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말이 필요할까. 감탄 부호 하나로써 이 제품의 평가를 끝내고 싶다. 나머지 지면을 비우던가, 사진으로 채우든가는 편집자에게 맡기고. 그런데 본지 54호에 실린 자매 제품인 세텐 79의 크기를 보면 사진으로 메우랄 수도 없다. 도리 없이 적당한 만큼의 사설을 늘어놓을 수밖에(그것도 54의 기사와는 다르게 써야할 것 아닌가). 필자는 본지를 통해 밝힌 바 있지만 음악듣기 50년, 오디오파일 자처하기 30년이 넘는다. 그사이 좋은 소리를 다듬어내기 위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소리를 개선한다는 광고나 제품 소개를 보고 듣고 시도해 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갖추고 있는 시스템은 가격으로 보면 중간 정도로 생각되는데, 이래저래 다듬고 고안하여 2배 되는 가격 정도의 시스템은 따라잡게 되었다고 자신한다. 그런 제품 가운데 특히 재미를 본 것은 전기 정화장치와 오리오스, 롤러 블록 같은 인슐레이터였다. 접점 문제도 스프레이식으로 된 개선제를 썼지만 으레 언제나 하는 소제 정도로 여겨왔다. 세텐 79의 기사를 읽고도 관심은 있었지만 한번 써보자는 주문을 내지는 않았다. 편집자가 집필 의뢰를 하면서, '제품을 기증 하겠습니다' 라고 먼저 말한 것을 보면 혹시 거절할까 염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좋아지겠지하고 CD트랜스포트, DA컨버터 , 프리앰프, 파워앰프의 모든 접점에 세텐 47을발랐다. 데먼스트레이션용으로 자주 이용하는 정명훈의 띠사 탱고'. 아니, 못 듣던 소리들이 들리잖아! 전대 역에 걸쳐 소리가 알차 지면서도 풍성해진다 각 악기와 음성들에서 이때까지 들릴까 말까 하던 배음과 여운이 확실히 들린다. 사운드트랙 '레드 바이올린'에 수록된 '샤콘'에서는 바이올린의 고역이 쭉쭉 뻗으면서도 성가시지 않다. '이제 나이가 들어 고역 청취력이 떨어졌겠거니 하고 지내왔는데, 역시 아직 내 귀는 소리만 내어주면 들을 수 있구나'하는 자부심이 들 정도였다. '샤콘'에서는 고역과 함께 엄청난 저역까지 들려준다. 2세트 10개의 우퍼와 서브우퍼가 굉장한 저음으로 방을 진동시킨다. 볼륨을 죽이지 않을 수 없다. 접점(接點, 일본 발음은 '세텐' )에서 전기를 잘 통하게 해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본제품은 8나노 미터의 은가루를 스쿠알렌(상어 기름, 먹는 약도 있음)에 섞어서 은의 산화를 막으면서 완전한 전기의 전도(傳導)를 가능케 한 것이다. 스피커 단자에 칠하고 내친김에 진공관의 핀에도 모두 발랐다. 그 결과 하루 한두 시간 듣던 음악을 너다섯 시간듣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