 국내의 오디오 애호가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플리니우스 마우리 CD 플레이어는 탄생 30주년 기념작으로나온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그 후속작인 CD-101 이후에 나온 제품이며, 하우통가 인티앰프와 세트 구성으로 출시되었다. 마우리 CD 플레이어는 플리니우스의 전통적인 외형, 즉 전면 패널의 좌우 측면이 라운드 처리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음반의 트랙 표시와 플레이 상태를 LED 불빛으로 표시하는 것은 여전하다. 그리고 아날로그 회로에 섬세한 개선과 배선 간소화, 단자 개선, 새롭게 디자인된 트랜스포머가 채용되었으며, CD101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버브라운의 DAC를 사용하고 있다. RCA, XLR 각각 1조의 아날로그 출력만을 지원하고, 크기는 450×80×400(mm, WHD), 무게는 5.5kg이다.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피아노 음의 음상이 약간 굵고 화사한 소리를 풍부하게 들려준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트리오‘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과 질감 역시 밝고 화사한 편이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중에 나오는‘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조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명료하지만 부드럽다. 반주로 시작하는 저음 현악기 소리 역시 선명하면서도 자연스럽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크고 호쾌하게 펼쳐지며, 솔로 가수와 합창대의 목소리도 밝고 화사하게 펼쳐진다.

플리니우스의 30주년 애니버서리 제품 이후에 출시된 마우리 CD 플레이어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과장된 몸짓인‘하카’를 연상시키는 제품이다. 자신의 존재를 사라지게 하기보다는 밝고 경쾌하고 때론 화사한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아니 과장된 모습으로, 그러나 풍부한 음향으로 드러내 보인다. 그런 면에서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가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만일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이 지나치게 어둡거나 메말라서 싫다면 마우리 CD 플레이어의 매칭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3.09 Plinius Mauri.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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