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에어로는 1997년에 설립되었으니 오디오 메 이커로의 역사는 그다지 길다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설립 당시부터 수준급의 오디오들을 선보이며, 그 지명도를 높여온 결과로 우리들에게 낯선 메이커는 결코 아니다. 오디오에어로 캐피톨레 클래식은 본사의 상위 모델 캐피톨레 레퍼런스 SE의 성능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가격을 낮추어 보자는 생각이 반영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 방법으로 프리앰프 부분을 제외하되 레 퍼런스 SE에서의 노하우는 그대로 반영된 CD 플레이어 이다.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중후한 외모는 두툼한 알루 미늄으로 제작되었고, 내부의 서브 섀시는 스틸을 사용 하여 튼튼하고 정교하게 잘 마무리하고 있다.

이 제품은 톱 로딩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테이블에 스프링 서스 펜션을 채용하여 진동에 대처했다. 톱 로딩 방식은 프런 트 로딩 방식보다는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점이 있기 는 하지만 음질 면에서나 내구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 기도 하다. 전원부에는 요즘 들어 많이 쓰이는 스위칭 방식을 택했으며 메커니즘에는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 은 필립스의 CD 프로2를 사용하고 있다. 내부를 살펴보 면 세세한 곳까지 정성을 다해 플로팅을 시키는 등 애초 부터 진동에 대응하고 충실한 회로를 구성하기 위해 심 혈을 기울였다고 적고 있다. 설명에 따르면 자기들만의 뛰어난 기술에 의한 회로 구성인 STARS2 프로세스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지터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 한 클록과 더불어 32비트의 샤크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 스를 활용하여 오리지널 데이터를 보정하고 정리하여 24비트/192kHz의 신호로 다시 변환시킨다는 내용이다.

D/A 컨버터 부분에는 버 브라운의 PCM1972 제품을 사 용하고 있으며 아날로그 출력단에 초소형 진공관 6021W를 사용하고 있다. 이 설계는 디지털 기기이지만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실현하기 위한 설계로서 진공관 앰프 메이커 출신다운 오디오 에어로 사장의 진공관 사 랑의 표현이기도 하리라. 아날로그의 출력은 밸런스 (XLR)와 언밸런스(RCA) 각각 1조씩 있고, 디지털 출력 은 달랑 BNC 단자만 있어 디지털 출력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바닥에 설치된 3점 지지 스파이크 등 음질 에 미치는 어떠한 진동에도 철저히 대응한다는 점에서 는 높게 사고 싶다.

시청에는 마크 레빈슨의 No.512에서와 동일하게 매칭 시켜 서로의 특징을 살펴볼 생각으로 역시 비투스 오디 오 SIA-025 인티앰프에 달리 헬리콘 800 MK2 스피커 와 함께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따스한 음에 유연한 모습은 마리아상을 보고 있는 듯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음이 다가온다. 음장의 넓이가 깊고도 넓게 자리하여 장 중한 표현력에서 능력을 발휘하는데, 오케스트라에서 맨 앞쪽에 위치한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사운드와 맨 뒤 쪽에 앉아 있는 금관 악기들의 위치감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주면서도 앙상블은 좋게 그려낸다. 콘트라베이 스의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며 음정도 나무랄 데 없고 음 악을 들으며 편안함을 느끼게 해서 좋다. 무엇보다 성악 곡 그 중에서도 메조소프라노의 음악에서 매력을 느꼈 는데, 중음대역의 풍성함에서 기인하는 듯 음이 메마르 지 않고 온도감이 좋으며 가슴이 풍만한 성악가의 모습 을 연상하게 만든다. 특별히 치찰음은 만들지 않으면서 도 발음은 무디지 않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재즈를 SACD로 걸어본다. 데이브 브루벡 쿼텟에서 폴 데스몬 드의 알토 색소폰 소리가 화장을 적당히 하고 조명 앞에 선 배우처럼 아름답게 표현된다. 원래 재즈 뮤지션답지 않게 부드러운 음이 그만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는 조금 화장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고역으로 올라가 도 음이 날리지 않고 악기에 체온이 전달된 듯 자연스러 움은 아무데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은 아닌 것 같다. 비트 있게 찍어주는 피아노도 울림에 깊이감이 있고, 스 네어의 스킨을 스치는 조 모렐로의 브러시 워크도 스윙 감에 젖게 한다. 매력을 느껴 마일즈 데이비스의 SACD 도 걸어보았는데 뮤트를 끼어 크지 않게 들리는 음에서 도 영혼을 울려주는 그만의 감성은 전달되고 있음을 느 끼게 해주었다. 이번 특집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잠시 혼란에 빠져들기 했는데, 2종류 각기 다른 개성을 분명 확인하면서도, 이 두 제품과 함께 동거하고 싶다는 생각 을 떨칠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