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모델은 오디오 아날로그의 아르모니아(Armonia) 라인에 속하는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이다. 그런데 이 아르모니아 라인은 특별한 점이 있는데, 최근 오디오 아날로그에서는 이 아르모니아 라인의 제품에 에어테크(Airtech)의 기술을 도입해 뉴 아르모니아 라인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에어테크의 엄선된 부품 및 배선을 적용한, 더 우아하고 세련된 새로운 모습을 가진 뉴 아르모니아 라인에는 잘 알려진 크레셴도 인티앰프와 CD 플레이어, 포르티시모 인티앰프는 물론 새롭게 출시한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DAC 및 비바체 DAC·프리앰프가 포함되어 있다.

 

오디오 아날로그는 매머드 급 모노블록 파워 앰프와 프리앰프, 인티앰프, CD 플레이어까지 제작하는 이탈리아의 오디오 업체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비교적 저렴한 기종만 수입되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애호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필자도 마에스트로 앰프를 듣고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현재 오디오 아날로그의 제품 라인은 몇 가지가 있는데, 각 제품 라인 속에는 CD 플레이어, 앰프, 튜너 등이 다양하게 있다. 입문용으로 아르모니아, 프리모 라인이 있고, 그 위로 컴포지토리, 스페셜 에디션, 마에스트로가 있다. 아르모니아 라인에는 크레셴도, 포르티시모가 있다. 프리모 라인에는 프리모, 이니그마가 있고, 컴포지토리 라인에는 파가니니, 로시니, 벨리니, 도니제티, 푸치니, 베르디, 케루비니가 있다.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는 DAC 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비동기 방식으로 24비트/192kHz의 USB 입력에도 대응한다. 물론 광, 동축의 입력도 마찬가지로 24비트/192kHz의 입력에 대응한다. 전면에 헤드폰 출력단자가 있으며, 밸런스 및 언밸런스 출력 단자가 있다. 동축 디지털 출력도 가능하다. DAC 출력 샘플 주파수를오토, 커스텀, 다이렉트 모드로 선택할 수 있다. 티악 CD-5010B CD 메커니즘을 사용했다.

포르티시모 인티앰프에도 역시 DAC가 내장되어 있다. 요즘 디지털 음원이 대세가 되면서 앰프에 DAC가 내장된 제품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내장 DAC는 광, 동축 입력으로 24비트/176kHz까지 대응하며, USB 입·출력은 16비트/48kHz까지 대응한다. 아날로그 입력으로 포노 입력과 언밸런스 입력 3조, 언밸런스 바이패스 입력, 그리고 3.5mm 스테레오 입력과 밸런스 입력도 있다. 동축 디지털 출력과 프리 또는 레코드 언밸런스 아날로그 출력도 가능하다. 전면에 헤드폰 출력 단자도 있다. 8Ω에서 100W, 4Ω에서 180W의 출력을 낸다.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조합을 들어보기 위해서, 스피커 두 가지를 사용해 다양하게 들어 보았다. ATC SCM7 Ver.3 스피커와 펜오디오 센야 등을 사용해 이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의 다양한 성능을 점검해 본 것이다. ATC SCM7 스피커는 밀폐형으로 앰프에 상당한 부하를 요구하는데, 비교적 이 스피커를 잘 제어해 명료한 음을 들려주었다. 센야 스피커는 베이스 리플렉스형답게 비교적 호방한 소리에 명료한 음을 들려주었음을 미리 밝혀둔다.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해상도가 높고 명료한 소리를 들려준다. 스피커를 제대로 제어하고 있다는 소리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를 들었다. 첼로와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들의 음색과 질감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 각 스피커의 특징을 적절히 드러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중에 나오는‘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선, 저음악기의 에너지 표현과 사실적 생동감도 좋은 편이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맑은 편으로, 상당히 매끄럽게 그려낸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이 좌우로 상당히 넓은 무대를 연출하며, 타악기의 타격감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도 우렁차게 울리며, 합창단의 목소리도 자연스러운 편이다.

 

오디오 아날로그의 뉴 아르모니아 라인에 속하는 포르티시모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는 동사에선 엔트리 급에 속하지만 들려주는 소리는 꽤 인상적이다. 상당한 해상도와 스피커 제어력을 통해서 다양한 스피커의 개성을 적절히 드러낸다. 적당히 맑은 배경에 악기 소리의 질감을 잘 묘사해 내며,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필자는 오디오도 텔레비전이나 카메라처럼 자신의 개성은 최소로 드러내고 음원에 있는 음악 정보를 최대한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럴 때 현장 음악처럼 재생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가격대에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오디오가 이처럼 많아진다는 것은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매우 기분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