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와 NHT의 스피커는 조금 인연이 있는 듯하다. 몇 년 전 애용했던 슈퍼오디오 시리즈제품도 그러하거니와 과거 리뷰했던 SB2나 ST4 같은 제품들도 좋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동사의 제품이 그 만큼 필자의 성향에 부합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동사가 담고 있는 이른바 현대적인 음색과 세련된 외모는 비단 필자뿐 아니라 많은 NHT 애호가를 확보했기에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러한 과거의 NHT를 기억하는 애호가라면 이 새로운 스피커를 듣기 위해 새로운 잣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변화, 그 화살은 비단 NHT만을 피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스피커는 새로운 라인업인 클래식시리즈 중간에 해당하는 Absolute Two라는 제품이다. 이 시리즈의 제품은 슈퍼오디오 시리즈와 같은 라인업 구성인데 Two는 이전 시리즈와 같이 북셀프의 중급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일단 외모를 살펴보면 동사의 최근 야심작인 XD 시리즈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인클로저 상단 양 모서리를 부드럽게 깎은 곡면은 동사의 새로운 외적 이니셜이 될 듯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자로 하여금 변화를 외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새롭게 바뀐 모양새나 새로이 채용한 유닛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이 들려주는 소리의 지향점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 제품이 들려주는 소리는 그간 동사의 제품이 들려주었던 몇 가지 음색의 특징을 이어 받았다. 이 제품은 여전히 발음이 정확하고 명징함이 돋보이는 소릿결과 확고한 포커싱을 가졌다. 다만 기존 제품과 비교할 때 더 이상 밝고 직진성이 강하지도 음색이 개방적인 것도 아니다. 물론 이것을 단점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변화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이 들려주는 고역에서는 기존의 개방적인 직진성이 흐려졌으나, 이전에 비해 밀도감이 강화되고 전체적으로 좀더 계조가 풍부한 스테이징 표현력을 가졌다. 또한 조금 소란스러웠던 배경은 암부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조용하고 분명해졌다.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클래식의 짙은 명암과 세밀한 표현에서 더욱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러한 변화는 개방적인 고역을 즐겨 듣는 애호가들에게 아쉬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소리의 적극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홈시어터 제품으로 각광 받았던 과거에 비하면, 그 평가의 척도가 달라져야 비로소 장점을 인정받을 수 있기에 회사 입장에서도 분명 어려운 시도였을 것이다. 이제 선택은 애호가들이 직접 내릴 것이다. 심성보